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춰있는 '배다리 마을'
상태바
시간이 멈춰있는 '배다리 마을'
  • 최미현 대학생기자단
  • 승인 2013.09.04 1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옛 정취와 함께 아쉬움, 쓸쓸함이 묻어나는 곳
1 (6).png
- 배다리 마을의 벽화 '창영동 할매 이야기' -
 
 
동인천역과 도원역 사이, 시간이 멈춰있는 곳이 있다. 사진 찍기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출사지의 명소, 바로 '배다리 마을'이다.
배다리마을은 동구 금창동 일대를 말한다. 지금은 그 모습을 볼 수 없지만 예전에는 실제로 배가 들어왔다 하여 '배다리골' 또는 '배다리마을'이라고 불려왔다. 
 배다리마을의 역사는 19세기부터 시작된다. 1899년 인천에 한국 최초 철도인 경인선이 개통되고 한국전쟁 후에는 고향을 잃은 피란민들이 모여 시장, 공장, 학교 등이 생기면서 하나의 마을이 형성이 되었다. 그곳에 수문통 갯골과 이어지는 큰 개울이 있었는데 작은 배들이 철교 아래까지 드나들었다 하여 마을의 이름을 '배다리 마을'이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1 (5).png
 
- '철길 어울림 갤러리'와 벽화들 -
 

 
1호선 도원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철길 어울림 갤러리'를 따라 산책하듯이 걷다보면 어느 순간 다양한 벽화들을 마주칠 수 있다.
  
1 (4).png
- 창영초등학교 학교 담벼락 -
 
 
배다리 마을에는 인천 최초의 공립학교이자 처음 3.1운동이 시작된 창영초등학교가 있다.
인천 근대 역사의 중심지였던 이곳과 알록달록한 벽화와 아이들의 순수한 그림이 담겨져 있는 학교 담벼락과의 조화가 멋스럽다.
 
  
1 (3).png
- 스페이스 빔의 깡통로봇(좌)과 배다리 역사문화마을 안내판 -
 
 
이와 반대 방향으로 걷다보면 '배다리마을' 안내판과 명물로 알려진 '스페이스 빔'의 깡통로봇을 발견하게 된다. 거대한 '스페이스 빔'의 깡통로봇은 배다리 벽화마을의 초입에서 마치 장승처럼 마을을 지켜주는 느낌을 준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꼭 어서 오라는 듯이 인사하는 것 같다. 현재 '스페이스 빔'이 위치한 이곳은 1920년대 인천의 막걸리 '소성주'를 제조했던 옛 양조장 건물이다. 현재는 사진, 미술 갤러리로 바뀌어 지역아이들을 위한 미술 교실 등을 열고 있다. 무료로 개방된 이곳에서 재활용품을 활용한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1 (2).png
- 배다리마을의 헌책방 모습들 -
 
 
계속해서 길을 따라가면 헌 책방들을 볼 수 있다. 지금은 5, 6곳 정도만 남아있지만 6.25 전쟁 이후 폐허가 된 이곳에 무려 50여 곳의 헌 책방이 있었다고 한다. 많이 없어지기는 했지만 예전의 책방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몇몇 책방 덕분에 마치 시간이 멈춰있는 듯한 느낌과 옛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해준다. 그렇지만 이제는 셀 수 있을 정도로 줄어든 헌 책방들을 보며 왠지 모를 아쉬움과 쓸쓸함에 한 번 더 눈길을 주는 거리이기도 하다.
'토지'의 작가 고 박경리 선생의 유고 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를 통해 이곳이 삶의 무대였던 사실이 새로 밝혀지기도 하여, 배다리마을은 책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곳이 되었다.
  
 
1 (1).png
 
- 문화예술집답 '퍼포먼스 반지하'의 프로젝트 '기억과 새로움의 풍경' 벽화 -
 
 
도원역 방향으로 조금 더 걷다보면 낡은 건물들이 많은 우각로 마을에 들어선다. 2006년, 재개발로 인해 우각로 마을은 사라질 위기를 맞았지만 배다리 역사를 소중히 여긴 사람들은 반대했고 문화예술집단인 '퍼포먼스 반지하'와 함께 '기억과 새로움의 풍경'이란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재개발은 무산됐고, 지금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으로 걷기 좋은 길의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이 모든 것을 잘 표현해주는 벽화가 바로 위의 사진이다. 약간은 탁한 노란색의 배경에 쓰여진 간단한 글귀는 길 가던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의도한 것인지 우연하게 있는 것인지는 모르는 두 개의 의자 덕분에 그 분위기는 더욱 멋스러움을 풍긴다.
 
 
 
1.png
-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의 실내모습 -
 
 
이제 중구청쪽으로 나와 송현동으로 가면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이 있다. 지금은 사라진 송현동 일대의 달동네의 모습을 마치 영화나 드라마 세트장처럼 복원해 놓았다. 구멍가게나 이발소, 만화방, 일반 가정집과 공동화장실 등을 섬세하게 복원해놓아 잠시나마 달동네를 걷고 있는 듯하다. 옛날 교복 입기, 물지게 지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있어서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가족끼리 와도 좋다.
  
 
 
 빠르게 변화하고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정겨움과 옛 정취를 느낄 수 있고, 소소한 재미가 있는 '배다리마을' 당일치기 여행을 추천해 본다.
 
 
 
 빠르게 변화하고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정겨움과 옛 정취를 느낄 수 있고, 소소한 재미가 있는 '배다리마을' 당일치기 여행을 추천해 본다.
 
155555.png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