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주민 뿔났다" - '인내심 한계'
상태바
"연평도 주민 뿔났다" - '인내심 한계'
  • 김주희
  • 승인 2010.12.06 18: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옹진군청과 인천시청 방문해 거세게 항의 - 조속한 이주대책 요구

취재: 김주희 기자


5일 인천시청에서 연평도 주민 300여명이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평도 주민들이 뿔났다.' 당국의 늑장 대처로 인내심이 한계에 이른 주민들이 옹진군청과 인천시청을 잇달아 방문해 거세게 항의한 것이다.

찜질방 생활 13일째인 연평도 주민들은 인천시에 조속한 이주대책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나섰다. 주민 300여 명은 5일 옹진군청과 인천시청을 항의 방문해 연평도 현지에서 진행중인 특별취로사업의 일방적 추진 배경과 임시거주안에 대한 시의 적극적인 검토 등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2시간여 동안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향후 대책을 논의하며 농성을 벌인 뒤 오후 4시쯤 임시거주처인 인스파월드로 되돌아갔다.

이들은 "내일(6일) 임시거처에 대한 답이 나오지 않으면 청와대를 가든 어떻게 하든 하자"며 농성을 풀었다.

앞서 이들은 이날 오전 옹진군청을 찾아가, 군수실에 올라가려다 이를 막는 군청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또 군수실에 들어가 화분과 집기를 부수기도 했다.


5일 옹진군청에서 인천시청으로 가기 위해 차도를 막고 행진하던 주민들이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날 연평군에 들어갈 예정이던 조윤길 옹진군수는 일정을 취소하고, 군청으로 돌아와 주민들을 만났다.

주민들은 이 자리에서 "지금 정부에서 취로사업을 한다는 것은 인천에 있는 주민들에게 그냥 들어가서 살라는 것밖에 안 된다"면서 "연평대책위와 상의 절차를 생략한 뒤 취로사업을 진행한 것은 도의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주민대책위와 한마디 상의 없이 연평도에서 특별취로사업을 추진한 것은 주민들을 이원화하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조 군수는 이에 대해 "송영길 시장이 4일 연평도를 방문했을 때 주민들이 생활안정대책을 요구해 특별취로사업을 추진한 것이지 주민들을 와해시키려는 목적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인천시는 예비비 5억 원을 긴급 투입, 연평도 주민들이 현지 피해 복구작업에 참여하면 1일 6만원의 임금을 지급하는 특별취로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군수는 "앞으로는 대책을 주민과 의논해 시행하겠다"면서 "8일이면 국회에서 서해5도 지원 특별법이 통과될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연평도 주민들은 6일 낮 12시까지 시와 정부에서 명확한 이주대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청와대를 항의 방문하겠다고 했다. 주민들은 2시간여만에 농성하던 시청을 떠나
임시거처인 찜질방으로 되돌아갔다.

조 군수와 면담을 마친 주민들은 곧바로 버스를 타고 인천시청으로 이동, 1시30분부터 시청 대회의실에서 송영길 인천시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주민들은 이 자리에서 "정부와 시가 연평도 주민들을 위해 무엇을 했냐"면서 "정부와 인천시의 미온적인 대처로 찜질방 생활이 장기화하고 있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연평도 주민들은 "불안해서 못살겠다"면서 영구이주대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송 시장은 "특별취로사업이 대책위와 협의 없이 진행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대책위와 협의를 통해 모든 사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시장은 "우선 임시 거처 문제를 해결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연평도에 순수 민간주거지역인 평화마을을 조성해 주민들이 안심하고 거주하며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답변했다.

한편, 연평대책위는 이날 최저임금 보장과 식비 1일 2만1000원, 공과금 면제 등을 완전 이주안이 결정될 때까지 지원해 달라는 방침을 인천시에 전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