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자지껄 꼬마들의 송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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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자지껄 꼬마들의 송년회'
  • 김지숙 객원기자
  • 승인 2010.12.3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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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쑤! 인천] '서로사랑지역아동센터' 아이들 "숨겨진 끼 발산하다"



지난 28일 부평구 갈산동 '서로사랑지역아동센터'(시설장 전은주). 오후 7시가 되자 공부방에 학부모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공부방 곳곳엔 1년 동안 아이들이 만들고 공부했던 여러 가지 작품과 활동모습이 담긴 사진 등이 전시돼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늘은 우리 아이들에게 잠재되어 있는 끼와 재능, 그리고 그 동안 생활했던 모습들을 공개하는 자리입니다." 사회복지사 강미자(37)씨가 진행을 시작한다. 

첫 번째 순서는 4학년 동우의 자작시 낭송이다. '씨앗은 생명이다'란 시 낭송이 끝나자 강씨는 "씨앗이 자라 싹이 트고 열매를 맺어 또 다른 생명을 싹틔우는 것처럼 우리 친구들도 자라서 꿈도 이루고 다른 사람에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멘트를 남긴다. 그 사이 동우 어머니는 감격했는지 눈시울을 붉히고 만다. 

이어 1학년 아이들의 율동이 이어지고 여기저기서 "귀엽다" "예쁘다"는 말이 터져 나온다. 자리를 한 학부모들의 얼굴에도 어느새 넉넉하고 행복한 미소가 가득하다. 사회를 보던 강씨가 "3월까지만 해도 초등학교 입학을 너무 낯설어 해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지금은 대견하다"라고 말하자 율동을 마친 1학년 아이들은 '걱정 말라'는 듯 생긋 웃어 보였다.  




여학생들의 오카리나 연주와 리코더 연주, 댄스와 콩트가 차례로 이어지고 간간이 넌센스 퀴즈도 진행된다. 강씨가 "여러분, 수학을 불에 익히면 무엇이 될까요?"라고 질문하자 학부모들이 고민하고 있는 사이 4학년 승현이는 벌써 두 손을 흔들어 보인다. "수학 익힘책이요"라는 대답에 어른들은 한차례 박장대소를 터트린다. 재미가 더해질 무렵 아이들은 마지막 순서인 '아름다운 나라'를 합창하며 작은 공부방을 온기와 감동으로 채워 놓았다. 

이날 공부방에서 열린 발표회에 처음 참석한 유빈(9)이는 "너무 떨렸는데 끝나서 다행이예요"라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학부모 김혜숙(38.갈산동)씨는 "아이들 스스로 준비했다고 들었는데 직접 보니 정말 기특하고 흐뭇하네요. 밝은 표정에 저도 행복해지고요. 종종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늘 아이가 걱정이었는데 오늘 보니 마음도 놓이고 공부방이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은주(38.시설장)씨는 "발표회 준비 기간 아이들이 서로 상의하고 연습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아이들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었죠. 무엇보다 스스로 준비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좋았어요. 생각보다 부모님들도 많이 참석해 주시고 반응도 뜨거워서 감사하고요."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 한 해 지역아동센터들이 차등지원이라는 현실 앞에 많은 부분 힘들었던 게 사실"이라며 "차등지원보다는 못하는 부문에서 더욱 잘 할 수 있도록 좀더 따듯하고 배려 깊은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라는 바람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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