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배다리 문화축전 "배다리야 노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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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배다리 문화축전 "배다리야 노올자~"
  • 김형만 객원기자
  • 승인 2011.05.18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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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역사와 문화 - 이젠 즐기며 지키자!

지난 14일 오후 1시, 인천시 동구 배다리 '스페이스 빔' 앞 우각로에서 '2011배다리문화축전 배다리야 노올자~♪'가 개막되었다.

'배다리 역사문화마을 만들기 위원회'와 '2011 배다리 문화축전 조직위원회'가 주최·주관하고 인천시 동구청이 후원한 '2011배다리문화축전'은 인천시민의 추억과 향수가 머물러 있는 배다리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고 보존하려는 사람들과 또 그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배다리의 대표적 문화축제다.

인상적인 점은 거대자본과 조직에 의해 치러지는 축제가 아니라 배다리를 아끼고 사랑하는 배다리 주민, 상인, 문학인, 시민이 함께 주머니를 털어 축제를 만들어가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정감이 가는 축제다.
 
개막식도 화려하지 않았다. 주최측은 화려한 무대 대신 소박하고 투박한 길거리 무대에서 배다리축원 고사를 진행하였고, 고사 도중 낭독된 '고천문'은 배다리문화축전 의미와 가치를 시민들에게 전하는 글이었다.

"마을주민과 인천시민, 그리고 천지신명께 알립니다. 네 번째 여는 배다리문화축전을 모자람과 투박함으로 우각로에서 펼칩니다. 넘쳐남과 화려함은 없지만 뛰어남을 위한 경쟁을 경계하고 화려함을 위한 사치를 멀리하여 같이함과 소박함으로 마련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의 결실을 사람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아울러 배다리문화축전이 일탈의 공간이 아닌 일상의 여유와 환기와 유희를 스스로 찾는 장이 되길 바라며, 새것과 쓰레기가 넘쳐나는 시대에 헌책방과 양조장이 상징하는 순환과 성찰, 발효와 변형의 창조성이 일상의 삶으로 녹아들길 바라옵니다." -고천문 전문-


14, 15일 이틀간 열린 2011 배다리 문화축전 '배다리야 노올자~♪'는 개막공연인 우각로 음탕(音湯) 파티를 시작으로 동구청소년수련관 학생밴드와 인천마실밴드 공연, 배다리 시 낭송 퍼포먼스, 떡메치기, 배다리 주당선발전, 시다락방의 라이브공연 '복태, 어쿠스틱으로 전래동화를 노래하다' 등 감성을 움직이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배다리를 찾은 시민들이 배다리문화축전의 즐거움에 참여 할 수 있었다.

그 중 개막 날 오후 2시, 아벨 시다락방 2층에서는 어쿠스틱 듀오 밴드인 복태의 전래동화 들려주는 복태가 공연되었다. 어릴 적 엄마 무릎에 누워 듣던 옛날이야기, 혹은 듣고 싶었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전래동화 테이프를 듣거나 전래동화와 어우러진 동요 같은 복태의 노래를 감상할 수 있어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축제하면 먹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다. 스페이스 빔 홀에서는 주민들이 손수 준비하고 요리한 음식이 식객들의 침샘을 자극했다. 스페이스 빔의 전신이 인천을 대표하는 막걸리 소성주 생산지여서일까. 막걸리 한 잔에도 진한 향수가 묻어나고 잔을 부딪치는 사람들의 즐거움이 살갑게 느껴졌다.



그밖에 우각로 난장인 미니부스에서는 배다리전통공예상가 공예인들과 함께 하는 민화체험, 천연염색, 비즈공예를 체험할 수 있었고, 헌책을 기증하면 재생연필과 바꿀 수 있는 쿠폰을 교환해 주는 '책돌이&펜순이의 만남', 배다리 헌책방 추천도서 친구에게 책 소개하기 등 배다리문화축전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독특한 프로그램들이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들었다.

상호 이해와 협력이 힘인 배다리문화축전! 소박해 보이는 축제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축제의 성격이 지난 3년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한섬 배다리축전 총괄 진행위원의 말에 의하면 그동안 축제의 성격이 재개발반대를 위한 대항적 의미의 축제였다면 2011년 배다리문화축전은 모든 시민이 공감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라고 한다.


"'배다리문화축전'은 배다리 문화와 헌책방거리를 살리고 지켜가려는 움직임이자 노력이며, 축제입니다. 비록 축제의 규모가 초라하고 투박하다 하더라도 일상의 공간에서 보여지고 느껴지는 배다리의 모습을 여과 없이 시민들에게 보여주어 시민 스스로 배다리를 지켜야 할 당위성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축제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축제의 주제를 '배다리야 노올자~♪'로 정했습니다."

그는 또 초기에 건설정책에 대항하는 대안축제로 전환되면서 주민과 문화예술인들 간에 생긴 간극 극복, 즉 실질적 변화를 요구하는 주민과 예전의 모습을 간직하려는 사람들과의 마찰을 비전을 두고 차이를 좁혀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막식을 축하하기 위해 찾은 박윤주 동구 구의원과 배다리 아벨서점 주인 곽현숙씨는 배다리는 인천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으로 인천사람들에게 크나큰 자산이자 어미 품과 같은 곳이라고 입을 모으며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흩어져 있는 배다리의 역사와 문화를 찾아내고 발굴해 알리고 배다리의 옛 명성을 부활시키는 작업들이 배다리문화축제의 의미입니다. 배다리문화축제가 인천시민이 함께 어울리는 축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인천의 생활사 박물관'이라 불려도 전혀 손색 없는 배다리. 1883년 인천개항 이후 배다리 우각로를 중심으로 들어선 외국인 여선교사 사옥, 창영초등학교, 인천양조장, 성냥공장, 헌책방거리 등이 배다리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더 나아가 인천의 근대교육과 독립운동의 발상지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배다리가 인천의 역사를 이해하고 그 뿌리를 찾는 데 얼마나 중요한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곳이 문명의 이기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잊혀진다면 훗날 배다리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을 듯하다. 그러나 배다리 역사와 문화를 지켜가는 아름다운 손길들이 있어 배다리는 인천사람들 곁에 남아 있다. 그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앞으로 그들의 일에 동참할 수 없다면 그들이 인천의 역사문화유산을 지켜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그들이 전하는 소식에 공감하고 박수를 보내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2011배다리문화축전'이 더 역량을 키워나가고, 더 큰 소리를 내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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