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박이물범 새끼 사체 백령도 연안서 발견… "서해 연안 번식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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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박이물범 새끼 사체 백령도 연안서 발견… "서해 연안 번식 가능성"
  • 최태용 기자
  • 승인 2023.12.0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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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개월 미만 개체, 통상 1~3월 중국 연안서 출산
인천녹색연합 "서식환경 변화 조사 및 연구 필요"
지난 1일 오후 인천 옹진군 백령도 연안에서 발견된 점박이물범 사체. 사진=인천녹색연합
지난 1일 오후 인천 옹진군 백령도 연안에서 발견된 점박이물범 사체. 사진=인천녹색연합

 

천연기념물 점박이물범 새끼 사체가 인천 옹진군 백령도 연안에서 발견됐다.

일반적 출산 시기보다 빨라 서식과 번식 환경 변화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1시 백령도 동쪽해안 하늬해변에서 생후 1개월 미만 점박이물범 사체가 발견됐다.

암초에 부딛혀 죽은 것으로 보이는 이 개체는 몸 길이 70㎝, 둘레 15㎝로 털갈이 전 단계인 배냇털(Lanugo, 일종의 솜털)이 온전한 상태였다.

인천녹색연합은 이 개체가 일반적인 번식시기보다 빠른 11월 중하순 경에 태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한반도 서해연안 번식 가능성을 포함해 기후변화 영향 등 중국 랴오둥만(요동만)의 점박이물범 번식 및 서식환경 변화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백령도와 충남 태안과 서산의 가로림만에서 주로 관찰되는 점박이물범은 번식과 출산을 위해 11월 말부터 중국 랴오둥만으로 북상하는 회유특성을 갖는다.

10월쯤 짝짓기를 한 뒤 이듬해 1~3월 랴오둥만 얼음 위에서 하얀 배냇털을 갖는 새끼를 낳는다. 번식을 마친 개체들은 3~4월 중국을 떠나 백령도 등 우리나라 연안으로 이동한다.

생후 한 달 뒤 털갈이를 시작해 점무늬를 띄게 된다. 갓 태어난 개체는 몸 길이 77~92㎝에 체중 7~12㎏, 성체는 몸 길이 160~170㎝에 체중 70~130㎏ 가량이다.

이번에 백령도에 좌초된 새끼 점박이물범은 지역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백령면사무소, 해경백령파출소, 백령도점박이물범생태관광협의체, 황해물범시민사업단에서 현장 조사를 진행했고, 고래연구소에서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천녹색연합은 이번에 발견된 개체를 비롯해 2021년 3월 25일 충남 태안군 마검포항에서 발견된 새끼 개체, 이듬해 2월 16일 발견된 새끼 개체 사례를 볼 때 중국에서 번식한 것이 아닌 한반도 연안에서 태어났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2021년, 2022년 발견된 개체 모두 배냇털이 온전한 생후 1개월 미만 개체로 추청된다.

인천녹색연합은 "점박이물범의 한반도 서해 연안 번식 가능성 여부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며 "중국과 북한과의 협력 등을 통해 점박이물범의 황해개체군에 대한 보호 협력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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