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당연한 일"
상태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당연한 일"
  • 이병기
  • 승인 2010.02.27 0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in이 만난 사람] 오태훈 프렌치 빌 대표


오태훈 프랜치 빌 대표

취재: 이병기 기자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공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과거에는 기업이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이어서 지탄을 많이 받았죠. 그때는 기업이 비윤리적이어도 생산품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민들이 억지로 샀습니다. '어디는 나쁜 회사다' 하면서도 경쟁사가 없으니 사는 거죠. 하지만 지금은 기업이 비도덕적이면 안 됩니다. 사회와 어떻게 어울리는가에 따라서 기업이 각광을 받게 되니까요."

신포동 본점과 간석2호점에 이어 부평에 3호점을 준비하고 있는 오태훈(38) 프렌치 빌(French Vill, 베이커리 커피전문점) 대표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국내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1990년대 중반부터 체계화를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2000년대 들어 대기업 위주로 사회공헌 활동이 시작되면서 최근까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넉넉하지 못한 일반 중소업체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하기는 여건상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일반 기업인들과는 달리 꾸준히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오태훈 대표의 경영 철학은 사회의 귀감이다.

프렌치 빌이 자리잡기 전인 2000년대 초반에는 경영난이 무척 심각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직원들이 만든 빵은 맛이 없어 도저히 팔지 못했고, 심지어는 카드깡으로 돌려 막기까지 했다. 또 가게 1, 2층을 합쳐도 하루 매상이 5만원이었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사회공헌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처럼 당연합니다. 다만 회사가 수익이 있고 넉넉한 경우에는 쉽지만, 그렇지 않으면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마찬가지로 내가 카드를 돌려 막을 때와 장사가 잘 됐을 때의 사회공헌 활동은 값어치가 다릅니다. 사람들의 신뢰가 다른 거죠. 어려울 때일수록 차곡차곡 신뢰를 갖춰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업은 신뢰를 사고파는 것이니까요."

가게가 장사가 안 돼 직원들이 자비를 털어 밥을 사 먹을 정도로 어려웠지만, 오 대표는 복지관에 다니는 소외계층의 생일엔 작은 정성이나마 어김없이 케익을 제공했다고 한다.

그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중 하나는 어머니의 가르침이다. 오 대표는 "어머니가 20년 동안 장사를 하셨는데 항상 남에게 잘 베풀었다"며 "'남에게 하나를 베풀면 열 개로 돌아온다'는 말씀을 입버릇처럼 자주 하셨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고등학교만 나와도 '다른 사람과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것은 다 아는 진리다"라며 "그러나 실천하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에 결국은 행동하는 사람이 성공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의 사회공헌 활동은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가게 2층에서 무료 제과교실을 열어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또 제과교실에서 만든 케익들은 직접 참여한 사람들의 사진과 함께 복지관에 기탁했다.

"솔직히 무료 제과교실의 원래 취지에는 우리 가게 제품을 홍보하려는 의도도 있었어요. 시민들이 직접 빵을 만들어 보면 제품의 이해도 도울 수 있거든요. 이곳에서 만든 케익을 자신의 사진과 함께 복지관에 전달한다고 하니 겸연쩍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지역 5개 사회복지기관과 '나눔문화 실천' 협약 맺어

이후 가게 사정이 나아지면서 사회공헌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난 11일 그 결실을 이뤘다.

프렌치 빌은 인천지역 5개 사회복지기관(남구신나는아동그룹홈, 인천시노인보호전문기관, 중구장애인종합복지관, 청소년상담지원센터, 한부모가족시설 은혜주택)과 지역 나눔문화 실천을 위한 협약식을 갖고 소외계층 복지 향상에 앞장서기로 했다.

이번 협약으로 5개 복지관과 프렌치빌은 시설과 기술, 생산품, 인적자원 등의 상호 교류로 지역의 소외된 청소년, 장애인, 노인, 여성 등의 일자리 창출과 다양한 활동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성쉼터에 있는 피학대 여성들에겐 우울증이 많다고 합니다. 이 분들이 직접 케익을 만들어 노인정에 가져다 드리면서 삶의 활력도 찾고 더불어 사는 거죠.  아이들이 만든 케익은 장애인들에게 선물로 드릴 수도 있구요. 우리가 직접 만들어 전달하는 것보다 만드는 사람들이 직접 참여해 봉사하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경영학과를 나와서 그런지 1석2조만 생각하게 됩니다.(웃음)."

오 대표의 활동 중 특이한 점은 '사회복지사에 대한 배려'다.

"사회복지에서 가장 중요한 이는 바로 '사회복지사' 입니다. 이 분들 대부분은 월 급여가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어요. 이 분들을 위해 사회복지사 펀드로 자금을 모아서 가게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우리 가게가 매출이 좋기 때문에 투자한 분들은 확실한 수익을 얻을 수 있죠. 물론 내가 혼자 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함께 하는 것이 더 이익일 수 있거든요."

또한 프렌치 빌은 협약을 맺은 5개 기관에서 소외계층이 참여하는 소규모 점포를 창업할 경우 실비로 재료들을 제공할 계획이다. 더불어 경영 전략과 노하우도 조언해 준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직원들의 동기유발 효과도 있습니다. 자신이 다니는 회사가 사회공헌을 열심히 해서 '좋은 기업'이라는 인식이 생기면 직원들의 자긍심도 높아집니다. 결국 기업도 직원들이 얼마나 열심히 하는가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나뉘게 되죠. 우리가 진심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하면, 사회도 회사를 도와줍니다. 다른 기업들도 일시적으로 돈만 전달하기보다는 어려운 사람들이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오는 3월1일 웨딩마치를 올리는 오태훈 대표의 가정에 많은 이들의 축복이 쏟아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