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된 인천, 옛 사진 찾아 복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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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된 인천, 옛 사진 찾아 복원합니다"
  • 정혜진
  • 승인 2024.03.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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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의 마을 탐험기]
(60) 주안동 한국시각예술문화연구소

마을의 과거를 우리는 모두 알고 살아갈 수는 없다. 미디어가 발달되지 않았던 과거를 그림이나 글에 나와 있는 내용을 토대로 그 시대를 상상하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 한국사를 재조명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사진을 발굴하고 기록하며 사진으로 사회를 이야기 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인천시 미출홀구 주안동 한국시각예술문화연구소 김노천 소장을 만나 이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한국시각예술문화연구소 회원들과 김노천 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한국시각예술문화연구소는 201212월 설립한 사진작가 단체로 커뮤니티 아트와 컨템포러리 아트를 추구하는 단체이다. 사진작가 교육, 제반 지원, 사회적 작품 전시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커뮤니티(community) 아트는 공동체 예술이라고 하며, 전문가와 비전문가가 같이 작품 활동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아마추어 작가들을 교육하고 육성하여 전문적 작가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다.

컨템포러리(contemporary) 아트는 동시대 예술로 현시대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키워드로 정리된 내용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그것을 대중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전시를 진행한다.

한국시각예술문화연구소는 2년에 한 번씩 전시회를 진행하여 사회에 다양한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2015년 ‘속고 속이는 세상’, 2017년 ‘깊은 심심함', 2018년 말 ‘호모데우스’ 2020년 ‘경계에서다’(미래를 서다), 2023년 ‘아름다운 순간’이란 주제로 전시회를 진행했다. 2024년, 올해에는 ‘인천의 르네상스 다시 태어나다’를 주제로 준비 중이다.

 

왼)그동안 전시를 진행했던 도록 우) 전시회에 참여한 작가와 김노천 소장(중앙)
왼)그동안 전시를 진행했던 도록 우) 전시회에 참여한 작가와 김노천 소장(중앙)

 

"인천의 가치가 굉장히 높아요. 사진과 건축, 금융과 무역 등이 다 인천에서 먼저 시작하여 전국으로 확장해 나아갔는데 그런 것을 기록하거나 전시해 놓은 곳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인천은 근대화의 시발점으로 다시 한 번 역사성을 재조명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김 소장은 이같은 설명에 이어 이 과정에서 한 장의 사진이 굉장히 중요한 열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사진을 찾고 시민들과 공유하고 역사를 바로잡거나 역사를 문화로 확장해 나아가 저평가 된 인천의 다양한 면모를 회복할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시대 제물포는 선박들이 드나들며 지금의 개항로 일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동·서양 문물이 유입, 유통되던 곳이다. 외국인이 자유로이 통상 거주하며 무역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일본, 러시아, 중국, 영국 등 여러 국가의 조계지가 설립되었고 그들의 문화가 어우러졌다. 그러나 역사적 자료는 많이 남아 있지 않은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 장의 사진은 의미가 크다. 최초의 호텔로 추정되는 사진, 인천 앞바다에 다양한 선박이 들어와 정박했던 사진, 최초의 사진관 사진 등... 이들은 대부분 우리나라 사람이 찍은 것이 아니라 당시 제물포에 유입된 외국인에 의해 찍혀졌고 아쉽게도 전 세계에 흩어져 있다.

 

지난
한국시각예술문화연구소는 지난 19일 조우성 전 인천시립박물관장을 초청,  '사진으로 읽는 인천사 한세기' 강좌를 열었다.

 

김 소장은 이런 사진을 찾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인천의 역사문화와 예술의 발달이 너무 더디게 진행되는 것 같아요. 인천의 문화를 독창적으로 발전해 나가려면 과거의 역사를 발굴해 내고 그것을 재창조해 나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지만 인천시의 관심과 지원은 턱없이 적은 것이 사실입니다. 인천은 우리나라 근대화의 시발점으로 인천에서 사는 사람들이 근대화를 이끌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요".

그래서 한국시각예술문화연구소는 개항기 다양한 문화예술과 인물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확장해 나가기 위해 <한국 고사진연구소>를 부설로 두고 있다.

 

한국시각예술문화연구소에서 진행한 전시/강연 포스터
한국시각예술문화연구소에서 진행한 전시/강연 포스터

 

<한국 고사진연구소>는 우리나라 최초의 미학 전공자였던 우현 고유섭의 철학을 계승하여 한국의 미와 철학을 담은 예술로 인천의 미학을 만들어 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발걸음에도 어려움이 많다.

김 소장은 행정이 많이 늦어요. 인천문화를 리드해 가야 하는 데 지금은 그러지 못한 부분이 있고, 역사적인 것들을 발굴해 나가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합심하여 자료를 모아가야 합니다. 더불어 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청년 작가들을 잘 육성해서 장기 작업들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적 지원과 작가들의 활동의 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일반 시민도 작품과 예술을 자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전하였다.

교과서에서 배우던 우리의 역사는 사실 피부에 와 닫지 않는 먼 옛날 이야기였다. 하지만 한 장의 사진이 주는 현장감은 마치 내가 그 시대에 서 있는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백 마디 글로 표현된 역사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우리에게 와닿는 것이다.

인천의 다양하고 귀중한 사진 자료들을 발굴하고 이의 재확인, 재해석, 재평가의 과정을 통해 인천만의 독창적 역사, 문화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사진으로 사회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장이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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