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화합'은 문제를 푸는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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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화합'은 문제를 푸는 '지름길'
  • 이병기
  • 승인 2010.11.18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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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 시급한 지역 현안을 해결하려면 … 남동구


남동구가 추진하는 그린파킹 조감도

취재: 이병기 기자

남동구는 인천시청을 비롯해 교육청, 경찰청 등 다양한 기관이 들어선 행정 중심지이면서 공단과 신도시, 농촌이 어우러진 복합도시다. 또한 구월동 종합문화예술회관 인근 지역에는 상가와 위락시설이 들어서 있으며, 일부 지역에는 단독주택이 밀집돼 있다.

민선5기를 맞아 수도권 최초 진보구청장으로 당선된 배진교 구청장은 진보행정 실현이라는 기대를 안고 야심찬 출발에 나섰지만, 이상을 실현하기에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다.

배진교 구청장의 공약사항이자 남동구의 대표적 지역 현안으로 거론되는 주차난 해결이나 상습 교통체증구역 해소 문제, 남동공단 활성화 등은 예산문제와 더불어 기초단체 자체적으로 추진하기에는 한계에 부딪친다.

그 중에서도 고질적인 주차난 해결은 주민들의 실생활과 연관된 주요 숙원사업 중 하나다.

배 구청장은 "시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지만, 구청에서 노력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인천시나 유관기관 등과 협조해야 하는 부분 등에서 어려움이 발생한다"라고 말했다.

주차난 해소, 이상과 현실 달라

주차난 문제는 크게 분류했을 때 주택가와 상가밀집지역, 남동공단으로 나뉜다. 배진교 구청장은 지난 선거 당시 ▲학교/공원 지하주차장 건설 ▲재래시장 주변 공영주차장 건설 ▲골목길 마을주차장 설치 ▲남동공단 공영주차장 건설 등을 통해 주차난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주택가의 경우 대표적인 주차난 지역으로 간석3동과 만수1·5동, 구월3동을 꼽는다.

배 구청장은 "일반 주택 지역은 건물이나 토지를 매입해 쌈지주차장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주차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구월3동에 13면의 주차공간을 만드는 데 8억원이 들었다"라고 말한다.

배진교 남동구청장그는 "간석3동의 경우 다른 곳보다도 토지나 건물매입비가 만만치 않았다"면서 "동네 주변 자투리 땅을 활용해 주차장을 만들기에는 부지매입비가 크다는 경제적 부담감이 있다"라고 하소연했다. 

예산 문제로 자투리 땅 이용이 어려워지자 대안으로 마련한 게 '그린파킹'이다. 이미 서울을 비롯해 인천의 다른 기초단체에서도 몇년 전부터 자기 집 담장을 허물고 주차공간을 마련하는 그린파킹 사업을 추진해 주차난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남동구의 그린파킹 사업은 최초 간석3동 1통지역 15가구 정도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에 들어갔다. 담장을 허물고 주차면을 조성하는 데 가구당 500만원을 구에서 지원한다.  

배 구청장은 "최근 보도에 따르면 깨끗한 환경일수록 범죄가 줄어든다고 한다"면서 "그린파킹 제도가 있는 서울 모 지역도 범죄율이 낮게 나오는 등 주변환경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도 유용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민들이 담장을 허물면서 치안문제를 우려할 경우 CCTV 설치 등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선 실무자들은 그린파킹도 현실적으로는 대안으로 삼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구청 관계자는 "15가구 정도 시행할 계획이었는데 현재는 8가구만 남아 진행하고 있다"면서 "다른 기초단체는 주민들이 나서서 사업 추진을 독려했는데, 우리는 구청이 직접 주민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에 주민 동의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당이 넓은 집들이 그린파킹을 진행할 수 있는데, 지역에서 적합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또 집 앞에 주차장을 만들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공사 이후에도 계속적인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따른다"라고 고백했다. 

그린파킹과 함께 주택가 주변 주차난 해결 방안으로는 공공시설인 초등학교 개방과 지하 주차장 건설이 있다.

배진교 구청장은 "학교 개방 문제는 학교측 시설관리 문제와 구에서 유지보수 비용을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 난감한 면이 있다"면서 "학교 지하에 주차장을 설치하는 것도 운동장을 쓰지 않는 방학 기간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시기적으로도 어려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침 구월동에 만월초교와 구월초교가 붙어 있어 한 학교가 공사에 들어가도 옆 학교 운동장을 쓸 수 있다"라며 "교육청과 협의한 후 주차장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상가와 시장 밀집지역도 마찬가지로 주차 부지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토지 소유주들이 땅을 잘 팔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강제로 부지를 확보할 수도 없는 일이기에, 출퇴근 시간을 제외한 영업시간에는 주차단속을 유동성 있게 하면서 상인들의 영업에 최대한 지장이 없게 한다는 방침이다.

구청 관계자는 "특히 상가와 주택이 함께 밀집된 구월3동은 낮에도 차를 댈 곳이 없을 정도로 주차난이 심각한 형편"이라며 "장사를 위해 주차면을 확보하려는 일부 상인들 때문에도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남동공단 활성화, 지하철 2호선 지하화도 난제


인천시는 지난 7월 말 남동공단에 인천종합비즈니스센터를 열고
지역 근로자들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다.

남동공단 주차난도 주택가나 상가 등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게 현실. 남동구청은 공단 활성화와 더불어 주차난, 교통체증 문제 등을 객관적 지표를 근거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1억원을 들여 교통영향평가에 착수했다.

구는 교통영향평가로 주차난 해결과 구월동, 장수동, 소래주변 등 상습 정체구역 조사도 병행하면서 교통난 해소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배 구청장은 "남동공단은 국가산업단지기 때문에 전체 공단 관리는 산단이 하고, 큰 틀에서 인천시 예산이 투입돼야 할 부분도 있다"면서 "또 직접적인 행정은 구에서 관리하게 돼 있어 문제에 대한 목소리는 많아도 누구 하나 책임지고 주차문제 해결에 나선 일은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남동구는 실제적인 교통량이나 교통이용 빈도 등 종합적인 연구 결과를 근거로 국가산단과 인천시, 공단 경영자협의회, 남동구 공단 노조 등을 포함한 협의회를 구성하고 대안을 찾아간다는 방침이다.

배 구청장은 "셔틀버스 운영도 막연하게 늘리는 것보다는 시간대나 이용하는 빈도수 등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객관적 지표를 놓고 서로 동의하는 과정에서 '버스는 인천시가 해결하자'든지, 해결 주체들이 정해지는 등 다양한 방법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단 활성화를 위해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주변 환경개선과 도로정비 사업이 전부다. 가로수 전지 작업이나 해충 제거 작업도 작게 보이지만, 넉넉치 않은 구 예산으로는 빠듯한 일이다.

그는 "실제 구청에서 남동공단에 지원하는 경제지원(기업지원)과 도로·가로정비 예산을 비교하면 3:7 정도로 후자가 많은 편이다"면서 " 남동공단에 행정서비스를 위한 구청 출장소가 나가 있는데, 우수제품 등록 문제 등 이런 부분보다 일반 행정서류, 민원서류를 떼러 오는 경우가 많아 출장소 관련 업무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구상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구 나름대로는 공단 내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배진교 구청장은 "일반 기계 제조 말고도 식품가공업체의 경우 소규모면서 열악한 실정"이라며 "얼마 전 업체 관계자 30여명과 간담회를 열었는데, 공동 이용 물류창고 설치 등을 건의받았다"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무상급식을 하게 되면 남동공단 식품가공업체 생산품을 직접 저렴하고 질 좋은 가격으로 학교에 납품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급식 시행 시 지역 업체를 이용해 달라고 권장'하는 등 도움을 주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인천지하철 2호선의 '남동구청 사거리~인천대공원' 구간 지하화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숙원사업 중 하나다.

현재는 약 1.5km 구간에 500~700m 정도만 지하화로 예정돼 있을 뿐 대공원 근처는 지상화로 건설될 예정이다. 지상화 구간 인근 주민들의 반발은 물론이고 남동구 차원에서도 지하철공사나 지역 국회의원을 통해 전 구간 지하화를 정부 부처에 건의하고 있지만, 결국 문제는 예산이다.

남동구는 지상화 인근이 전체적으로 택지 대단위 지역이고, 인천대공원도 시에서 누리길 조성 등으로 인천시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시민들도 상당수 찾아오는 성장 가능 지역이라는 점을 각 부처에 강조하고 있다.

관광지로서도 상품화할 수 있는, 잠재력 있는 곳이라면 지하화하는 게 맞다는 논리다.

그러나 한 구청 관계자는 "지하화는 공사비가 많이 책정되기 때문에 담당 기관에서는 어렵다는 입장"이라면서 "우리는 지하철 건설과 관련해 맡은 업무가 전혀 없고, 단지 의견을 전달하는 게 전부"라고 토로했다. 

그는 "지하철을 건설하는 사업기관이 따로 있기에 구 차원에서 해결책을 제시하기는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배진교 구청장은 "행정관청이 예산이 풍부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한계가 있다"면서 "그러나 예산 타령만 하고 있을 수는 없고, 어쩔 수 없는 일들은 제외하고라도 모두가 조금씩 협력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배 구청장은 "지역에서 협력하는 분위기, 협조하는 분위기 등을 지금까지 강조했고 주민들도 구가 소통하려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봐주고 있다"면서 "소통과 화합을 실제로 이뤄낸다면 예산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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