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큰한 고추장 추어탕 … "맛이 그만"
상태바
얼큰한 고추장 추어탕 … "맛이 그만"
  • 유수경 객원기자
  • 승인 2012.05.03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맛집 멋집] 연락골을 추어마을로 만든 '처가집 추어탕'
추어탕은 우거지와 들깨가루를 넣어 고소하다. 그 맛이 보편적이다. 미꾸라지 특유의 비린내와 흙냄새를 없애기 위해 각종 양념이 많이 들어가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보통의 추어탕과는 달리 고추장을 넣은 얼큰한 추어탕으로 손님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는 마을이 있다. 그곳은 바로 남동구 운연동 '연락골 추어마을'이다.
[
'추어마을'은 1990년대에 식당 세 곳이 영업을 시작하면서 유래했다. 직접 농사를 짓던 논에 미꾸라지가 많아 마을사람들이 모여 끓여 먹던 게 다른 동네까지 소문이 나면서 식당이 생기기 시작했다. 워낙 친했던 동네 사람들이다보니 경쟁을 하기보단 서로 도우며 상생의 길을 걷게 되었다. 지금도 가게가 한가한 오후 3시가 되면 상인번영회 회원들이 다 같이 모여 즐거운 점심식사를 한다.

세 곳으로 시작한 연락골에는 현재 10여 개 추어탕 집이 모여 있다. 점심시간이면 주차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모두 인기가 많다. 근처 인천대공원으로 나들이하기 좋은 봄이나 보양식을 찾는 여름에는 오후 서너시에도 손님이 가득하다.
'처가집 추어탕'을 경영하고 있는 상인번영회장 최금애 사장은 백령도에서 이 마을로 시집을 와 남편과 일찍 사별하고 추어탕을 팔아 3남매를 키우고 공부시켰다. 고사리 손으로 엄마 일을 돕던 막내딸은 결혼 후에도 묵묵하고 든든하게 엄마 곁을 지키며 처가집 추어탕의 맛을 전수받고 있다.
얼큰한 고추장 추어탕이 이처럼 입소문이 난 이유는 첫째도 둘째도 맛이다. 지금도 싱싱한 미꾸라지를 가마솥에 삶아 기계가 아닌 체를 이용해 으깬다. 고추장도 직접 담가서 쓴다. 친정인 백령도에서 재배한 것만을 선별해 봄과 가을에 해마다 2번씩 고추장을 담근다. 밑반찬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신선한 재철 재료에 값비싼 양념을 아낌없이 넣어 만들다.

이 뿐만 아니다. 추어탕이 끓는 동안 기다리는 손님들을 위해 '애피타이저'로 찐빵을 내놓는다. 이 역시 최 사장이 직접 만드는 것이다. 최 사장은 매일 300여 개의 찐빵을 손으로 직접 빚는다. 반죽은 기계가 한다고 해도 그 많은 양을 만들려면 밀가루를 옮기는 것만으로도 큰일이다. 찐빵은 주 메뉴도 아니고 또 손이 많이 가고 힘든 일이라서 주변에서는 찐빵 전문점에서 사서 서비스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최 사장은 앞으로도 직접 만들겠다고 한다.
 
"그동안 쭉 해 오던 걸 어떻게 바꿔요. 손님들이 맛있다고 하시면서 다시 찾아오시는데, 이제 와서 힘들다고 돈 좀 벌었다고 나 편한 것만 생각해서야 쓰겠어요? 힘이 들긴 하는데 대신 이젠 익숙해져서 손이 빨라졌어요. 한두 시간이면 만들 수 있어요."

처가집 추어탕은 후식도 남다르다. 여느 식당처럼 커피도 마실 수 있고, 편의점에나 있음직한 아이스크림용 냉장고에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종류별로 가득하다.

배주혜 부사장은 "원래는 커피를 못 마시는 아이들을 위해서 가져다 놓았는데요, 어른들도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종류를 많이 늘렸어요. 얼큰한 거 먹고 나면 시원하고 달달한 게 당기잖아요."라고 말했다.
 
연락골 고추장 추어탕은 1인 뚝배기로 나오는 게 아니라 전골 형태다. 2인분 소자는 2만원, 3인분 중자는 2만8천원, 4인분 대자는 3만5천원이다. 추어튀김은 소자 만원, 중자 1만5원이다.
 
 
* 연락골 추어마을 찾아가는 길 : 인천대공원 후문에서 수원방향으로 1Km 쯤 직진
대중교통 - 시내버스 22번 운연동 하차
* 처가집 추어탕 : ☏466-6046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