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통합형 '다문화 대안학교'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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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첫 통합형 '다문화 대안학교' 생겨
  • 송은숙
  • 승인 2012.10.0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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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에 '인천한누리학교' 내년 3월 개교

취재:송은숙 기자

다문화 학생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초·중·고 통합 기숙형 공립 다문화 대안학교가 문을 연다. 바로 내년 3월 남동구 논현동에 들어서는 '인천한누리학교'이다.

인천한누리학교에서는 일반 학교와 같은 정규 교육과정을 50%로 줄이는 대신 한국어와 한국문화, 기초학습 신장 등 다문화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에 나머지 수업시간을 활용하게 된다.

학급 수는 학년당 1학급으로 초등 6학급과 중등 3학급, 고등 3학급이다. 이와 함께 적응장애가 심한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초등·중등 디딤돌 2학급을 포함해 14학급이다. 학생 수는 학급당 15명 정원, 모두 210명 규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12월부터 모집공고를 내고 내년 1월부터는 접수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한누리학교에 다니다 적응이 되면 일반 학교로 옮길 수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 7월 시교육청이 주최한 '다문화가정 학생 이중언어 캠프'에 참가한 다문화 학생들.

국비를 들여 개교하는 이 학교에는 인천지역뿐 아니라 전국 중도입국을 포함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다닐 수 있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기숙사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인천시에서 23억7천만원을 지원해 기숙사도 함께 짓는 중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달 17일 발표한 '2012 다문화가정 학생 현황'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다문화가정 학생이 올해 처음으로 5만명을 넘어서 6년 사이에 5배 급증한 가운데, 인천에서도 다문화가정 초·중·고 학생 수가 매년 30% 이상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4월 기준으로 인천 지역 다문화가정 초·중·고 학생은 2,468명이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이 1,824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생 474명, 고등학생 170명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파악되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하면 실제로는 이보다 더 수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출생과 중도입국을 포함한 국제결혼가정의 자녀 수가 2,328명, 외국인근로자가정 자녀는 140명이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530명으로 21.47%를 차지했고 일본 522명, 조선족 415명, 필리핀 298명, 베트남 189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사진은 연수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실시한 '다문화가정을 위한 모자미술 상담교실' 프로그램이다.그렇다면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학교에서 잘 적응하고 있을까. 언어와 문화의 차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거나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보고가 많다.

특히 다문화가정 자녀 중에서도 외국에서 태어나 우리나라에 온 '중도입국' 자녀들의 경우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학업을 중단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현재 인천에는 다문화 학생들의 학교 적응을 돕는 '예비학교'가 2곳 있다. 2010년부터 한국어학당을 운영해 온 가좌고등학교(☎720-0690)와 올해부터 예비학교 과정이 생긴 당산초등학교(☎515-6873)이다. 이 예비학교는 전국적으로는 26곳 있지만 수용 가능한 인원은 턱없이 적다.

또한 다문화 대안학교도 공교육보다는 기업이나 종교단체가 후원하는 민간 주도형이 대부분이고, 공립은 서울과 충북 제천의 '다솜학교' 등 몇 곳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 최초로 초·중·고 통합형이면서 기숙형 공립 대안학교로 '인천한누리학교'가 들어선다. 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다문화 자녀들의 우리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성장하도록 공교육에서의 체계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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