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1위 인천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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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1위 인천 "이유 있었네"
  • 배영수
  • 승인 2011.10.11 2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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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폭운전과 무단횡단 등 문제 - "시민 스스로 의식해야"

최근 연수초교 인근에서 일어난 접촉사고 현장

취재 : 배영수 기자

인천이 '1등'을 차지했다. '좋은 일'이 아닌 부끄러운 일로 말이다. 

보험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2010년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인천은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자동차 사고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나타났다. 보험개발원은 2010 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자동차보험 시·도별 사고발생 현황 대인배상 기준에 따른 발표에서 인천이 교통사고발생률 7.89%로 서울 7.02%, 광주 6.87%보다도 높았으며, 전국 평균 6.2% 수준보다는 더 높은 수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보험개발원은 이 발표에서 교통사고 사망률은 인천이 아닌 전남이 1위라고 발표했다. 차량 1만 대당 사망자는 전남이 4.5명, 전북이 4.4명, 충남이 3.8명이며, 인천은 교통사고 부상자 수 1,221명으로 이 부문에서 여전히 1위였다. 하지만 사망자 수는 서울의 1.5명보다도 낮다고 했다.

일반적으로는 '교통사고가 제일 많이 일어나니 사망자도 가장 많은 게 당연한 수순'이라 생각하겠지만, 사망자 비율이 낮고 단순 부상자가 많다는 건 그만큼 사소한 부주의 혹은 좋지 않은 운전습관으로 인한 '접촉사고'가 많다는 걸 의미한다. 그리고 인천은 종종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운전하기 힘든 도시'로 불리기도 한다.
 
실제 이러한 반응은 주변에서도 쉽게 들을 수 있다.

지난 2006년 송도에서 포문을 열었던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1회 공식 사진작가였던 김모(44)씨는 "당시 인천을 방문했을 때 운전자들이 의외로 거친 습관을 갖고 있어 긴장하지 않으면 작은 사고가 났을 상황이 여러 번 있었다"라고 했다. <인천in>기사에 적지 않게 자문을 도왔던 대중음악 칼럼니스트 주성용씨 역시 "공연을 보러 가끔 인천에 차를 끌고 왔는데, 그때마다 아찔한 상황을 겪은 나머지 지금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지하철을 타고 오게 된다"면서 "국제도시를 꿈꾸는 인천에 이러한 이미지가 들어간다는 건 좋지 않다"라고 밝혔다.
 
인천의 운전자들 중 적지 않은 수가 남들이 보기에도 격한 습관을 갖고 있다는 데에는 시민들도 크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듯했다.
 
지난해 인천시 인터넷방송국에서 조연출로 근무했던 정모(32)씨는 "인천에서 1년 정도 운전을 해 보니 다른 지역에 비해 운전자들이 양보할 줄 아는 자세가 부족하고 다소 급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한 번은 한산한 차도에서 차선을 바꾸려고 오른쪽 방향지시등(깜빡이)을 켜고 이동하려고 하는데, 한 50m 뒤에 있던 차량이 클랙슨을 크게 울리고 하이빔을 켜며 갑자기 악셀레이터를 밟고 위협하는 모습에 당황했다"라고 말했다.


유턴이 허용되는 차선과 우회전 차량이 겹치는 도로 역시 
자칫 큰 사고가 날 수 있어 급하지 않게 운전해야 한다.

그런가 하면 구월동으로 직장을 다니는 강모(34)씨의 경우 "60km 제한속도 도로에 감시카메라도 있어 규정 속도로 달리고 있는데, 뒤의 차가 클랙슨을 울리며 날 추월해 결국 신호에 걸려 같이 있더라"면서 "저럴 거면 왜 빨리 달리는지도 모르겠거니와, 카메라가 있는 상황에 빨리 달리라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만드는 사람은 운전대를 잡을 자격이 없다"라고 했다. 일반 운전자 중에서 운전습관을 고쳐야 될 사람들이 꽤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인천in>은 3일 동안 사람이 많이 모이는 관교동 신세계백화점 인근에서 인천 거주 여부에 '그렇다'고 답한 100명의 시민들을 무작위로 잡아 한 가지 질문(인천 사람들의 운전습관이 정말 거칠다고 생각하느냐)만 던져봤다. 이중 22명의 시민이 '그렇다'고 답했으며 절반에 가까운 37명의 시민들은 '약간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는 답을 했다. '잘 모르겠다'가 28명, '아니다'는 13명이었다. 물론 오랜 기간 설문한 것이 아니고 많은 수를 설문하지 않아 이 수치가 무조건 맞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지 않은 수가 인천 운전자들의 습관을 좋게 보고 있지 않다는 점은 엿볼 수 있다.
 
인천지역 택시 운전자 일부도 승용차 운전자들이 고약한 운전습관을 갖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있었다.

2004년부터 개인택시를 몰았다는 김모(55)씨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난폭하게라도 해서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월 100만 원 벌기도 어려우니 그런다고 치지만, 비교적 여유 있게 움직여도 생활에 지장이 없을 승용차들도 우리처럼 운전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택시 운전자 임모(42)씨는 "우리 같이 운전으로 생활전선에 뛰어든 사람들이 아닌 일반 시민들이 위험천만한 운전을 한다는 건 한 마디로 자살행위"라며 "나는 영업용을 모는 사람이니 운전을 좀 과격하게 하지만, 옳은 행동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 아내한테는 '절대 나처럼 운전하지 말라'고 한다"라고 했다.
 

인천역 뒤 도로는 횡단보도를 비롯한 신호체계가 잘 작동하지 않아
 안전운전으로 주의하며 지나가야 하는 구간이다.

한편 <인천in>은 인천경찰청 교통과 관계자와 한 차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위에서 언급된 사례와 온라인에서 인천 운전자들의 이미지 등을 이야기하며 "실제 그런 것 같은가"라고 물었다. 이 관계자는 "특별히 인천이라서 더 그런 것 같다고 얘기하면 좀 위험한 발언이 될 수도 있다"면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인천이 국제적인 이미지도 제고되고 있고 경제수도로의 도약을 시도하는 상황이다 보니 시민들 외에 외지인들이 많이 모여들면서 일어나는 사고도 무시할 수는 없고, 분명한 건 인천시내에서 차량 접촉사고 등이 많이 일어난다는 점"이라고 말해 상당수 운전자가 부주의한 습관을 갖고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차량 접촉사고 외에도 무단횡단에 의한 사망자가 많아 그것도 큰 문제"라고 했다.
 
실제로 인천시청 후문 공원 간선도로와 연수동 가천의대 후문 도로 등의 인근 주민들은 "차가 쌩쌩 달리는 곳에 걸음이 느린 노인들 혹은 젊은 시민들이 무단횡단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 지역에서 그러한 아찔한 장면을 보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다"라고 말해 곳곳에서 무단횡단으로 사고가 나거나 사고가 날 뻔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사람과 차량이 강하게 부딪히면 사람이 죽는 건 당연하지 않겠냐"면서 "경찰 단위 캠페인을 하는 등의 활동으로 교통사고를 원천봉쇄하기엔 한계가 있어 스스로 주의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잘못된 운전 습관을 고치고 최소한의 교통법규만 준수해도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으니,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이를 꼭 지켜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인천지역 교통사고 수는 2008년 10,984건, 2009년 11,374건, 2010년 10,710건을 기록해 최근 몇 년간 1만 건이 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청 후문 간선도로에서 한 여성이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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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철 2011-10-15 11:45:17
인천은 항구를 포함하여 물류이동이 많은 도시입니다. 교통사고 1위의 원인을 도시적 특성보다 시민의식에서만 찾으려고 하는 지적은 다소 주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천시내의 주요 도로의 주행속도가 얼마전까지만해도 80키로였다는 사실은 알고 계시는지...(최근은 70으로 변경되는 추세지만) 화물수송중심의 교통체계시스템에 대한 고민도 함께 있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kkk 2011-10-06 07:49:00
건설현장이 많아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
양보하면 밀린다는 의식..
복합적인 바쁜성격 습관... 지역특성이 아니기에..
사고율시 주거지 위주 조사도 병행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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