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3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깨밥 깨밥 깨밥 - 이 충 하 딸 셋에 아들을 낳으니 금지옥엽이다낳을 때는 천하를 다 얻은 듯 황후장상도 부럽지 않고끼니때 걸러도 배고프지 않았는데태생이 허약하여 시도 때도 없이 감기를 앓고체열이 오르면 경기까지 일어나 집안사람을 놀라게 했다어머님 마음 늘 조마조마 놓이지 않고 가슴 저미어입에서는 소태를 씹는 듯 쓴맛이 가시지 않았다어머님이 나를 위해 만든 특별요리 깨밥꼬들꼬들 흰쌀밥에 참깨를 넣어 비빈 사랑입맛이 없어 밥을 먹지 못하면특별히 만들어 주신 보양식고소하고 톡톡 씹히는 깨알 맛밥숟갈 위에 김 한 장 살짝 올려놓으면없던 입맛도 돌아 기획연재 | 이충하 | 2019-10-24 07:12 국수의 속도 국수의 속도 국수의 속도 - 한영수아버지 몸에선 바람 소리가 났다저곳으로 저곳으로 떠다녔다생활의 등짐 속엔 노래도 한 말아침저녁 빈자리에 유행가가 흘렀다 명절 전야엔 가족이 모였다아버지는 지난해 노래를 또 불렀다‘대전발영시오십분~’ 국수 가락이었다대전역이나 이리역 플랫폼에서 멸치육수에 말아 낸대파 몇 낱이 고명의 전부인흐믈거리며 목을 넘어가는넘기자마자 배가 차오르는국수보다 육수가 많은 가락국수 기차는 경적을 올리고벌써 저만큼 움직이기 시작하고차장은 호각을 분다보지 않아도 안다 영화에서 봤다그런데 ‘발영시오십분’은 무엇인가 국물에 힘없이 벗겨진 기획연재 | 정민나 | 2019-10-17 08:24 조팝꽃 조팝꽃 조팝꽃 - 피석찬 어릴 적멀리서 보면쌀밥처럼 소복해 늦은 봄양식은 떨어지고보리가 익기까지 고픈 배를 잡고도랑물 삼키며고개를 넘었다 소작료, 빚, 세금으로 떼인남은 식량으로초여름 보리 수확 때까지칡뿌리 잔대로 끼니를 때웠다 아이들이 산에 가서 송기를 벗기고아내가 들에 나가 봄나물을 뜯던보릿고개 하늘로 올라가서작년에 국민소득1인당 3만 불을 돌파하였다 도랑가하얀 조팝꽃하늘하늘 피었다 ※ 우리 땅은 토심이 얕고 지력이 약해서 유사 이래 우리 선조는 늘 보릿고개를 경험했다. 척박한 우리의 토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일본이 전쟁 수행의 기획연재 | 정민나 | 2019-10-10 06:52 처음처음1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