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세계의 유령들' - 짓거리[짇ː꺼리] 세번째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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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세계의 유령들' - 짓거리[짇ː꺼리] 세번째 전시
  • 인천in
  • 승인 2023.09.1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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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듬' 9월 6일~27일까지

 

미추홀구 주안동 '공간듬'이 지난해에 이어 프로젝트 전시 짓거리[꺼리]를 지난 7월부터 시작해 오는 12월까지 진행한다. 장의령, 최바람, 이철민, 나누리, 김우중 5명이 협업한다.

9월 세 번째 전시는 베이시스트인 이철민의 <단순한 세계의 유령들>이다. 이번 전시의 협업은 <접촉>과 관련한 사물들을 다른 작가들에게 수집하고 이철민 작가가 그것을 이용한 설치와 소리를 발생시키는 것에 있다.

짓거리 전시는 <나누다>를 통해 깊이 있게 전시를 들여다보고 자기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번 <나누다>에서는 작가와 소리의 인풋과 아웃풋 사이에서 설치 및 퍼포먼스를 함께 할 수 있다.

도시를 살아가며 끝없는 소음 속에서 우리의 청각적인 감각은 점점 퇴색되어 간다. 동시에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을 구별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하나의 범주로 일반화하고 방향성을 정해 나아가다보니 어느새 내가 누군지 알 수 없어지게 되었다.

그렇게 덩어리진 도시의 소음들을 마이크라는 렌즈를 통해 들여다볼 때 공간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만들어지는 복합적인 리듬들은 조금씩 분리되며 존재하지만 잊고 있던 각각의 유령들이 슬며시 정체를 드러낸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 같은 불안과 무기력에 자주 휩싸이곤 한다. 밖으로 나가 걷는다. 도시를 걸으며 만나는 시각적인 이미지들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 누군가 언제 붙였는지 가늠도 가지 않는 대자보, 스티커, 버려지고 잊히는 고장 나고 쓸모없다고 느껴지는 모든 것들을 통해 나를 본다. 버려진 새하얀 스티로폼 바위들 위로 동굴 벽화를 그리듯 사물의 흔적들을 기록해 나간다.

음악가로 공연할 때 피드백의 존재는 언제나 성가시고 불필요한 소음이고 제거해야 하는 대상이 된다. 특정한 물리적 접촉 없이 스피커에서 발생한 소리가 다시 마이크를 타고 들어가 무한한 루프를 만드는 소리 현상은 유령의 울부짖음을 연상케 한다.

이번 짓거리 [단순한 세계의 유령들]은 주체가 아닌 소음을 주제로 기존의 음악을 구성하는 화성, 멜로디, 리듬을 역으로 최대한 배제하고 균일하지 않은/자연스러운 패턴을 만드는 소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설치/퍼포먼스

-공기

흐르는 물이 만드는 리듬은 규칙적인 큰 패턴을 가지고 있지만 절대 값으로 규정되지않는다항상 보는 한강은 매번 다른 흐름을 만들고 매번 다른 물로 이루어져있는 것처럼 불규칙한 균일함이 만드는 알 수 없는, 이해할 수 없는 파형을 통해 현재를 느낀다물질의 운동성 에너지를 전기 신호로 바꿔 소리를 증폭시켜주는 소재인 압전소자 마이크를 이용해 물과 공기가 부딪치며 만드는 리듬을 작은 수조안에서 재구성한다.

발생-왜곡-증폭

각각의 시간성을 가진 리듬들은 이팩터를 통과하며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하는 전자기적 소음(노이즈)과 합성된다작가는 공간에서 발생하는 불규칙한 소음들 인풋과 아웃풋 그 사이에 위치하여 왜곡과 증폭을 통해 발생되는 소리와 떨림을 관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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