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환영, 인하대병원 반대” - 청라 주민들 단체행동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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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환영, 인하대병원 반대” - 청라 주민들 단체행동 움직임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1.06.04 1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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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선정에 서울아산병원, 인하대병원 2파전 양상
청라 주민들, 서울아산병원 선정 지지 서명운동... 현수막 게시도 계획
인하대병원 선정에는 반대 입장, 한진그룹 회장 만난 박 시장도 비판
"사업자 선정 기준은 병원 경쟁력... 다른 요인 개입해선 안돼"
(주)청라헬스케어가 제시했던 청라의료복합타운 조감도

인천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공모에 국내 5개 병원이 뛰어든 가운데 청라국제도시 주민들 사이에서 서울아산병원을 환영하고 인하대병원은 반대한다는 단체행동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지난달 28일 마감한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공모에는 △서울아산병원(서울아산병원·케이티앤지·하나은행컨소시엄) △인하대병원(인하대국제병원컨소시엄) △차병원(메리츠화재컨소시엄) △순천향부천병원(한국투자증권컨소시엄) △세명기독병원(한성재단컨소시엄) 등 국내 5개 병원이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응모했다.

인천경제청은 사업제안서 평가를 거쳐 오는 7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12월에 사업협약을 체결할 계획인데, 현재 인천경제청 안팎에서는 사실상 서울아산병원과 인하대병원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와 관련 청라 주민들 사이에서 서울아산병원의 사업자 선정을 지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반대로 인하대병원의 사업자 선정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현재 주민들은 지역 커뮤니티카페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릴레이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서명을 받아 인천경제청에 전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 조직적인 민원 접수와 현수막 게재 등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아산병원
서울 송파구 풍납2동 소재 서울아산병원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인 서울아산병원은 KT&G, 하나은행, KAIST(카이스트), HDC현대산업개발 등 메이저급으로 꼽히는 연구기관·금융사·건설사와 손을 잡아 이번 공모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컨소시엄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오는 2024년 1월 입주를 목표로 청라국제도시에 본사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하나금융그룹의 하나은행을 컨소시엄에 포함시켜 ‘인천과 접점이 없다’는 약점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있게 됐다. 하나은행은 현재 서구의 구금고를 맡고 있기도 하다.

청라 주민들은 서울아산병원이 국내에서 손꼽히는 의료 수준을 지니고 있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요양급여비·병실규모 등을 종합해 정의한 국내 ‘빅5 병원’에 포함돼 있다는 점 등을 지지하는 이유로 들고 있다.

주민들은 또 서울아산병원이 분원을 추진하는 것은 25년만이고, 서울 송파구 소재 본원과의 거리가 상당한 만큼 병원 설립을 지연시킬 우려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주장도 함께 펼치고 있다.

온라인카페 청라국제도시총연합회서 활동하는 회원 A씨는 “대형병원이 없는 청라 주민들은 그동안 응급 사각지대에 머물며 높은 수준의 병원이 들어설 것만 기다렸다”며 “서울아산병원이 들어설 경우 인천 동측엔 가톨릭대성모병원, 남측엔 연세대세브란스, 인근 외곽엔 서울대병원(시흥)까지 국내 저명 병원들이 모이게 되는 만큼 인천시 차원에서도 이득”이라는 글을 올렸다.

서울아산병원 측은 사업 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카이스트를 핵심으로 하는 스마트 연구센터 ‘라이프 사이언스 파크’와 ‘최첨단 스마트 교육센터’ 등을 함께 설립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인천 중구 신흥동 소재 인하대병원

인하대병원은 미래에셋금융그룹, GS건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가천대·인천대 등 지역 대학과 미리 업무협약을 체결해 ‘연구·인력 인프라 공유 및 지역기반 병원’이라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모기업인 한진그룹의 조원태 회장이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선정 총력전을 지시, 인하대 의과대학 이전 및 서울 강서구 소재 진에어 본사 송도 이전 등의 카드를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져 서울아산병원의 강력한 경쟁 상대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청라 주민들은 인하대병원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견해를 보이며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 주민들에게서는 “인천시가 꼼수를 부리지 못하도록 아예 ‘아산서울병원의 청라 입점을 환영한다’는 현수막을 미리 내걸자”는 의견마저 나오고 있다.

주민들은 인하대병원 본원과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될 분원과의 거리가 10km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병원 건립이 늦어질 수있다는 점, 인하대학교가 추진하고 있는 송도사이언스캠퍼스 사업이 장기간 진전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반대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청라총연에서 활동하는 회원 B씨는 “상식적으로 본원 10km 인근에 막대한 돈을 들여 같은 병원을 건설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라며 “다른 대형병원이 입점하면 수요를 뺏기게 되니 일단 땅을 사 놓고 시간을 끌 수 있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주민들은 지난 3일 박남춘 인천시장이 인천시청을 찾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면담을 가진 것에 대해서도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선정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 시장과 조 회장은 이날 △인하대 송도캠퍼스 모빌리티 리서치 파크 조성 △부천엔진정비공장 인천 이전 △진에어 본사 송도국제도시 이전 등에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청라총연 회원 C씨 등은 “사업대상자 선정이 진행 중인 과정에서 시장이 어느 한 그룹의 이익을 대변하는 인사와 면담을 가진 것은 잘못된 처사”라며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선정 기준이 각 컨소시엄의 경쟁력이 아니라 인천 전체에 대한 기여도인 것으로 밝혀지면 주민들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올렸다.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 위치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 위치도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은 청라국제도시 투자유치용지(2BL-3, 4, 5) 26만1,635㎡에 5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과 의료바이오 관련 산·학·연 시설, 의과전문대학, 업무·판매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3월 진행한 민간사업자 공모가 무산된 이후 올해 사업 조건을 대폭 완화해 재공모를 실시했다.

완화된 사업 조건은 땅값을 2,797억원(3.3㎡당 353만원)에서 1,965억원(〃 248만원)으로 크게 낮추고 의료복합타운 종사자들을 위한 오피스텔(업무시설) 3,000실과 메디텔(호텔+병원, 생활숙박시설) 700실 건립을 허용하는 것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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