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심리 위축으로 인천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송도국제도시 집값이 나홀로 꿈틀대고 있다.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외지인 거래와 갭투자가 늘어난 데다 일부 실거래가도 오른 영향으로 보인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연수구 송도동 ‘송도더샵그린워크3차’ 전용면적 84.72㎡는 이달 7억5,800만원(16층)에 실거래됐다. 지난 2월 7억원(10층)보다 5,8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올해 들어 6억3,000만원(11층) 선까지 내려왔던 송도동 ‘힐스테이트레이크송도2차’ 전용 84.96㎡도 이달 7억2,000만원(13층)에 팔려 7억원 선을 회복했다.

같은 동에 있는 ‘송도풍림아이원3단지’ 전용 84.94㎡는 지난 2월 4억7,000만원(4층)에서 이달 5억800만원(14층)까지 올랐는데 올해 이뤄진 6차례 거래 모두 직전 가격보다 상승했다.

인근에 있는 ‘롯데캐슬캠퍼스타운’ 전용 84.578㎡도 지난달에 이어 이달 7억원(25층)에 매매 계약을 새로 썼다. 해당 평형대는 지난해 12월 6억5,000만원(29층)까지 하락한 바 있다.

지난해 하반기 투기과열지구과 조정대상지역에서 잇따라 벗어나 사실상 부동산 규제가 모두 풀린 데다 올해 대출·세금 등 규제 완화로 외지인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는 외지인투자 매매 비율이 25.3%(130건)로 전국 시군구 가운데 4위를 기록했다.

직전 달(71건)과 비교하면 83% 늘어난 수치다. 외지인 매매가 100건을 넘어간 것은 2021년 10월(199건)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지난해 집값이 반값 수준까지 폭락한 영향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갭투자’ 수요도 늘고 있다.

 

연수구는 최근 6개월간 전체 거래 1,924건 중 155건(8.0%)이 갭투자로 이뤄졌다. 경기도 화성시와 세종시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해당 기간 송도동 ‘송도더샵센트럴시티’는 전체 거래 10건 중 1건 이상(13.2%)이 매매 이후 거주하지 않고 전월세를 놓은 갭투자였다.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아파트값 내림세도 완만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4월 1주(3일 기준) 연수구 아파트값은 0.05% 내렸다.

지난달 20일부터 2주 연속 낙폭을 축소(-0.08%→-0.07%→-0.05%)한 것이자 인천 8개 구 가운데 가장 낮은 하락률이다.

다만 상당수 단지에서 하락 거래가 여전하고 매수자와 매수자의 희망 가격 차이도 좁혀지지 않고 있는 만큼 집값 상승 전환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송도국제도시 한 공인중개사는 “저가 매수를 노리는 매수자와 호가를 올리려는 매도자의 눈치싸움은 여전하다”며 “현재 상승·하락 방향이 확실하지 않은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주 전 -0.04%까지 낙폭을 축소해 보압권 진입을 기대했던 서구는 지난주 –0.20%에서 이번 주 –0.30%로 내림세가 다시 가팔라지고 있다.

중구(-0.09%→-0.18%)와 동구(-0.09%→-0.13%), 미추홀구(-0.10%→-0.22%) 등도 낙폭이 커졌다.

인천 전체 아파트값은 지난주 –0.18%에서 이번 주 -0.20%로 2주 연속 하락폭을 확대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물증가와 매수심리 위축 영향으로 관망세가 여전한 상황”이라며 “구축 매물과 주요 단지 위주로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