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기온 상승 마지노선 1.5도 돌파 - 기후유권자 운동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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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기온 상승 마지노선 1.5도 돌파 - 기후유권자 운동 주목해야
  • 박병상
  • 승인 2024.02.2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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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칼럼]
박병상 /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 소장
그린란드 빙하
그린란드 빙하

 

2023년 2월부터 올 1월 사이, 지구 평균 기온이 섭씨 1.5도 상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기준은 산업화 이전이다. 화석연료를 본격적으로 소비한 1800년대 산업화 시절보다 1.5도 이상 상승하면 인류 생존이 위험해질 것이기에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협의체(IPCC)’ 총회에서 정한 상승 폭인데, 넘기고 만 것이다.

2018년 여름은 인천시민에게 가장 뜨거운 기억을 남겼다. 형벌 같던 더위를 견디고 5년이 채 지났고, 기후학자들이 정한 1.5도 마지노선을 돌파했지만, 겨울이라 그런가? 우리는 무감각하다. 다가올 의료대란에 신경을 곤두세울 뿐인데, 인천시청 앞에 설치된 ‘기후위기시계’는 겨우 5년 남짓 남았다고 소리친다. 이대로 5년 이상 지속되면 1.5도를 넘어설 거라 경고인데, 이미 넘었고, 위기의식을 보이는 시민은 몹시 드물다.

임해도시인 인천에 어떤 일이 생기고 누구에게 먼저 피해를 안길까? 위기 신호는 5년이 지나야 돌출하는 건 아니다. 조수가 최대로 밀려드는 시기, 1년에 한두 차례 닥칠 피해는 사소할 것이다. 시간과 비용을 들이며 복구하겠지만, 해수면이 50cm 이상 오를 1.5도 상승 이후에 피해가 일상화될 수 있다. 현 세기 이내에 7미터 상승할 수 있다는데, 뜨거워진 지구에서 해수면은 욕조에 물 채우듯 곱게 상승하지 않는다. 인천은 돌이킬 수 없을 것이다.

석유와 석탄에 길든 문화에서 획기적으로 벗어나지 못하면 생존이 불안해지기에 기후학자뿐 아니라 세계의 모든 환경단체는 마음이 급하다. 우리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을 이뤄 1.5도 상승을 막겠다고 선언했건만 말에서 그쳤다. 현 정권은 다음 정부에 떠넘기려는 자세를 보인다. 해수면 상승은 해안 방벽으로, 기온상승은 에어컨으로 막지 못하는데, 우리를 포함한 책임 있는 국가의 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5년 이내 탈탄소 정책을 정착시키지 못하면 미래세대에 희망은 없다. 아이를 낳아서 받는 지원금은 아무 의미가 없다.

선거철을 맞아 많은 후보는 여전히 개발 공약에 여념이 없다. 기후위기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 공약인데, 유권자를 현혹할까? 여론조사를 주목하는 후보들이 공연한 공약을 남발하지 않겠지만, 4년 뒤에 요즘 공약은 철퇴를 맞을 게 틀림없다. 그때는 그때! 당장 당선이 중요할까? 요즘 남발되는 공약이 그렇다. 영향력 큰 후보일수록 그렇지만, 그런 공약이 주효해 4년 동안 심각해지면 젊은이들은 크게 분노할 것이다. 젊은이만이 아니라 제 아이와 손주가 불안에 떠는 모습을 보아야 하는 노년과 장년은 4년 전 자신의 선택을 크게 후회할 것이다.

최근 ‘기후정치’를 요구하는 유권자 운동이 떴다. 오는 “4월 총선에서 모든 정당과 후보자들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비전과 정책을 공약으로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인다.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크다. 화석연료에 치우친 에너지 정책의 획기적 전환을 요구하지만, 거기에서 그칠 수 없다. 쓰레기와 플라스틱을 크게 줄이는 소비, 내연기관 없는 운송수단이 정착되어야 할 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 자급하는 정책을 촉구한다. 후보에게 기후정치에 걸맞은 공약을 요구하면서 청년들은 유권자에게 생존을 생각하는 투표를 당부한다.

청년에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2월 14일, 청년을 포함해, 청년의 부모가 모여 '기후정치 원년 시민선언'을 발표했다. 22대 총선에 참여하는 모든 정당과 후보에게 올해부터 기후국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현 정권에서 기대할 게 거의 없다. 기후위기를 정책의 최우선으로 펼치는 행정부처의 절박한 정책은 이번 선거 이후 눈에 띄어야 한다. 그를 위한 유권자의 행동을 다짐했다.

가뭄과 산불로 피해가 심각했건만 기후정책을 외면한 호주 정당은 2022년 정권을 잃었다. 벌써 1.5도 상승 마지노선이 무너질 징후를 보인 상황은 4년 이후를 걱정하게 만든다. 방치하면 우리 미래새대는 돌이키지 못할 처지로 몰릴 수 있다. 기후유권자는 마음이 급하다. 미래세대의 내일을 생각한다면 나이와 관계없이 모든 유권자는 기후선거에 나서야 한다. 목련이 피는 4월 10일, 생사의 기로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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