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도시와 인천상륙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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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도시와 인천상륙작전
  • 윤현위
  • 승인 2013.02.22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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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윤현위/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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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기념공원이라....... 2013년 1월 22일자 한겨레신문에 보도된 내용이다. 인천에 인천상륙작전기념공원을 조성하는 내용을 비판하는 기사를 싣고 있다. 인천상륙작전기념공원의 내용에 대해서 궁금해졌다. 공원이 건립이 추진될 예상지역은 인천시 중구 월미도에 갑문지구매립지(중구 북성동 산2-10)이다.
이 매립지의 면적은 1만9882㎡이다. 갑문매립지라는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인천항만공사의 관할에 있다. 시는 2007년에 항만공사와 이 지역에 아쿠아리움을 포함한 해양과학관을 설립할 계획을 수립했었으나 무산됐다. 그 이후에 상륙작전기념공원으로 변경됐다가 송영길시장의 취임 이후에 계획이 백지화됐다가 최근에 다시 논의되고 있는 모양이다.
1998년에 개봉되어 큰 사랑을 받았던 라이언일병구하기를 기억하시는지? 실제 영화가 만들어진 지역은 스코틀랜드의 어느 해안지역이었지만 노르망디상륙작전은 2차대전 서유럽전선 전투에서 큰 전환점이 된 지역이라는 점에서 지금도 많은 이들이 찾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인천상륙작전도 이와 마찬가지의 의의를 갖고 이 작전의 배경이 된 월미도를 위시한 중구일대는 이를 활용한 장소만들기를 고려해 볼만한다.
그러나 세계 2차대전은 끝난 전쟁이고, 종전과 휴전의 개념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의 경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생각된다. 더군다나 인천에는 그간 6.25와 관련된 시설물들이 많이 건립되어 있지 않은가? 안보와 반공이 국시이던 시절에 만들어진 기념관과 시설물들이다. 물론 역사적 사실 자체는 기록하고 보전해야한다. 전쟁의 흔적은 우리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전해주고 교훈이 되도록 해야한다. 상륙작전에 관련된 시설들은 부족한가? 오랜만에 인천상륙작전기념에 가봤다.
인천상륙적전기념관은 1984년에 건립됐다. 다양한 전시실과 무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설계는 당시 이름 높았던 건축가 김수근이 맡았다. 규모와 시설도 그렇지만 설계자가 김수근이라는 점에서 당시 정부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건축에 조금만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건축가 김수근이 생전에 설계한 작품들을 한번 살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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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기념관 전경(필자 직접촬영)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그 규모가 작지 않다. 지금도 많은 학생들과 관광객이 들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배가 닿은 지역은 어디였을까? 보전되고 있을까? 월미도와 북성포구에 기념비가 설치되어 있다. 북성포구는 아니더라도 월미도에 있는 상륙작전기념비는 아마도 많은 분들이 보셨을 것이다. 상륙이 이루어진 잘 알려지지 않은 지점이 하나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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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현5동에 있는 인천상륙작전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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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현5동에 있는 인천상륙작전지점 기념비
 
인천상륙작전 당시 UN군은 세 지점에 배가 정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용현5동 수협 앞에 그 지점이 있다. 이 주변 지역이 당시에는 모두 바다였다는 것을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이 지점은 2001년도만 하더라도 안내문이나 보호시설이 갖추어있지 않아서 이 기념비석 주변에 쓰레기봉투가 쌓여있던 적도 있었다. 현재는 기념시설로 표시되어 있어서 관심있는 사람들은 그 내용을 알 수 있고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른 이야기를 잠깐 하나하자. 인천에 살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인천 그리고 인천상륙작전에 대해서 물어보고 떠오르는 조형물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사람들은 뭐라고 답할까? 실제 설문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맥아더장군동상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꽤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형조형물의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철거논란이 있었던 2002년의 상황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장수를 꼭 동상으로 만들어야하냐는 오래된 이야기를 꺼내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맥아더장군동상 일대의 자유공원도 자유공원이라는 공간자체와 인천상륙작전과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그 상징성은 작다고 할 수 없다.
내가 다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상륙작전에 관련된 시설물이나 흔적들은 인천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단순히 수변공간을 활용하는 차원에서 이름만 사용한다면 400억정도의 예산이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 판단된다. 전승은 오래전부터 기념해왔고, 월미도에 이 공원을 만들지 않는다고 해서 전승기념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남침한 북한군을 물리친 것만 기억해야할까?
인천은 그간 평화도시를 구현하기 위해서 그간 학술적 용역을 지원해왔고, 실제 평화도시에 맞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안다. 직접 구현되지는 않았지만 서해5도를 중심으로 서해안해양평화공원을 조성하려는 계획, 교동에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북한과 연결되는 다리를 만들어서 인천지역이 남북교류의 장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들을 시도한바 있다.
특정 정치인이나 유력인사의 역량으로 국비로 지원할 것이니 인천재정과 무관할 수 있다고 이야기의 흐름을 다른 방향으로 돌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꼭 돈의 문제만은 아니다. 장소가 만들어지는건 단순하게 설계를 하고 시공을 하는 문제만이 남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 의미에 있다. 인천은 연평포격사건과 천안함사태를 비롯해서 민감한 사건들의 배경이 되어왔고 현재 북핵문제 때문에 한반도정세가 심상치 않다. 그럼에도 나아가야할 방향은 평화도시의 구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돈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서울시립대의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기 위해서 사용된 예산은 180억이다. 어느 학교가 더 큰가? 어느게 더 급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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