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참여가 바탕인 '시네마프랑스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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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참여가 바탕인 '시네마프랑스인천'
  • 김종서
  • 승인 2011.10.3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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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김종서 / 인천프랑스문화원 원장·인천대 불문과 겸임교수


복합장르 영화제, 시네마프랑스인천

 

20세기 문화는 '영상문화 발전'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 문화 중심에는 영화가 있다. 우리나라에 프랑스 문화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게 있다면 단연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현 40~50대 영화를 좋아하던 사람들이라면 경복궁 옆길 구 프랑스문화원에서의 추억들을 갖고 있을 터이다. 또한 현 유명 영화감독들도 당시 프랑스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얻은 세대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다양한 한국영화가 프랑스에 소개되면서 오히려 한국영화를 좋아하는 프랑스마니아 층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영향이 한류의 시초이지 아닐까 싶다. 주한 프랑스문화원에서도 문화행사 지원 중에 영화제(부산국제영화제, 전주영화제 등) 참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천에서도 규모는 작지만 '시네마프랑인천'이라는 정기 행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영화제는 분기마다 준비되며 2007년 12월 제1회를 시작으로 2011년 현재까지 15회가 진행되었다. 이 행사의 목적은 영화를 매개로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더 나아가 국제교류 장을 마련하고자 만든 복합문화형태의 문화제이다. 다시 말해 단순히 프랑스(불어권) 영화만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영화와 함께 다양한 형태의 문화를 제공함으로써 영화관이 상영관으로서 역할뿐만 아니라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형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장르의 경계 허물기는 20세기 후반 새로운 문화형태로 시도되어 21세기에 들어와서는 이미 보편화하였다.

 

시네마프랑스인천, 다양하고 풍부한 문화프로그램

 

1회부터 15회까지 진행되었던 문화프로그램을 살펴보면 프랑스 음식, 공연, 지역탐방, 와인강좌, 전시, 환경, 다문화 등 다채롭다. 각각의 행사는 한 가지 이상 테마를 중심으로 영화와 문화프로그램이 함께 구성된다.


몇 가지 예를 소개하자면 2008년 제3회 행사에서는 영화 상영 후 상영관에서 프랑스의 젊은 클래식기타리스트 티보 꼬뱅이 직접 연주를 함으로써 상영관이 훌륭한 공연장이 되었다. 2009년 제7회에서는 '지구의 환경과 에너지'라는 주제로 황제펭귄 삶의 여정을 다룬 다큐영화인 <펭귄-위대한 모험>과 지구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다룬 얀 아르튀스-베르트랑의 <HOME> 영화상영과 함께 얀 아르튀스-베르트랑의 항공사진을 상영관 로비에 전시하였다. 또한 영화감상 후 <지구의 온난화! 우리의 선택은? >이라는 주제로 인천환경운동연합 전문가가 직접 강연을 하였다. 이는 프랑스의 영화와 전시를 통해 우리의 현실적 문제를 자연스럽게 다가가게 하기 위함이다. 2010년 3월 제9회에서는 '프랑스다문화'란 주제를 통해 현 유럽의 다문화와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을 희극적으로 다룬 <웰컴>의 영화상영과 벨기에 대사관 후원으로 벨기에 스토리텔러가 직접 와서 벨기에 구전동화들을 공연하였다. 프랑스대사관과 파리시 후원으로 전 세계에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파리의 모습을 다룬 <파리 라 메티스>사진전도 마련하였다. 타 민족과 함께 살아가야 할 우리의 현실과 우리 내부의 인종주의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을 고취시켜 향후 우리가 지향해야 할 문화 다양함의 공존과 차이에 대한 존중을 위해 마련되었다.

 

시네마프랑스인천에서는 매년 가을 프랑스 문화를 즐기고자 하는 시민들을 위해 '프랑스 문화의 밤'을 마련한다. 이 행사에서는 인천지역 어린이·청소년과 부모들이 함께 샹송과 시의 무대를 준비한다. 

 

시네마프랑스인천, 가장 큰 특징은 영화제를 만들어 가는 구성원

 

지역 미디어 영상문화 교육을 선도하는 주안영상미디어센터(CAMF), 온라인 글로벌 커뮤니티 개발과 문화포털 사이트를 운영하는 ㈜펜타코드, 인천알리앙스프랑세즈-인천프랑스문화원이 공동으로 영화제를 기획한다. 주안영상미디어센터에서는 상영관과 영화프로그램에 필요한 예산을 담당하고 있으며 인천프랑스문화원에서는 프랑스대사관과 한국알리앙스프랑세즈를 통해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의 기획과 운영을 하고 있다. 펜타코드에서는 시네마프랑스인천 사이트와 디자인 및 온라인에 관련된 모든 프로그램들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세 기관의 공동 역할과 분담은 각 기관이 갖고 있는 고유의 특징과 역량들이 함께 어우러져 '시네마프랑스인천'이라는 영화제가 15회까지 이끌어 올 수 있는 밑바탕으로 작용하였다. 또한 영화제 성공을 위해 지역에서는 인천시 남구와 남구학산문화원, 영화공간주안이 후원하고 있다. 국제문화교류를 위해서는 주한프랑스대사관, 주한프랑스문화원, 한국알리앙스프랑세즈가 적극적으로 후원을 하고 있다.

 

시네마프랑스인천의 성공 원천은 자원봉사들이다. 각 기관 담당자들 이외에 지역대학생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7~8명)은 영화제 기획부터 당일 행사의 일정을 함께 연구하고 참여하여 영화제를 찾아온 시민들을 위해 봉사한다. 이러한 젊은 문화인력은 현재까지 30여명이 거쳐갔으며 향후 인천지역 미래를 선도할 미래의 자원이다. 이들의 문화활동으로 시네마프랑스인천은 저예산을 통해 큰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시네마프랑스인천,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이루어진다

 

시네마프랑스인천은 비영리행사이며 기본적으로 행사는 무료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시네마프랑스인천은 각 기관의 준비된 예산과 인력을 통해 진행되며 영상문화발전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시민들에게도 몇 가지 노력이 요구된다. 영화제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온라인(cinefi.kr) 회원제로 이루어지고 있다. 예약은 원칙적으로 온라인을 통해 할 수 있으며 각각의 행사는 1인이 1인을 위해서만 할 수 있다. 또한 예약 후 사전 공지 없이 불참 시에는 다음 행사에 참여할 수 없다. 시민들에 대한 이러한 최소한의 문화질서 요구는 문턱 없는 문화체험과 올바른 문화교육을 함께 실현시키고자 함이다. 따라서 시네마프랑스인천 행사에는 초청장이나 특권인을 위한 자리가 없다. 누구나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누구에게나 균등한 기회와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15회를 지나면서 시민 대부분은 이러한 시네마프랑스인천의 노력과 목표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시네마프랑스인천, 새로운 문화형태 조직의 비전과 방향 제시

 

지역사회 기업, 지역 문화기관, 지역 해외문화원이 공동 목표를 위해 서로 갖고 있는 역량과 네트워크를 통해 각각의 프로그램들을 기획함으로써 단일의 역량을 넘어서는 풍성한 효과를 만들어갈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역의 학교, 공공기관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으며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 또한 기대할 수 있다. 시네마프랑스인천은 다양한 영화제의 일부분이기를 바란다. 향후 시네마재팬인천, 시네마차이나인천, 시네마인도인천 등 다양한 영화제가 생겨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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