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할 수 없는 일에 연연해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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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할 수 없는 일에 연연해하지 않는 것
  • 최원영
  • 승인 2018.07.23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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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분노를 바라보는 장자의 시선
 



풍경 #88. 분노를 바라보는 장자의 시선

 
화를 낼만하거나 화를 심하게 낼 수 밖에 없는 스트레스들이 많이 쌓이면 몸에 아주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은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어느 책에서 본 내용은 아주 구체적이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암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를 막지 못해 암에 걸리기 쉽다고 합니다. 또한 혈압이 올라가 맥박이 빨라져서 심장혈관 내벽에 손상을 가져온다고도 하고요. 스트레스로 인해 몸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곳은 심장과 폐, 그리고 간장이라고 합니다.
또한 화는 주위로 금방 전염된다는 속성이 있다고 합니다. 담아두기보다는 외부로 폭발시켜버려야 속이 시원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화를 내는 순간만큼은 시원하겠지만 그 사람의 속은 썩어가지 않을까요. 물론 당하는 사람의 가슴에는 커다란 상처가 될 거고요.
 
부정적인 감정을 연구한 게이츠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슬픔이나 불안감, 공포심, 걱정, 증오심, 원망, 분노 따위의 부정적인 감정은 인체에 강한 독성을 발생시킨다.”
“독사는 자신의 몸속에 독을 담아두는 자루가 있어서 자신에게는 전혀 해롭지 않지만, 인간에게는 독을 담아두는 자루가 없어 체내에 둘 수밖에 없다. 이것이 병을 만드는 것이다.”

『30년만의 휴식』이라는 책에 ‘분노와 죽음에 관한 연구’ 결과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달스트롬 교수팀은 의과대학생들 대상으로 적대감을 조사한 다음, 적대감이 높은 그룹과 낮은 그룹으로 나누고, 25년 후 그들이 50대가 되었을 때의 사망률과 심장질환 발병률을 조사했습니다.
적대감이 높았던 사람들은 낮았던 사람들보다 일곱 배나 사망률이 높았고, 다섯 배나 심장질환을 겪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법과대학생들을 같은 방법으로 조사를 했더니 역시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이 연구결과만 보아도 화를 내면 그 피해는 화를 낸 당사자에게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화를 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도 많습니다. 뉴스를 틀어보면 사건사고 소식에 짜증이 나고, 젊은이들은 직장을 구하지 못해 절망하고 있습니다. 가진 자들의 갑질 논란 등 화면 속 어느 한 군데에서도 희망적인 소식을 찾아보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나 정치인이 아닌 ‘내’가 법을 고칠 수도 없고, 법관이 아닌 ‘내’가 올바른 판결을 내릴 수도 없으며, 경찰관이 아닌 ‘내’가 고약한 자들을 구속할 수도 없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나’는 그래서 화만 날 뿐입니다.
 
이런 무력감에 빠져 온갖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힘겨운 우리에게 장자는 ‘달생편’에서 이렇게 조언해주고 있습니다.
“삶에 통달한 사람은 자기 생명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일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운명에 통달한 사람은 자기 운명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일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장자의 조언을 있는 그대로 따르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화를 내고 소리를 쳐봤자 달라지는 것은 없고 오히려 다툼만 커진다면 한번 귀를 기울여보는 것도 행복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지혜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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