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의 그 많던 기관과 학교들은 어디로 간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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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의 그 많던 기관과 학교들은 어디로 간걸까?
  • 윤현위
  • 승인 2013.03.26 11:3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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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는 인천]⑤ 윤현위/건국대학교 지리학과 강사
지도로 보는 인천.png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동인천역 일대 구도심 쇠퇴에 관한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었다. 사실 동인천을 위시한 구도심의 쇠퇴는 최근에 일이 아니다. 인천에 동네가 없던 곳들이 개발되면서 중구는 서서히 쇠퇴하기 시작했다.

 인천에 오래 살았던 사람들, 혹은 오래된 인천에 살았던 사람들이 보통 시내라고 불렀던 곳은 어디가 있을까? 아마도 동인천이 아닐까? 동인천의 공간적 범위를 동인천역 광장이나 동인천역 역세권에 한정에서 말하는 사람은 드물 곳이다. 동인천은 인천의 도심이었으니까. 학생들은 아침에 등교를 하러 몰렸을 것이고 대한서림에서 책을 사봤을 것이다. 뮤직비디오를 틀어주던 ‘심지’를 가는 사람도 있었고 자유공원에 롤러스케이트장이 있던 시절 London Boys의 Harlem Desire가 울려퍼지는 롤러장으로 놀러가던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애관극장만 남아있지만 동인천일대에는 배다리까지 꽤 많은 극장들이 있었다. 지금은 모두 옛날 이야기이다.

  1985년 시청이 이전하면서 서서히 동인천도 저물어갔다. 1999년도에 동인천 인현동호프 화재사건이 터지고 같은 해에 인천지하철 1호선이 개통됐다. 인구는 더 이상 유입되지 않았고 학교와 주요 시설물은 새롭게 개발된 남동구와 연수구로 이전하면서 새롭게 단장하기 시작했다. 그 후에도 10년이란 시간이 더 지났다. 더 이상 이제 동인천에 가지 않아도 된다. 이제 핸드폰으로 뮤직비디오를 볼 수 있고, 서울에만 있던 교보문고가 인천에도 있다. CGV도 이제 동네마다 있다.

  인천은 도시재생사업이라는 용어를 가장 먼저 가지고 온 지방정부였다. 구도심을 재생(Regeneration)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논의와 연구가 진행됐지만 아직은 지지부진하다. 자유공원에 불필요한 시설들만 조금 더 늘어났을 뿐이다. 아! 그렇다고 월미은하레일을 잊는다면 대단히 곤란하다. 아무튼 동인천에 많던 학교들과 기관들은 다 어디로 간걸까?

  인현극장은 요양원으로 바뀐지 오래고, 애관극장도 이제는 30대 중반 이상만 안다. 짝퉁 나이키를 사러 양키시장에 가는 중학생들은 아마도 이제 없을 것이다. 요즘 대한서림 1~2층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렌차이즈 제과점에 자리를 내줬다. 동인천, 구도심은 그렇게 됐다.

  이제 중구와 남구를 중심으로 주요 시설물이 이전한 내용들을 살펴보려고 한다. <표1>은 2025년 인천도시기본계획에 있는 내용을 다소 수정한 것이다. 이전한 기관들을 보면 굵직굵직해 보이는 것들이 많다. 학교들이 우선 눈에 띈다. 동인천에 학교가 많았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동인천이 아름다웠던 시절 어쩜 그건 당시 흰색 하복을 입은 인천여고, 인일여고 누님들의 덕이 아니었을까 싶다.
 
표1.JPG
 
 
  인천시청은 원래 지금의 중구청이었다. 더 예전에는 일제가 사용하던 인천부청이었고 이를 계속 사용해오다가 구월동으로 이전한 것이다. 굳이 다핵심이론의 헤리스-울만 거론하지 않더라도 전술한 바와 같이 구도심의 쇠퇴는 이 때부터라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동인천고등학교는 지금의 인화여고 옆에 있었다. 공립학교와 사립학교과 같은 울타리에 있었던 시절이었다. 경인교대는 지금의 남구청 자리에 있었다. 원래 남구청 자리는 예전에 시민회관이 있었던 곳의 뒤편, 주안감리교회쪽으로 올라가는 부근에 있었다고 생각하면 쉽다.

  다만 한 가지 경인교대는 원래 인천교대였는데 그 이름을 지켜내지 못한 것이 다소 아쉽다. 물론 인천교대는 인천과 경기도의 선생님을 같이 육성하는 곳이기에 인천교대라고만 하면 경기도 입장에서는 불만일 수도 있다. 허나 다른 교대들을 보라 모두 도시이름을 쓴다. 그렇다고 공주, 전주, 춘천에서 근무할 선생님만을 양성하지는 않는다. 경인교대라고 그 이름에 경기도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와서 아무튼 지금의 남구청에 있던 경인교대가 지금의 계산동으로 이사가서 현재의 모습으로 정리가 된 것이다. 연수동의 인천여고는 지금 동인천동 사무소 자리이다. 대한서림을 지나 자유공원쪽으로 올라다가보면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이라고 있다. 거기가 예전에 축현초등학교 자리이다. 답동성당가던 길에 박문초등학교는 이전했지만 교사의 모습은 보전하고 있다. 지금은 교구청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천시외버스터미널은 용현2동에 있었다. 제1경인고속도로 끝나는 지점에서 용현동쪽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대우아파트 자리라고 보면 된다. 대우아파트 모퉁이를 보면 터미널모텔이라고 나오는데 이게 유일한 흔적인지도 모르겠다. 태화여객차고지도 있다. 지금도 안산, 수원 등지의 버스들은 여기가 종점이다. 자유공원에서 인천항을 바라보고 있으면 바다를 흉물스럽게 가리고 있는 하버파크호텔은 원래 인천지방경찰청이었다. 지금은 구월동으로 이전해서 시티은행과 마주보고 있다. 하버파크호텔의 이름은 두고두고 아쉽다. 호텔 제물포라고 하면 촌스러웠을까?

  이제 기상대와 제물포고등학교 정도만 이전하면 아마 관이 이전시킬 수 있는 모든 시설은 다 이전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이 지역에서 뭘 이전할까가 아니라 이제는 무엇을 넣을까를 고민해야한다. 더 이상 동인천이 그리고 중구가 무너지면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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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mi 2014-06-22 12:55:04
제가 인천여고를 97년에 졸업을 했는데 그 이후로 연수동으로 이사갔어요. 학교가 이전한 년도수가 잘못됬네요.

sallyreckert 2013-03-27 12:31:41
동인천 & 중구가 무너지면 안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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