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택배노조 "7일부터 출근 2시간 늦추고 분류작업도 중단"
상태바
인천 택배노조 "7일부터 출근 2시간 늦추고 분류작업도 중단"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1.06.04 18: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인부천지부 인천시청서 기자회견
"택배사, 사회적 합의안 나왔음에도 이행하지 않아"
전국택배노동조합 인부천지부가 4일 오후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7일부터 택배물 분류 작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인천지역 택배업 종사자들이 합의안 이행을 미루고 있는 택배사 원청을 비판하며 “오는 7일부터 출근 시간을 2시간 늦추고, 본 업무가 아닌 택배물 분류작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인부천지부는 4일 오후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사는 노동자의 과로사 방지 조치를 완비하고 즉시 시행해야 하지만 대책 시행의 유예기간을 달라는 등 터무니없는 몽니를 부리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부에 따르면 택배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7시간 가량을 분류 업무에 소요하고 있다. 이들 노동자의 평균 근무 시간이 13~18시간인 것을 고려하면 하루 업무시간의 절반 가량을 분류 작업에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택배노동자들은 이른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격무에 시달려 왔고, 과로사하는 인원들도 지난해에만 16명이 발생했다. 이에 택배노조는 택배사 원청, 국회, 정부 등과 함께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해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지난 1월 사회적 합의기구는 ‘택배기사의 기본 작업 범위를 택배의 집화, 배송으로 한다’는 내용의 1차 합의를 이뤄냈다. 또, 노동자들의 과로사를 방지하기 위한 각종 조치들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마련코자 택배요금 현실화(요금 인상)도 진행키로 했다.

 

하지만 이같은 합의에도 택배기사들이 여전히 분류 작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요금 인상은 되지 않았거나 되더라도 오른 택배비에 비해 기사들이 받는 수수료는 거의 오르지 않았다는 것이 지부 측의 설명이다.

지부는 “조사에 따르면 전국 72군데 우체국에 소속된 택배노동자 모두가 여전히 본 업무가 아닌 분류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 중 62군데엔 단 한명의 별도 분류 인력도 투입돼 있지 않았다”며 “이들은 분류 작업에 대한 수수료 또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비단 우체국 택배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택배노동자 1,18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에서도 1,005명(84.7%)이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며 “CJ대한통운은 지난 4월1일부로 택배요금을 250원 인상했는데, 실제 택배노동자들의 수수료는 단 8원가량만 증가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택배요금 인상에 따른 이득은 대부분 택배사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심지어 한진·롯데 등은 물량확보를 위해 혈안이 되어 택배요금 인상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지부는 “사회적 합의기구에 따른 요금 인상은 담합이 아니라는 공정거래위의 해석이 나온 만큼 지켜야 하는 것”이라며 “분류작업도 택배사의 몫인 만큼 노조는 7일부터 ‘9시 출근, 11시 배송 출발’을 진행해 노동시간 단축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7일부턴 개인별 분류된 물품만 사측으로부터 인계받아 적재 후 배송할 것”이라며 “오는 8일 열릴 최종회의에서 과로사를 방지할 수 있는 합의가 만들어지길 바라며, 택배사가 이를 거부할 경우 싸움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