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바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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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바라보기
  • 최원영
  • 승인 2018.04.2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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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분노와 자신감



풍경 #79. 분노 바라보기

요즘 뉴스를 보면 온 세상이 분노를 표출하며 사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우리들 마음 깊은 곳에는 오직 두 가지 감정만 있다고 합니다. ‘사랑’과 ‘분노’라는 감정이 그것입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 사회에는 사랑할 상황보다는 분노할 상황이 더 많다는 거겠지요.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이 되지 않을 때 나타나는 행동양식이라고 해요. 그런데 분노하거나 분노를 표출하기 전에 우리들 마음과 몸은 무척 긴장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심장이 빨리 뛰게 되고, 근육 또한 잔뜩 긴장되겠지요.
그런데 분노를 일으키는 원인을 더 깊이 들어가서 찾아보면 ‘자신감을 잃었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주위에 보면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친구들을 보면 일리가 있는 설명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 친구들은 자신의 일에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거든요.
사회든 가정에서든 화를 내는 그 순간 만큼은 시원할 겁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마음에는 깊은 상처가 자리 잡는다는 것이 문제이겠지요.
 
분노의 원인을 ‘강자와 약자’의 관계로 설명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이 말도 우리들의 삶을 조금만 돌아보면 쉽게 이해가 됩니다. 모처럼 동창회에 나가보니까, 학창시절에는 꼴등하던 친구가 큰 부자가 되어 자신이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를 설명하는 동안, 우리들 뇌속에는 이런 생각이 들지는 않을까요?
‘녀석, 돈 좀 벌었다고 되게 자랑하고 있네.’
 
재수를 해서 전문대학을 다니던 ‘나’에게 4년제 대학을 다니는 동창이 “학교 잘 다니고 있냐?”고 인사를 건네면, 그 순간 ‘4년제 다닌다고 날 무시하는군.’이란 생각이 치솟아 오르곤 합니다. 물론 이런 생각이 들 때면 감정 또한 무척 상하기 마련이죠.
 
맞는 분석 같습니다. 너와 나의 관계를 ‘강자 대 약자’로 놓으면, 그 순간 우리는 상처를 받게 됩니다. 왜냐하면 내가 약자라고 여기면 ‘나’는 무시당하고 있는 것이고, 내가 강자라고 여기면, ‘나’는 무척이나 교만한 사람이 되곤 할 테니까요.
 
그러나 한 가지 기준만으로 ‘너와 나’를 온전히 평가할 수는 없지 않을까 합니다. 노래 잘하는 사람, 수학 잘하는 사람, 운동 잘하는 사람 모두가 살아가는 곳이 이 세상일 테니까요. 토끼도 필요한 곳이 이곳이고, 거북이가 필요한 곳도 이곳이어야 하니까요.
 
이무석씨가 쓴 『30년만의 휴식』이란 책에 분노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는 ‘스스로 작아지지 말자, 라고 격려하라’고 조언을 줍니다. 또한 강자라고 여긴 상대방이 ‘과연 정말 거인인가?’를 따져보라고도 합니다.

때로는 귀찮게 구는 강아지를 슬며시 피해버리는 큰 개처럼, 너그럽게 보아주는 마음의 여유가 지금 우리들에게 필요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 조금은 기다려보는 여유가 어쩌면 너와 나 사이를 상처로 채우지 않고 그 빈자리를 사랑과 존경심으로 채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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