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의 말은 그만, 남녀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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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말은 그만, 남녀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 김도희
  • 승인 2023.11.08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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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으로 가는 길]
(4) 북 리뷰 - ③김도희 시민작가
인천YWCA와 인천in이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해 성인지 관점의 콘텐츠를 개발해 연재합니다. 인천YWCA 이를위해 지난 3월부터 시민작가단 육성사업을 벌여왔습니다. 이번 콘텐츠 기획에는 최종 선정된 6명의 시민작가가 참여하여 성평등과 관련해 ◇벡텔초이스 영화 소개 ◇기관·단체 관계자 인터뷰 ◇컬럼 ◇북 리뷰를 차례로 연재합니다. 열여섯번째 순서는 김도희 시민작가의 북 리뷰입니다.

 

 

<나의 첫 젠더 수업>

김고연주 저

출판 ' (주)창비 출판(2017)

 

페미니즘이란 여성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평등을 지향하는 사상 혹은 활동을 말합니다. 그리고 여성의 사회적 인식·지위와 젠더 불평등을 기술하는 데 집중합니다.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시몬 드 보부아르는 그의 저서 《제2의 성》에서 젠더는 사회, 문화적으로 ‘만들어지는’ 성이라고 했습니다. 생물학적인 성(SEX)과 사회 문화적으로 만들어지는 성(GENDER)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사회가 구성원들에게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의 틀 안에 들어가도록 길들입니다. 남자로 태어나서 암묵적인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려고 많은 경쟁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감내합니다. 여자들도 가부장적 사회에서 성차별의 벽을 넘어야 하는 이중 고통을 겪습니다. 우리 모두는 자본주의 경쟁으로 야기된 사회적 갈등을 겪고 있고, 분열되어 서로를 미워합니다.

이 책은 청소년들이 페미니즘에 대한 편협한 생각을 갖기 전에, 어려운 젠더개념을 성장기적 감수성에 맞게 썼습니다. 그리고 입문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각 장 마다 설명과 예시를 적절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모의 성을 모두 쓴 저자 김고연주(金高連珠)는 2017년부터 서울시 젠더자문관으로 청소년들을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문화학과에서 여성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석사와 박사 학위 논문 모두 청소년을 주제로 하여 썼습니다. 논문을 바탕으로 각각 단행본 『길을 묻는 아이들』 『조금 다른 아이들, 조금 다른 이야기』를 출간했고, 젠더박스를 깨는 활동에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여러분들은 젠더박스가 강요하는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어나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여행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 여정 가운데 갑작스러운 몸의 변화로 민감해지고 외모지상주의에도 관심이 많아집니다. 자기와 다르다고 남을 혐오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여러분은 세계시민의 자질을 키워 나가야 하는 미래 한국의 소중한 인재들입니다. 남녀, 혹은 종교, 인종 등에 차이는 있어도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배워야 합니다.

특히 7장의 <혐오의 말은 그만, 모두가 나답게!>가 현재 우리 사회에 필요한 메시지로 필자에게 와 닿았습니다. ‘혐오의 말’에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 능력을 상실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시민의식은 젠더 이슈를 떠나서 그 사회의 성숙도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입니다. 국회의원들부터 철저한 자기검열을 통해 국정토론은 치열하게 펼치되, 언어는 품격과 논리에 맞는 언어사용을 했으면 합니다. 모욕적이고 혐오스러운 표현은 우리 사회를 분열시켜 누구도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수 없게 만듭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에 대한 혐오와 나치즘이 휩쓸고 간 유럽을 우리는 반면교사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식민지 말기에 일제가 조선을 효율적으로 유린하기 위해 쓴 수평폭력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수평폭력이란 같은 입장에 있는 약자들 사이에서 폭력이 돌고 돌게 해서, 문제의 본질을 잊어버리게 만드는 것입니다. 남북이 갈라지게 된 문제의 본질은 잊고, 남과 북이 서로를 잔인한 적으로 미워하도록 만들어 버린 것처럼 어쩜 우리도 남녀 사이를 그렇게 갈라놓은 것 같습니다.

저자는 남녀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사랑해야 하고, 함께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협력해야만 한다고 강조합니다. 고정된 성 역할에서 벗어나 참된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솔직해 져야 합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진짜 자기다운 모습을 애써 숨깁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듣고 당당하게 자신의 행복을 찾기를 바랍니다. 저자는 또 젠더는 타고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지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남성들도 사회적으로 길러진 성 역할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서로를 존중해줘야 자기도 존중 받을 수 있고 보호 받을 수 있습니다.

양성평등의 생각은 인권의 기본권을 지키는 출발점이 되며, 남녀 모두 살기 좋은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로 이끕니다. 모두의 생각들이 바뀌면 세상도 변화하고, 출생률도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구성원들이 생계노동, 가사노동, 그리고 자율노동을 적절히 조화롭게 누리면서 각자의 노동시간을 나누어야 합니다.

필자는 특히 자율노동의 가치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비록 돈을 벌지는 못해도 자기가 좋아하는 활동을 할 수 있게끔,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의 노동 가치를 존중해주면 좋겠습니다. 가족 간의 팀워크로 함께 웃고 성장해 가는 삶이 더욱 행복한 양성평등 사회를 만듭니다.

성평등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대세 흐름인 것 같습니다. 여성들도 사회를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가 커졌다고 느껴집니다. 페미니즘과 벡델테스트 (Bechdel Test, 영화속 성평등 테스트)를 논할 정도의 사회는 성숙한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있다고, 여성들의 한계를 스스로 짓는 현실 타협의 시대가 지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남녀가 대립경쟁이 아닌 더욱 협력해야 하는 초 연결 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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