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으로서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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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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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1.07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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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서]

막스 베버가 정치가 먹고사는 방편인 직업의 하나로 인식하고 그에 대한 자세를 이야기한, 1919년 1월에 강연한 내용이다.

직업으로서의 정치, 즉 정치를 직업으로 택하는 사람들이 갖추어야 할 태도와 가치관을 정치행위와 국가라는 개념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먼저 막스 베버는 먼저 정치단체의 최고 단위로서 국가의 성격을 이렇게 설명한다.

"국가란 일정한 영역의 내부에서 정당한 물리적 폭력행사의 독점을 요구하는 인간 공동체이다."

이에 국가가 폭력행사권의 유일한 원천으로 간주된다는 사실은 현대사회에 특유한 현상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현대 정치학에서 국가에 대한 정의로 통용되는 개념이다.

이에 따라 정치란 권력의 분배관계에 영향을 미치려는 노력이고 정치를 행하는 자는 권력을 추구한다는 사실, 인간에 대한 지배와 지배자의 권위에 복종하는 것이 필요하게 되는 사실을 통해 이러한 지배는 어떠한 내적 정당화의 근거와 외적 수단에 의지할까를 설명한다.

정당화는 역사적으로 전통적 권위와 카리스마적 지배를 거쳐 근대적으로는 합법성에 의한 지배로 확립되어 왔고, 외적 수단으로서는 결정적으로는 폭력에 의한 것이라고 베버는 설명한다.

즉, 근대국가(이는 현대국가를 의미하기도 한다)에서는 정치운영의 전 수단을 움직이는 힘이 사실상 단일한 정점에 결집되어 국가 스스로가 정점에 자리잡게 되었다고 한다.

이로써 정치는 윤리와는 별개의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게 된다.

당연히 옳아야 되는 것을 이루고자 하는 것을 도덕적 심정윤리하고 하고, 자기 스스로가 책임을 지는 책임윤리가 바로 정치의 영역이라고 한다.

즉 폭력을 통해 정치행위를 하고 그것을 통해 책임을 지는 행위를 의미하게 된다.

따라서 베버는 정치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이 세상은 데몬이 지배한다는 사실, 그리고 정치에 손을 대는 인간, 즉 권력과 폭력성을 수단으로 하는 정치와 관계를 가진 자는 악마의 힘과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사실, 또 선에서는 선만이, 악에서는 악만이 나온다는 사실은 인간의 행위에서 결코 진실이 아니며, 종종 그 역이 진실이라는 사실, 이를 간파할 수 없는 인간이라면 정치의 기초도 모르는 미숙아이다. 직업으로 정치를 하려는 자는 이 윤리적 패러독스와 이 패러독스의 압력 아래서 '자기 자신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책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정치를 하려는 자는 모든 폭력 속에 몸을 감추고 있는 악마의 힘과 관계를 맺는 것이다."

정치행위란 폭력이라는 수단을 사용하고 책임윤리라는 길을 통하여 행해지게 되는데, 이는 '영혼의 구제'를 위태롭게 한다. 이는 행위뿐만 아니라 내면적으로도 본인을 무참히 파멸시키는 결과에도 이르게 된다.

따라서 심정윤리와 책임윤리는 절대적으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양쪽이 서로 도와서 '천직으로서의 정치'를 할 수 있는 참된 인간을 만들어 내야 한다. 

즉. 정치행위가 갖는 폭력성과 권력이 갖는 비인간성에서 균형을 유지하여야만 천직으로서의 정치를 직업으로 행할 수 있다고 베버는 강조한다.

이러한 정치의 영역을 직업으로 택하는 사람들은 많은 소문과 비방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이에 대하여 정신적인 방어를 할 수 없는 인간, 자기 스스로에게 적절한 대답을 할 수 없는 인간은 이러한 직업에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고, 이런 직업에는 어떤 경우라도 중대한 유혹이 따라다니며, 또 끊임없이 실망을 맛보게 되기 때문이라고 베버는 말한다.

그러함에도 이러한 직업은 어떤 내면적 기쁨을 줄까? 또한 더불어서 무엇을 유념해야 할까?

첫째, '권력감정'으로, 형식적으로는 대단한 지위도 아닌 직업정치가일지라도 자신은 지금 타인을 움직이고 있으며, 그들에게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식, 특히 역사적인 중대사건 가운데 하나를 쥐고 있다는 감정의 의해 일상생활의 틀을 넘어버닌 것 같은 일종의 흥분된 감정일 수 있다.

이 흥분된 감정을 절제하는 것으로서는 정열과 책임감과 판단력이 필요하게 된다.

정열은 그것이 '일'을 향한 봉사로서 '책임감'과 결합하고, 이것이 행위의 결정적인 규범을 만드는 표준이 되었을 때 비로서 정치가를 만들어 내는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정치가의 결정적인 심리적 자질인 판단력을 필요로 하게 되며, 이 판단력은 사물과 인간에 대하여 '거리를 두고 관찰하는 것'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정치가는 자신의 내부에 자리잡은 지극히 평범한, 아주 인간적인 '허영심'을 부단히 극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이 허영심은 일체의 몰주관적인 헌신과 자기 자신에 대한 거리두기에 치명적이며, 이는 자신의 존재를 될 수 있는대로 남의 눈에 띄도록 드러내고 싶은 욕망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둘째로는 봉사하는 목표인 국민,인류, 문화, 윤리등등을 이루고자 하는 기쁨을 갖게 한다.

그러나 어느 것이든 인간이 갖는 저주받은 운명인 공허함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무리 빛나는 정치적 성공도 허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심리적 안정, 신앙적 안정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다.

따라서 정치라는 것은 정열과 판단력 이 두가지를 구사하면서 단단한 판자에 힘을 모아 서서히 구멍을 뚫어 가는 작업이며, 이것은 다음의 마지막 말로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하려는 사람에게 베버가 하고 싶은 말이다.

"자기가 이 세상에 봉사하려는 것에 비하여 현실의 세계가 자신의 입장에서 볼 때 아무리 어리석고 천해보일지라도 절대로 굴하지 않는 인간, 어떤 사태에 직면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단언할 자신이 있는 인간, 그런 인간만이 '천직'으로서의 정치를 갖는 것입니다."

결국 정치가는 세상이 불합리하고 모순덩어리이며 부조리한 현실에서 악마적 힘인 폭력을 구사하여, 이것을 해결해 나가고자 하기 때문에 도덕적 윤리에 얽매여서도 안 되고 부도덕한 현실에 얽매여서도 안 되며, 이 모순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 정열과 판단력 두 가지를 구사하면서 단호하게 전진해 나가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사람만이 '천직'으로서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지금의 정치가들을 보면서 우리는 베버가 말한 참된 정치가가 누구인지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직업으로서의 정치/막스 베버/범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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