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결핍과 그것을 바라보는 주체... 홍세진 개인전 1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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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결핍과 그것을 바라보는 주체... 홍세진 개인전 1일 개막
  • 채이현 인턴기자
  • 승인 2023.08.02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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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포로 ‘임시공간’에서 19일까지 열려

 

홍세진 작가의 개인전 블루항 시그널 Blue sea-harbour sign이 임시공간(인천시 중구 신포로 23번길 48)에서 1일 개막돼 19일까지 이어진다. 오후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가능하고,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한다. 인천문화재단이 예술창작지원사업으로 선정한 작업이다.

홍세진 작가는 인천 바다와 항구 풍경을 블루(Blue)’라는 시각 기호를 통해 담았다. 자연 그대로의 것과 인공적인 것의 교차점이다. 바다에서 관찰한 바다물결의 푸른색, 항구에 정박한 배들에 부딪히는 파도의 파열음 등이 자아내는 시각과 청각의 다층적 심상을 화폭에 그렸다.

작가는 유년기에 발생한 의료사고로 청각을 손실하고 인공와우와 보청기를 사용한다. 자연의 소리가 디지털 기기를 통해 변환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왜곡과 함께 성장했다. 작가는 그 사이의 간격을 들여다보고 받아들이며, 감각적 오류를 메우지 않고 오히려 극대화하는 방법을 택했다.

감각의 불완전성을 보완하지 않고 그대로 둔다는 점에서 작품은 역설적으로 본질을 향한다. 인간이 지닌 감각 능력과 그것에 대한 해석은 언제나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같은 시공간에 있어도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 감정과 기억을 떠올리는 것처럼, 어느 찰나에 대한 생생함있는 그대로라는 정적인 의미가 아닌 것이다.

나는 출사를 나가 풍광을 둘러본다. 풍광은 카메라 렌즈의 CCD를 거쳐 포맷화되고 이미지의 평면으로 압착된다. 그리고 나는 그 위에 꼴라쥬, 드로잉하는 행위를 한다. 이 과정은 본래 물체의 원본을 끊임없이 변화시키고, 여러 갈래의 감각 경험을 통해 오류를 생성한다. 본질의 영역은 물감의 스트로크를 통해 화면 껍질에 겹겹으로 능청스럽게 등장한다.” (작가노트 중에서)

블루항 시그널은 어쩌면 영원히 알 수 없을 진짜에 집착하지 않고, 살아있는 의 오해로부터 세상과 소통을 시작하는 홍세진 작가의 여정 자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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