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어도 너만큼 잘하지 못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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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어도 너만큼 잘하지 못했을거야"
  • 김인자
  • 승인 2019.02.26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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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상대방을 배려하는 최선

소와 사자가 있었습니다.
둘은 죽도록 사랑하여 결혼해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기로 약속 했습니다.
소는 최선을 다해 맛있는 풀을 날마다 사자에게 대접했습니다.
사자는 먹기 싫었지만 사랑하는 소를 위해 참고 먹었습니다.
사자도 최선을 다해 가장 연하고 맛있는 살코기를 날마다 소에게 대접했습니다.
소도 괴로웠지만 참고 먹었습니다.
하지만 참을성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둘은 마주앉아 이야기를 했습니다.하지만 서로에 대한 불평만 늘어놓게 되었고 그들의 불평은 결국 다툼으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결국 소와 사자는 크게 다투고 종국엔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소와 사자는 헤어지면서 서로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난 너에게 최선을 다했어'

소와 사자의 '최선을 다한 사랑'은 톨스토이 우화에 나오는 이야기다. 국경과 종족을 초월한 소와 사자의 사랑은 숭고하다. 숭고한 사랑이 어디 우화속 소와 사자의 사랑뿐이랴? 우리 인간들의 사랑에도 숭고한 사랑은 많다. 국경을 초월하든 나이를 초월하든 서로가 죽을 정도로 사랑해서든 혹은 결혼 적령기에 들어서든 이 세상에 절반인 남자 DNA가 다른 부부관계에 있어서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고부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내 마음대로의 최선이 아닌 상대방을 배려하는 최선은 좋은 관계형성에 있어서 꼭 필요하다.

"어머니, 안돼요.
저도 저지만 선호 아빠가 안된다고 할거예요."
"내가 내려가서 살고 싶다. 너희가 안된다고 해도 나는 갈테지만 이왕이면 너희들 허락 받고 마음 편하게 내려가서 살고 싶다.
아주 가는 것도 아니고 주말이 되면 내가 올라와도 되고 너희들이 선호, 선이 데리고 내려와도 되고.
나도 늙으막에 맘 편히 좀 살아보자."
"어머니, 제가 어머니 뭐 서운하게 해드렸어요?"
"서운하긴, 너무 잘해서 탈이지.
사실 네가 살림 잘하는 며느리는 아니지. 애들 잘 키우고 내 아들한테 애교있게 잘 해주고 알콩달콩 잘 살아주니 이쁘지."
"그런데 어머니 왜 갑자기 친구 집에 가서 사시려고 하세요?"
"니가 아무리 잘해도 내가 내집에 있는 것 같지가 않아. 아들 집이어도 맘이 편치가 않다. 자식도 품안에 있을 때 자식이지. 자식 앞에서 날 덥다고 옷을 훌훌 벗을 수가 있나? 밥먹기 싫다고 안 먹을 수가 있나? 늦잠 자고 싶어도 늦게 까지 잘 수가 있나? 나 혼자 살 땐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먹기 싫음 안 먹고 내 멋대로 살았는데 너희들 하고 함께 사니까 여간 성가스런게 아니야.
너는 나한테 참 좋은 며느리지만 결혼해서 너랑 나랑 첨부터 같이 산 것도 아니고 선호, 선이 낳고 9년을 따로 살다가 같이 살려니 솔직히 혼자 살 때만큼 편치가 않다. 마침 친구가 시골에 땅 사놓은 게 있어서 거기다 컨테이너집을 지어 함께 살자고 하는구나. 너희랑도 살아봤으니 친구랑도 살아보고 싶다. 텃밭에 상추도 심고 고추도 심고 흙냄새도 맡으면서 살아보려구 해. 더 늙기 전에."

"어머니 마음이 정 그러시면 제가 어머니 친구분 먼저 만나봐도 돼요?"
"내 친구를 니가 왜?"
"우리 어머니랑 사실 분이 어떤 분인지 제가 먼저 만나뵈야겠어요. 만나 뵙고 나서 어머니를 내려 가시게 할지 말지 생각해볼께요."
"아이구 니가 내 친구 선을 볼려고?"
"예, 어머니가 어떤 분하고 사실 지 제가 먼저 뵈어야 제 맘이 놓이겠어요. 그리고 어머니 친구분이 저희들 마음에 들면  컨테이너집은 저희가 지어드릴께요."
"아이고 안 그래도 된다.
친구가 사둔 땅에 자기가 집을 짓는다고 했어."
"아니예요, 어머니. 아무리 친구 사이라 해도 괜히 우리 우리 어머니 눈칫밥 드시게 할 수는 없어요. 땅은 친구분이 사셨다니까 컨테이너집은 저희가 사드리께요. 그래야 어머니가 친구분이랑 함께 사셔도 눈치 안 보시고 기 안죽고 사실 수 있어요.
그것도 안된다고 하시면 어머니 저희랑 여기서 그냥 사세요."

"안 그래도 되는데. 니 마음이 고맙구나. 그리고 혼자 사는 시에미 같이 살자고 해줘서 고마웠다."
"잘 모시지도 못했는걸요 뭐."
"같이도 살아봤으니 또 가끔씩 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
"어머니 시골 가서 사시는거 허락은 했지만 완전히 이사 가는 거라고 생각하심 안되요.
어머니 방도 저희집에 그대로 둘거예요. 짐도 그대로 둘꺼니까 갈아입을 옷만 몇 벌 가지고 가세요.
시골서 친구분과 지내시다가 언제든 어머니 오시고 싶으실 때 올라오셔요."
"그래, 고맙다. 시에미 시골 가서 산다고 반색하면서 아유 좋아라 했으믄 내 또 서운할라나? 끝까지 가지말라고 잡아줘서 고맙고 언제든 다시 오고 싶으면 오라고 해줘서 또 고맙다.
몇 달 너랑 살면서 시에미라고 내가 잔소리 심하게 했던거 용서해라. 솔직히 니가 살림 잘하는 며느리는 아니지."
"예, 어머니 깔끔하신 어머니 성격에 뭐든 대충하는 며느리인만큼 너그러이 봐주신거 잘 알아요. 이거 저거 어머니 마음에 차지 않으셨을텐데 참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너는 나한테 참 잘했다. 딸이어도 너만큼 잘하지 못했을거야. 너랑 나랑 얼굴 붉히면서 헤어지는거 아니니 너무 서운해마라."

위에 사례에서 보듯 시어머니도 며느리도 최선을 다해 상대를 배려한다. 자기 주장만을 내세우지 않는다. 며느리도 시어머니도 자신이 원하는 바를 원기 위해 상대방을 배려하고 최선을 다해 자신의 주장을 펼친다.

남녀관계,부부관계, 친구관계, 고부관계 부모자식관계 등등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관계에서 최선을 다할때 상대방을 배려하는 최선을 다하라. 진정한 최선이란 내 방식대로 내 마음대로 하는 최선이 아니라 상대방 위주로 생각하고 상대를 먼저 배려하는 최선이다.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알고 최선을 다할때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관계들은 중도에 깨지지않고 오래오래 좋은 마음으로 그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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