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하는 푸른 발걸음, 기후변화체험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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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하는 푸른 발걸음, 기후변화체험관에서
  • 유광식
  • 승인 2023.06.1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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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유람일기]
(106) 부평 굴포누리 기후변화체험관 일대 - 유광식/ 시각예술 작가

 

기후변화체험관 앞 유수지, 2023ⓒ유광식
기후변화체험관 앞 유수지, 2023ⓒ유광식

 

최근 방문한 마트 중앙에는 소금(천일염) 통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그냥 지나치려다 순간 이게 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계된 위기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7월이면 방류가 있을 예정이라는데 국제사회의 힘은 방류가 안 되고 실망스러운 뉴스만 콸콸 내보낸다. 지난 20세기,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자행된 자연 파괴의 후폭풍은 고스란히 21세기로 이월되었다. 요즘 부쩍 늘어난 환경 이슈에 대해 놀라면서도 어찌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이다. 소금의 문제뿐만 아니라 후쿠시마 앞바다 우럭의 마음도 까맣게 타들어 갈 것이다. 기다란 걱정의 밧줄을 칭칭 동여매고는 부평의 굴포천을 찾아 잠시 걸어 본다. 

 

굴포천 사근공원 내 생태놀이터(비포장 모래밭이 반갑다), 2023ⓒ유광식
굴포천 사근공원 내 생태놀이터(비포장 모래밭이 반갑다), 2023ⓒ유광식

 

국가하천인 굴포천은 부평의 생태 중심지이다. 지금도 인근 공장과 농경지의 중요한 수원이자 시민들의 여가 장소로 이용되고 있으니 말이다. 부평구청에서 삼산경찰서 쪽으로 걸어간다. 천변은 높아진 기온 탓인지 무성한 수풀로 걷기가 어려워 보였으나, 둑길은 나무가 적당히 우거져 걷기 좋았다. 날도 좋고 까치와 비둘기, 참새가 번갈아 삼중창 목청을 높이니 청량함에 빠져드는 시간이다. 하천에는 백로와 청둥오리가 천연덕스럽게 자신들만의 삶을 헤엄쳐 나가고 있었다. 한편, 코끼리 귀처럼 넓은 플라타너스 잎사귀 부채질이 무척 시원했다. 

 

굴포천 산책로, 2023ⓒ유광식
굴포천 산책로, 2023ⓒ유광식

 

어느덧 부평 굴포누리 기후변화체험관에 도착했다. 배수 펌프장을 이용해 외부 유수지와 내부 건물에 체험 시설을 꾸며 놓았다. 최근 기후와 환경 위기를 알리려는 노력이 각계각층에서 장소를 막론하고 많아진 느낌이다. 외부 유수지에는 다양한 수생식물과 버드나무가 자연정화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었다. 경사면에는 호박도 심어 두었는데 노란 호박꽃에 꿀벌이 놀러온다. 어떤 넓적한 바위 위에는 거북이 한 마리가 고개를 든 채 눈을 감고 일광욕 중이었다. 분명 자신이 오래 장수할 수 있도록 지구 환경이 개선되길 빌고 있었을 것이다. 기후 변화를 가져온 장본인은 인간인 것 같은데, 재차 인간이 바꾸어 간다는 것에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여러 의문을 품으며 한 바퀴 돌다 체험관으로 입장한다. 

 

유수지에서 쉬고 있는 새 한 마리, 2023ⓒ유광식
유수지에서 쉬고 있는 새 한 마리, 2023ⓒ유광식
호텔(조류와 곤충)이 있는 풍경, 2023ⓒ유광식
호텔(조류와 곤충)이 있는 풍경, 2023ⓒ유광식
기후변화체험관 입구, 2023ⓒ유광식
기후변화체험관 입구, 2023ⓒ유광식

 

기후변화체험관은 넓지 않은 공간에 체험 시설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1층 로비에서 오래된 거목의 나이테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나이테는 보면 볼수록 신비하다. 나이테가 간격과 강도에 따라 당시의 기후환경을 보듬고 있다는 설명을 보니 나무의 성장을 돕는 일이 곧 기후이겠거니 싶었다. 나무가 건강히 잘 자란다는 건 지구의 환경도 건강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사면을 영상 시스템으로 무장한 탄소중립관을 관람 후 2층으로 오른다. 햇살이 잘 들어오는 북카페는 재사용 컵을 이용해 커피를 마실 수 있게 해 둔 점이 인상적이었다. 자연과 환경에 대한 책들을 연령대별로 정리해 둔 책장들이 미래 환경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부추긴다. 

 

탄소중립관 실감영상 중에서, 2023ⓒ유광식
탄소중립관 실감영상 중에서, 2023ⓒ유광식
풍력에너지로 기차를 움직이기 모형, 2023ⓒ김주혜
풍력에너지로 기차를 움직이기 모형, 2023ⓒ김주혜
2층 북카페 공간, 2023ⓒ유광식
2층 북카페 공간, 2023ⓒ유광식

 

직접 만지고 두드리고 굴리고 그리는 인터렉티브 체험 공간으로 꾸며진 2층에서는 보다 쉽고 재미있게 탄소중립을 위한 일상 속 실천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건물의 일부 전원도 태양광 시설로 공급받고 있었다. 라이브스케치로 나무와 민들레를 그려 보고 자전거로 전력을 생산해 보았다. 나의 탄소중립 실천은 얼마나 되는지 체크도 해보는데 배수펌프는 낮잠을 자고 있는지 조용하기만 했다.  

 

지구마을 구하기 체험시설, 2023ⓒ유광식
지구마을 구하기 체험시설, 2023ⓒ유광식
2층 테라스에서 바라본 유수지, 2023ⓒ유광식
2층 테라스에서 바라본 유수지, 2023ⓒ유광식

 

체험관 캐릭터는 맹이와 꽁이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맹꽁이는 생태환경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 생물이다. 생태 교란을 막고 더 이상 뜨겁게 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클 것이다. 최근에 굴포천 맹꽁이는 ‘굴꽁이’ 라는 이름도 갖게 되었다. 굴포천을 예술이 흐르는 예술천으로 바꾸어 가려는 움직임의 일환일 것이다. 한편 체험관 바로 앞 숲길 벤치를 수리하는 모양인지 기계해머 소리가 자꾸만 감상을 방해한다. 3층은 야외 시설로 도시양봉, 옥상텃밭, 태양광 시설을 둘러볼 수 있는 곳인데, 예약된 시간만 여는지 닫혀 있었다. 유리문 너머로 토마토 줄기가 보이고 여러 작물이 여름을 반기고 있었다. 

 

체험관 캐릭터인 맹이와 꽁이(최근 이름을 얻었다), 2023ⓒ김주혜
체험관 캐릭터인 맹이와 꽁이(최근 이름을 얻었다), 2023ⓒ김주혜
3층 옥상텃밭, 2023ⓒ유광식
3층 옥상텃밭, 2023ⓒ유광식

 

우리에게 위기란 어떤 의미일까? 어느 생태 심미학자는 말한다. 정답일 필요는 없고 자신의 중심에 계속 질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심각한 위기는 질문을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한다. 지금의 사태가 왜 왔는지 알고, 현재에는 어떤지를 살피고,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지 계획할 수 있는 자세가 위기를 대하는 건강한 반응이라는 것이다. 기후변화체험관은 변화하는 우리 주변의 환경 이슈들을 간략하게 제시하면서 지구와 함께 걸어갈 내일의 동력을 희망의 목소리로 전달해 준다.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체험관 옆으로 꽃모종이 펼쳐져 있었다. 우리는 과연 어떻게 걸어 나가야 할지 모종의 질문을 세워봄 직하다. 

 

꽃모종이 놓인 굴포천 산책로, 2023ⓒ김주혜
꽃모종이 놓인 굴포천 산책로, 2023ⓒ김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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