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원들, 보훈수당 인상 조례 두고 충돌
“싸가지 없게 말하네”, “지금 시X이라고 했어?”
24일 오전 미추홀구의회 제236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는 막장 드라마에서 나올 법한 장면을 연상케하는 상황들이 벌어졌다. 회의장은 이내 난장판으로 변했다.
발단은 구의회가 미추홀구 국가보훈대상자와 참전유공자에 대한 보훈 수당을 증액하는 조례를 부의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이 조례는 보훈수당을 월 3만원에서 5만원으로 2만원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구 예산 등을 고려해 2019년까지 4만원으로 인상하기로 명시됐다.
전날 이 조례를 심사한 기획복지위원회는 보훈대상자가 대부분 80세를 넘는 등 고령으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 이를 내년부터 2만원으로 인상하는 것으로 안건을 통과했다.
하지만 구의회가 기획복지위의 심사 결과를 반영하지 않고, 일부 의원 등이 내년에 1만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으로 수정안을 부의하자 파행이 빚어 졌다.
기획복지위 소속 의원들은 상임위의 결정을 무시한 행위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구의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기획복지위 소속인 노태간 의원(민·다선거구)은 “의장과 다수당인 민주당이 상임위의 결정을 무시하고 독선으로 의회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상임위 존중의 법칙과 의원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고 규탄했다.
이한형 의원(한·나선거구)도 "구의 재정자족도와 순세계잉여금 등을 다 고려하고 의원들이 심도 있게 논의한 사항“이라며 ”순리에 맞지 않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란영 의원(민·비례)은 ”순리는 기획복지위에서 먼저 어겼다”며 "1만원씩 올리면 5억, 2만원이면 10억이다. 무조건 선심쓰기 정책을 쓰면 안 된다"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은 ‘정치적 속셈’ 등을 주장하면서 본회의는 얼어붙었다. 손일 의원(민·나선거구)은 “솔직하게 말해야 된다"며 "4천명 유공자에게 우리 당이 뭔가 했다. 이것을 (어필)하기 위한 속셈이 숨어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상호 간에 "남자들이 째째하게 2만원으로 뭐하는 거야", “싸가지 없게 말하네”, “지금 시X이라고 했어?” 등 욕설과 막말, 몸싸움까지 오가면서 본회의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본회의는 개의한 지 25분만에 정회가 선언됐다. 이후 반발한 의원들이 회의장을 빠져나갔고, 조례는 총원 14명 중 찬성 8명, 기권 6명 등 과반으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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