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창업 성공의 길은 "경험과 노하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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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창업 성공의 길은 "경험과 노하우다"
  • 이혜정
  • 승인 2011.10.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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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행연습과 경험쌓기 중요 - 그냥 출발하면 낭패 보기 십상


센추리시스템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정은숙 대표

취재 : 이혜정 기자

계속되는 경기불황에 경제활동을 희망하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경력단절 여성인 주부들이 재취업을 하기 위해 '경제시장'에 뛰어드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선택하는 게 창업이다. 수많은 창업 아이템 중 본인 적성과 주부만의 '노하우'를 살릴 수 있고, 차별화한 경쟁력을 갖춘 아이템을 선정하는 게 성공창업의 시작이다.

센추리시스템회사 정은숙 대표

센추리시스템 회사를 운영하는 정은숙(52) 대표는 지난 2009년 6월 산업설비용품 관련 회사를 창업했다. 정 대표는 남편이 몸이 불편해 자식이 8개월때부터 혼자서 생계를 꾸리며 살아왔다. 그동안 급식회사, 관공서 아르바이트 등 닥치는대로 일을 하면서 한 달 급여 90여만원으로 근근이 생활했다. 자녀가 크고 나서 지난 2005년 한 산업설비용품 관련 소규모 회사에 경리로 들어갔다. 단순 경리업무를 하러 들어갔지만 회사 규모가 작다 보니 다양한 업무를 도맡았다.

"냉난반기 관련 산업설비용품 회사에 경리직으로 들어갔는데, 일을 하다 보니 제품설명, 회계업무, 홈페이지 등 각종  업무보조를 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분야에 전문성이 생기더라고요. 좀더 일을 잘하고 싶은 마음에 스스로 공부도 하고, 당시 홈페이지를 활성화하기 위해 컴퓨터 자격증도 취득했어요. 그동안 갖가지 사무보조나 아르바이트만 하다가 업무에 전문성이 생기면서 일이 즐거워졌습니다."

이곳에서 회계처리, 제품소개, 홈페이지 관리 등 각종 업무보조를 하면서 스스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에 창업 결심을 실행했다고 그는 말한다. 그러나 정작 회사를 그만두고 뭘 해야 할지를 몰랐다고 한다.

정 대표가 산업설비용품 관련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우연히 찾아왔다. 창업을 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식당과 커피숍 등을 해보려고 이곳저곳을 알아보고 있었다. 그러다 인천경제통상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인천크레비즈창업교육' 수업을 들으면서 현실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구상을 했다.

"신문을 보는데, 오후에 창업교육프로그램이 있다고 해서 듣게 됐어요. 오전에는 창업아이템을 찾으러 다니고 오후에는 수업을 들으면서 내가 뭘 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 구상을 하게 됐지요."

결국 그가 선택한 것은 이전 경험이 있던 냉난방기 용품 회사였다. 퇴직금 500만원과 소상공인진흥원에서 대출을 받은 2천만원으로 지난 2009년 6월 인천종합비즈니스센터 8층에 자리를 잡았다. 인천종합비즈니스센터에 있는 사무실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인천지부가 창업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무료로 임대하고 다양한 경영컨설팅을 해준다.

"막상 창업을 하려고 나오니 막막했지만, 지역에 다양한 프로그램과 저렴한 창업공간을 마련할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처음 업무를 시작했을 당시 매출액이 8천만원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지금은 연간 5억 정도 돼요."

그가 창업을 성공한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창업 당시 다니던 회사에서 5년간 해오던 업종을 창업했고, 이전에 배운 컴퓨터 활용 능력으로 온라인을 통한 홍보와 마케팅을 한 덕분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내가 만약 냉난반기 용품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다면 창업을 하기 힘들었을 거에요. 더군다나 한 가정의 엄마로서 창업을 한다는 건 쉽지가 않죠. 막상 하려고 해도 잘 될 수 있을까, 자본은 어떻게 마련하지 등 취업보다는 창업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망설이게 되지요. 나도 많은 고민을 했지만, 이전 회사에서 쌓아온 기술로 용기를 내 창업하는 데 어려움이 덜했어요."


에스테딕 유니 부평점 1호를 운영하는 최순옥 원장

에스테딕 유니 부평점 1호 최순옥 원장

또 다른 주부 창업자인 에스테딕 유니 부평점 1호를 운영하고 있는 최순옥 원장(47). 그는 결혼 후 둘째 아이를 낳고는 줄곧 주부로 살았다. 최 원장은 자식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무료하고 답답하게 느껴져 "뭐라도 하겠다"며 동네 친구와 함께 이것저것 배우러 다녔다.

"남편은 회사를 가고 아이들이 중·고생이 되고 나니까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점점 삶이 무료해지기 시작해 나를 위해 뭔가 해보자고 마음을 먹고 이것저것 배우러 다녔죠. 인천여성문화회관에서 취미로 피부관리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경력단절 여성으로서 일자리를 얻는다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처음 재취업을 하려고 나왔을 때, '내가 이렇게 세상물정을 모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겁도 났어요."

그가 무턱대고 큰 자본이 들어가는 창업을 하는 건 위험도가 높아 고민하던 중, 지인을 통해 '에스테딕 유니'를 만났다. 창업 시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고도 위탁경영식으로 가게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처음 최 원장이 창업한 비용은 6천만원이었다. 초창기에는 자금여력이 없어 많이 고민했지만, 일부 투자로 월급제 운영이 가능해 도전했다고 한다.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창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더라고요. 다른 지역에 에스테딕을 찾아가 운영방법도 살펴보고, 요즘에는 관련 학과에 진학해 다니고 있기도 해요. 시작은 어리숙했지만 찾으려고 하다 보니 다 방법이 생기더라고요. 내 일을 갖고 나니까 삶의 활력도 되고 자신감도 생기고, 다른 곳과 차별된 가게운영을 위해서 개인 체질분석을 통해 경락마사지를 하는 홀리스틱 경락을 배우려고 해요."

그는 "가정생활만 하다가 사회생활을 한다는 게 매우 두려웠지만 도전하고 배우다 보니 삶의 활력소를 찾게 됐다"면서 "이젠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창업을 한 후에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면서 자신의 성격도 좀더 활발해지고 자식들과 의사소통도 원활해져 가족관계가 더욱 끈끈해졌다는 최 원장. 1일 평균 10~15명의 고객을 대하며 가정과 일,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창업을 위해선 먼저 충분한 경험을 쌓아야

"전업주부들이 가정의 경제적 위기를 대비해 창업이나 취업을 꿈꾸지만 막상 경제시장에 나오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합니다. 평소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 창업을 하고자 하는 분야에 경험을 미리 쌓아두어야만 성공적인 창업을 이룰 수 있습니다."

김태경 (재)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인천여성취업센터)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가정에만 충실하던 주부 대부분은 경제적 여건이 어렵거나 자식들 성장 뒤 또 다시 경제활동을 하려고 취업에 발을 들여놓는다. 하지만 막상 진입을 하려면 업무능력과 정보 부족, 나이 등으로 재진입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창업으로 눈을 돌린다.

"막연한 생각으로 취업시장에 진입하려고 했다가 취업이 어렵다 보니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여성들이 많아요. 본인이 음식 하나는 잘 만들 수 있다고 여겨 무턱대고 음식 관련 창업을 시작하려는 주부들이 있지만,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에요. 창업은 단순히 음식만 해주는 게 아니라 경영을 해야 하는데, 이것저것 고려하지 않고 뛰어든다면 낭패보기 십상이지요."

김 사무국장은 창업 전 반드시 예행연습과 기술쌓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야만 최대한 위험부담을 줄이고 무난하게 그 업종에 입성해 성공창업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몇 년간 가정에만 충실하던 주부들이 어느 날 갑자기 경제활동을 하려면 창업비용도 비용이고 아이들 뒷바라지, 업종선정, 입지 등 고려해야 할 문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면서 "충분한 고민과 경험을 쌓은 뒤 창업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창업을 한 뒤 성공한 여성들은 대부분 40대라고 한다. 20대 젊은 여성들은 경험이 부족해 실패할 가능성이 높고, 30대는 경력단절 여성이 많아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40대 창업여성의 경우 창업을 원하는 분야의 적당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 성공률이 높다고 한다.

김 사무국장은 "노동력만 제공하는 취업과 달리 창업을 원하는 주부들이라면 반드시 그 분야에 경험을 쌓고, 많은 지식을 습득하고 있어야만 성공률이 높다"면서 "특히 자본금에 대한 고민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대자본이 아니더라도 소자본으로 스스로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미리 준비하는 게 성공창업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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