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의 '굴포천'
상태바
한 겨울의 '굴포천'
  • 김청규
  • 승인 2013.01.20 17: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김청규 / 전 인천부마초등학교장
DSC00817.JPG
 
은퇴 후,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철철 차고 넘치는 시간을 어떻게 하면 즐겁게 보낼 수 있나?’였습니다. ‘시간’은 흐르는 물처럼 한번 지나가면 되돌아오지 않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임에도 갑자기 심신이 너무 자유스롭다 보니 이를 주체할 길이 없습니다.‘노후 행복은 잘 나가던 현직시절에 투자한 것에 비례 한다’는 퇴임선배들의 충고가 뒤늦게 회한으로 다가옵니다.
시간을 소진하기 위해 현직시절 가까이 지내던 은퇴 선배들과 어울려 인천의 진산인 계양산 산행에 동행한지도 어언 6년째 접어듭니다. 올 초부터는 회비 수납 및 산행일정을 알려주는 총무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올 겨울은 예년에 비해 유난히 춥기도 하고 눈도 자주 내려 1주일에 한번 계양산 둘레길 산행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계양산 둘레길이 해빙될 때까지 부평 '굴포천 걷기'를 제안했습니다.
굴포천은 조선조에 하남지방에서 수납된 곡물을 임금이 계신 한양으로 안전하게 운반하기 위해 한강과 서해 뱃길을 뚫기 위해 파놓은 우리나라 최초의 토건사업으로 생긴 수로입니다. 비록  ‘원퉁이 고개’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선조들의 땀과 혼이 절절이 녹아 있는 역사의 현장입니다.
60년대 이후 부평 도심권의 확장으로 ‘삭은다리’가 콘크리트 다리로 대체되면서 게, 가재가 서식하던 1급수 굴포천은 넘쳐나는 생활용수로 한동안 구민들로부터 버림받는 처지가 되었지만 부평 삼산벌에 아파트단지가 조성되면서 새롭게 생태하천으로 태어났습니다.
金師會員들이 오전 10시 지난 해 10월 연장 개통된 7호선 부평구청역에서 승차하여 심산체육관역에서 내렸습니다. 5번 출구를 통해 지상으로 나오니 부천영상단지내 한국만화박물관과 상동호수공원이 한 눈에 들어 옵니다.  
호수 공원을 한 바퀴 돌아 야인시대 캠핑장을 거쳐 아인스월드 뒷길을 통해 굴포천으로 들어섰습니다. 음지 길은 며칠 전 새벽녘에 뿌린 눈이 녹지 않아 아직은 무척 조심스럽습니다. 그래도 계양산 산행보다는 훨씬 수월합니다.
굴포천변에는 부평역사박물관, 굴포누리 기후체험관을 비롯해서, 시냇물 공원을 비롯한 야외공원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또한 인천여성회관, 삼산경찰서, 부평노인복지관과 민방위교육관이 들어있는 복합건물  그리고 초?중등학교 등 공공건물들이 적지 않게 있습니다.
한국만화박물관에서는‘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특별 전시전이 한창입니다.   부평역사박물관에서는 '민화, 대중의 자유스러움과 해학의 노래' 라는 주제의 양현식 작가 초대전이 개최 중입니다. 굴포누리 기후체험관은 지구온난화현상으로 시들어가는 지구를 되살리기 위한 현장체험 학습장이 있습니다.
또한 부평여성회관 부근 먹자골목에는 다양한 먹거리 음식점도 참 많습니다.
이처럼 굴포천은 건강지킴이를 위한 웰빙코스는 물론 부평의 역사와 자취를 엿볼 수 있는 문화공간과 또한 다양한 먹거리 풍부하니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삼조의 명승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굴포천을 가까이 끼고 잇는 이 사람은 너무나 흐뭇하고 행복합니다. 다음 주에도 회원들과 더불어 디-카 들고 와서 또 걸어볼 생각입니다.
 
DSC00815.JPG
DSC09454.JPG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