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골 마을박물관의 탄생 - 마을 이야기, 그 역사를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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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골 마을박물관의 탄생 - 마을 이야기, 그 역사를 품는다
  • 정혜진
  • 승인 2023.10.31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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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의 마을 탐험기]
(56) 주안5동 염전골 마을박물관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주안5동에는 작은 박물관이 탄생했다. 주안5동 염전골 마을박물관이라 이름 붙은 이 박물관은 이 마을의 시간을 기록해 놓은 곳이다.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5동에 개관한 염전골 마을 박물관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5동에 개관한 염전골 마을 박물관

 

주안5동은 과거 국내 최초의 천일염전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생산되는 소금의 60 ~ 70% 가량을 생산하던 생산지로, 교과서에 실려 시험 문제로 출제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지금이야 소금하면 신안을 떠올리지만 과거에는 소금하면 인천 주안을 떠올렸다.

주안에 염전이 생긴 건 고종 말기다. 소금 값이 올라가고 지속해서 소금이 부족해지자 천일염 생산을 고민해왔는데, 일제 강점기를 맞이했다. 그 과정에서도 천일염 연구는 계속되어 주안과 부산에 시험염전을 설치했다. 소금 생산량을 파악하니 부산보다 주안 염전에서 다량의 소금이 생산되어 주안 시험염전을 시작으로 8개 구역의 염전을 조성하였다.

그 넓이는 굉장히 광범위했는데 지금의 간석 홈플러스 자리에서 인천항까지 길게 염전이 조성된 것이다. 염전마다 저수지와 여러개의 염밭으로 조성되었고, 저수지에 물을 가둬 염분을 높인 후 염밭으로 물을 옮겨 염도가 23~25정도 되면 소금을 채취 하였다. 바닥에 가라앉은 소금을 긁어 염전 창고로 옮겼다가 수분을 뺀후 가마니에 담았다. 그리고 레일수레에 옮겨 주안역에 있던 세 동의 염전창고에서 보관하다 전국으로 이송되었다.

해방을 맞이하고, 60년대 중반에 들어와 국가 경제를 발전시켜야 했던 시기 국가에서는 염전에 공단을 조성하였다. 바다와 가까워 무역에 용이했고, 염전으로 조성되어 평평한 대지였으며, 여러 공장을 운영하는데 갯골이 있어 물 수급에도 용이했던 지역이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국가 산업단지 5,6 공단이 들어서게 되어 지금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다.

 

염전골 마을 박물관 실내 전경
염전골 마을 박물관 실내 전경

 

이런 내용을 잘 기록하여 정리해 둔 곳이 마을박물관이다. 내가 사는 마을에 대한 역사를 모르고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마을의 역사를 이야기 하는 곳이 마을 박물관일 것이다.

주안5동의 경우 최초의 천일염전,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 최초의 국철 경인선이 있었던 곳이고, 전매청과 용화선원 등 다양한 근대문화유산이 존재하는 곳이다. 염전골 마을박물관은 행정복지센터와 함께 새로이 지어지며 신청사 1층에 위치해 있다.

미추홀구에는 이런 마을 박물관이 4개가 있다. 쑥골 마을박물관, 토지금고 마을박물관, 독정이 마을박물관과 염전골 마을박물관이다. 각 마을 박물관 마다 마을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기록하여 마을의 역사와 생활사를 전시하고 있다.

미추홀구 마을박물관은 201511월 토지금고 마을박물관 설립을 시작으로 2016년 쑥골 마을박물관, 2017년 독정이 마을 박물관이 조성되었다. 그리고 2023년 네 번째 박물관이 염전골 마을박물관이 개관하였다.

마을박물관은 지역 주민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운영하며 큐레이터로 활동을 하고 있다. 더불어 주민들이 기획과 운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마을의 역사를 발굴하고 전시하는 과정에 참여 하고 있다.

마을은 한순간에 생겨난 것이 아니다. 대를 이어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 마을이고, 누군가는 마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했기에 지금의 마을이 될 수 있었다.

현재 우리가 누리는 많은 것은 선배 시민이 만들어 놓은 자원이다. 이런 자원이 다음 세대에게 잘 전달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시민의 참여가 요구된다. 마을마다 이야기가 넘쳐나고 남녀노소 다양하게 활동하는 마을을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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