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높이 치솟는 열우물의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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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높이 치솟는 열우물의 아파트
  • 이진우
  • 승인 2021.05.03 06:3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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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의 동네걸음]
(17) 열우물마을 그리고 49층 부평더샵

인천시 부평구 십정1동, 선린교회 사거리에서 부평여상 사이의 동네는 60년대 말, 70년대 초 서울과 인천의 철거 지역에서 옮겨온 주민들이 야트막한 산자락을 차지해 동네를 이루고, 그 뒤 주안 수출 5, 6공단이 들어서자 일터를 좇아 노동자 가족들이 모여들면서 저소득층 주거 밀집지역으로 급작스레 커진 곳이었다.

부평구 십정2동은 노후·불량 건축물이 과도하게 밀집된 지역이다. 지난 2007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하려 했지만,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10여 년 간 사업이 중단됐다.  십정2구역은 2007년 주거환경개선사업구역으로 지정됐지만,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진전을 보지 못하다 2015년 11월에서야 뉴스테이 연계 방식의 개발이 추진됐다. 이후 인천도시공사가 시행사로 참여해 기업형 임대사업자로 '이지스 유한회사'가 지정됐다.

이지스 유한회사는 인천도시공사로부터 610억 원을 출자받아 '이지스 자산운용'이라는 사모펀드를 조성했으며 십정2구역에 건립하는 공동주택 5천687세대 가운데 총 3천578세대를 8천362억 원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했다. 당시 이지스 유한회사가 아파트를 분양받기로 한 가격은 3.3㎡당 830만 원이다. 이는 인근 시세의 80% 정도로 낮은 가격이다. 그러나 이지스 유한회사는 해당 아파트를 115㎡(35평) 기준 보증금 1억5천만 원에 월 70만 원으로 분양할 계획이다.

인천시의회 노태손 의원은 지난 2020년 인천시회 임시회에서 "2년간 임대차계약 기간을 기준으로 초기 임대보증금과 월임대료만으로도 이지스의 투자원금이 대부분 회수된다"며 "이후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2년 단위로 최대 5%로 임대료가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투자금 이상의 수익을 회수할 것이라 예상된다. 8년 후 임대사업이 종료되면 추가수익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투기가 전국적인 사회문제인 상황에서, 십정2구역 뉴스테이 사업이 이에 편승하면 본래 사업 취지에 벗어나는 것"이라며 "이지스의 미래 상황을 고려한 이지스의 투자를 투기라고 치부할 수는 없지만, 당초 예상 수익을 초과하는 과도한 이익은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 또 "임대가격을 당초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적정 수익 이상 금액은 지역에 환원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십정2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은 인천도시공사가 십정동 216번지 일원 19만2687㎡에 공동주택 총 5678가구를 2020년 말까지 건설하는 사업으로 이중 63%인 3597세대가 뉴스테이 물량이다.

지금은 총 28개 동 49층의 초고층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다. 2021년 5월 현재 49층 높이 아파트의 골조공사를 완료하였고 지금은 내부와 조경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열우물연작-헐리기전 / 26*18cm /2018.4 / marker on paper
열우물연작-헐리기전 / 26*18cm /2018.4 / marker on paper

이 집은 보람소비자유통 옆에 옆집인데 집안은 다 치우고 나머지 10%의 보상을 마저 받았을 테고 대신 주인없는 쓰레기들이 담 아래 쌓여있다. 
 

열우물연작-허물리다4 / 26*18cm /2018.4 /watercolor on paper /부평역사박물관 소장
열우물연작-허물리다4 / 26*18cm /2018.4 /watercolor on paper /부평역사박물관 소장

 

2018년 4월 23일 현재, 이곳 열우물마을은 점점 마을이라고 하기 어려운, 뭐라 특정하기 어려운 상태에 처해있다. '편하게 개발하려고 집을 부쉈구만'이라고는 말이 안되서 그냥 뭐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태의 마을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열우물연작-허물리다6  / 36*26 cm /2018.10 / watercolor on paper
열우물연작-허물리다6 / 36*26 cm /2018.10 / watercolor on paper

 

큰길인 열우물로 길가 옆 주택들이 최근까지 남아 있다가 이제 다들 헐리고 있다. 아직 옛 국민은행 뒤의 주택은 법적인 다툼으로 아직은 자리에 있다. 포크레인 서 있는 어느 휴일에 마을을, 마을터를 돌아 보다가 이 모습을 보았다. 며칠 지나서 그렸다.
 

2021.4 부평더샵 공사진행모습 / 출처: 유튜브 현준톡TV (youtu.be/obhVSOhvRbI)
2021.4 부평더샵 공사진행모습 / 출처: 유튜브 현준톡TV (youtu.be/obhVSOhvRbI)

'이진우의 동네걸음'이라는 꼭지를 시작하게 된 것은 이제는 없어져 흔적이래야 인터넷에서만 볼수 있는 마을을 인천in 독자분들께 알리고 싶었음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높게 치솟아 버린 건축물을 보노라면 과연 지나간 마을을 기억이나 할까 싶기도 하다. 지어지는 아파트 단지에 옛마을의 모습을 그래도 알려줘야지 않는가 하였다가 생각해보니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도 십정동 주거환경개선사업 1지구인데 옛모습을 알고 있는게 없으며 알일도 없음을 생각해보니 이 역시도 난감해 지고 만다.  이 높다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에게 아파트 이전의 낡은 마을이 무슨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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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민 2021-05-21 17:47:07
10개의 우물이 있었다고 해서 열우물. 동이름도 십정(十井)동이지요.
20여년 전 당시 제 나이 스무살 쯤 살았던 동네입니다.
그땐 사는 환경이 부끄러워 친한 친구 조차 집으로 초대하지 못했던 기억이 나는군요ㅎㅎ
20년이 지난 지금은 보고 싶어도 흔적도 없는 그런 곳이 되어버렸네요.
그래도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져서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고맙습니다.

차연희 2021-05-05 19:04:29
열우물 동네가 이렇게 사라지고 마네요.
눈꼽만큼 남은 할 귀퉁이도 포크레인이 곧 삼켜버리겠네요.
이제 동네도 사라지는 건가요?
그림이나 사진이 남아 있을 따름이겠지요.
49층 아파트 구조가 동네의 인정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네요.
선생님의 글이나 그림은 항상 짠한 기분이 들게 하네요. 사라진 열우물과 동네의 인정을그리시느라 고생하신 선생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이진우 2021-05-04 09:52:49
저의 열우물마을에 대한 내용은 여기서 마치고자 합니다
다만 '우리들의 소중한 이야기'라는 미술프로그램으로 동네 어머님들께서 마을을 기록한 그림은
특별하고 소중한 것이므로 차후에 한번쯤 글과 그림으로 올리고자 합니다.
어머님들께서는 다들 어디에서 사시는지 잘은 모르지만 다들 흩어져 사시겠지만 부디 새로운 장소에서도 건강하시게 행복하시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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