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주민 이주대책은 "글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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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주민 이주대책은 "글쎄 …"
  • 이병기
  • 승인 2010.11.2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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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미입주·미분양 아파트 제공 약속 … "시일 한참 걸릴 듯"


중구 신흥동 인스파월드 찜질방에 모인 연평도 주민들.
피난민 수용소를 방불케 한다.

취재: 이병기 기자

지난 23일 북한의 포격으로 연평도를 떠난 주민들의 이주대책이 26일까지도 '감감무소식'이다. 정부를 비롯한 인천시와 옹진군은 아직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500여명이 모인 중구 신흥동 인스파월드 찜질방은 피난민 수용소를 방불케 할 정도로 혼잡스럽다.

식구나 이웃끼리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주민들이 있는가 하면, 중년 남성들은 삼삼오오 모여 향후 대책 마련에 한창이다. 일부 주민은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었고, 학교를 가야 할 어린이들은 한 곳에 모여 장난감 놀이를 하고 있다. 

오전 11시께 연평도 주민대책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앞서 인천시장과 옹진군수 등 공무원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주민들을 연평도가 아닌 곳으로 이주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지역 차원에서는 방안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한다.


끼니를 때우지 못한 주민들이 컵라면으로 허기를 채우고 있다.

주민대책위는 "이주대책은 중앙정부 협조를 얻어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인천시와 옹진군 차원에서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책위와 인천시, 옹진군 관계자들이 함께 중앙정부와의 협상이 타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기약 없는 찜질방 생활로 불편을 겪는 주민들을 위해 임시 보금자리 마련을 요구했지만, 시일이 한참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송영길 인천시장은 빠른 시일 내에 미입주와 미분양 아파트에 주민들이 살 수 있도록 약속했고, 해당 국장들에게 지시했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아이들이 근처 학교에 분산돼 나가고 있지만 적응이 힘들고, 소위 '왕따'를 당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연평면 교사들 역시 나와 있기 때문에 지역 아이들만 따로 모아 임시 학교를 만드는 방안을 나근형 교육감과 상의중"이라고 설명했다.

환자나 노약자와 관련해 지금까지는 가천의대 길병원이 지정병원으로 돼 있지만, 찜질방과 가까운 인하대학교 병원으로 지정병원 이전을 논의중이다.


학교에 갈 시간인데도 찜질방 한 구석에 모여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

주민대책위는 "주민들이 갑작스럽게 나오다 보니 현금이나 카드 등 돈이 전혀 없는 이들도 있다"면서 "초등학생은 50만원, 중학생 이상은 100만원씩 지원받을 수 있도록 상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원금이 통장으로 지원될 예정이어서 옹진농협 등을 이용해 찜질방 근처에서 바로 통장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유언비어가 많이 돌고 있는데, 우왕좌왕하지 말고 대책위에서 하는 말만 신뢰해 주길 바란다"면서 "가급적 언론과의 인터뷰도 삼가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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