"이루어질 때까지 ‘버티는’ 거야.”
상태바
"이루어질 때까지 ‘버티는’ 거야.”
  • 최원영
  • 승인 2018.01.07 1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4) 고독과 버티기

 


풍경 #69. 고독과 버티기

 

해가 바뀌면 누구나 꿈을 꿉니다. 그리고 꿈의 실현을 고대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아무나 꿈을 이루는 것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실천이 따르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어쩌면 실천하는데 따르는 힘겨움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일 겁니다.

『시크릿, 하루 한 마디』라는 책에 ‘모죽’이라는 이름의 대나무 이야기가 나옵니다. 모죽은 심은 지 5년이 지나도록 자라지 않다가 5년 후부터는 하루에 70~80㎝씩 자라더니, 이윽고 무려 30m까지 자란다고 합니다.

그 어두운 땅속에서 5년이라는 길고긴 침묵의 시간 동안 모죽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를 생각해봅니다. 아마 무척 무서웠을 겁니다. 무척 외로웠을 겁니다. ‘살아서 무엇 하나?’를 수도 없이 되뇌었을 겁니다. 그러나 두려움과 외로움, 절망감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훗날 30m까지 자라게 될 자신의 찬란한 미래를 꿈꾸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우리의 삶도 모죽의 삶과 다를 바가 없겠다 싶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어느 한 사람도 예외 없이 고독을 겪었습니다. 그러니까 고독을 극복하는 것이 어쩌면 성공이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깊고 깊은 고독감 후에는 반드시 기쁨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문제는 그 고독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거겠지요.

 

어느 첼리스트가 있습니다. 그는 근시가 너무 심해서 악보를 도저히 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악보를 완벽하게 외운 후에야 무대에 오를 수 있습니다. 악보를 외울 때의 그를 떠올려봅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얼마나 외로웠을까요. 다른 연주자들이 들이는 시간의 몇 갑절이나 애썼을 테니까요.

공연을 앞둔 어느 날입니다. 그가 속한 관현악단 지휘자가 갑자기 그만 두게 되자, 악단은 공황상태에 빠집니다. 공연이 며칠 남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지휘자를 모셔올 수도 없는 상황이라 더욱 난감해진 겁니다. 궁리 끝에 모든 악보를 다 외우고 있는 그에게 임시로 지휘를 맡기게 됩니다. 그것도 관현악단 단원들 모두가 그를 추천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20세기 불멸의 지휘자로 알려진 토스카니니가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그렇습니다. 어떤 상황에 처했느냐가 미래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처한 좋지 않은 상황을 원망하고 분노하며 사는 것 대신에, 오히려 그 상황을 자신의 성장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은 분명 각자의 몫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느 학생이 질문을 합니다.

“선생님, 제가 아무리 꿈을 품고 노력을 해도 제 상황은 늘 꼬이기만 합니다. 되는 일이 없거든요.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선생님의 답입니다.

“얘야,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단다. 그러나 거기엔 ‘시간’이란 변수가 늘 개입하지. 다른 모든 것은 사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가 있지만, 시간만은 어쩔 수가 없어. 그러니 자네처럼 앞길이 막막할 때는 오직 한 가지 방법 밖에 없어. 그것은 이루어질 때까지 ‘버티는’ 거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