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패션, 이미지 노출... 그리고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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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패션, 이미지 노출... 그리고 소통
  • 대학생기자단 문화팀 - 김송회 고은지 이일두 황혜진 심상현
  • 승인 2013.09.04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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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페는 혼자만의 '작업'과 '해소'의 공간화
거리를 지나다보면 가장 많이 보이는 전경. 바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다. 매장에서 즐기거나,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다니며 마시는 사람들. 불과 몇 년 전까지 만해도 이런 모습들은 보기 쉽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커피 없는 하루를 상상하는 것 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커피는 우리의 삶속에 깊이 녹아들었다.
 
- 내 몸에 커피를 입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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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커피한잔을 들고 화보같은 이미지를 보여주는 한 연예인.
길거리에서 커피한잔을 들고 화보같은 이미지를 보여주는 한 연예인.
 
요즘은 길거리를 둘러보면 커피를 들고 돌아다니는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커피문화가 활발해지면서 매장 내에서 커피를 즐기는 것 뿐 아니라 테이크아웃으로 커피를 찾는 사람 또한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대학생층에서 그러한 모습이 강하게 형성되어있었다. 그들에게 커피란 무엇일까.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았다.
 
이준호(24)씨는 “여름철 더위도 피할 겸 다른 음료수에 비해 커피 하나 들고 다니면 분위기 있어보여서 외출 시 자주 사먹는 편이예요.” 라고 말한다. 김민희(22)씨는 “친구들하고 있을 때나 혼자 셀카 찍을 때 커피랑 함께 찍으면 감성적이고 고급스러워보여서 그럴 때 많이 이용하기도 해요.”라고 답변을 해주었다.
 
일부 연예인들이 길거리 패션이나 공항 패션 등에서 커피와 함께 트렌디한 패션 감각을 선보이면서 젊은 대학생층에게 이제 커피는 단순한 마시기 카페인문화가 아닌 패션코드와 이미지노출의 아이템으로써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에 커피업계에서는 유명연예인들을 통한 고급스러운 커피브랜드의 이미지를 계속 강화시키고, 커피용기도 신세대 취향에 맞도록 그 디자인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 커피는 소통, 빵은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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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에 진열 된 빵과 케이크 등의 음식. 요즘 카페에서는 커피와 함께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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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내부 벽에 걸려있는 독특한 디자인의 시계. 왠지 모를 여유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 식사 중에도 소통은 계속 된다
 
친구와 함께 카페를 찾은 대학생 박 모씨(22)은 이제 곧 저녁식사 시간임에도 커피와 빵을 주문한다. 매달 일정한 용돈을 받는 대학생의 입장에서 가격이 다소 비싸 보이긴 하지만 박양은 아낌없이 비용을 지불한다. “밥집은 밥을 빨리 먹고 허겁지겁 자리를 비워야 하는 반면, 카페는 배를 채우면서도 여유롭게 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돈이 아깝지 않은 것 같아요.”
이미 대부분의 카페에서는 커피와 함께 간단히 끼니를 때우는 사람을 위해 다양한 빵과 케이크를 제공해 오고 있다. 이렇게 카페는 소통의 공간인 동시에 사람의 생존에 필수적인, ‘식’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공간으로써 활용된다. 이러한 이유로 대학생들은 공간을 위한 카페, 공간을 위한 커피를 찾게 된다.
 
-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한 시간'
 
소통과 식사가 같은 시간에 공존하는 것은 현실 속 대학생의 치열한 세태를 반영한다. 숨 가쁜 일상 속에서 소통은 대학생들에게 일시적인 해방구가 되지만, 일분일초를 낭비하는 것이 두려운 대학생들에게 온전한 소통의 시간은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다음 스케줄까지 한 시간이 남아있다는 대학생 이 모양(23). “한 시간 동안 친구와 대화도 나누면서 식사도 가볍게 해결 할 수 있기 때문에 카페에 자주 오곤 합니다.”
 
미래에 대한 끊임없는 압박 속에서 시간적 ‘여유로움’의 죄책감을 줄여줄 수 있는 ‘카페’는 일상에 지친 대학생들에게 안식을 주는 유일한 장소임에 분명하다.
 
- 나 홀로 커피족(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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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인하대학교 근처 스타벅스에서 각자의 일에 집중한 사람들의 모습
 
과거의 카페는 ‘대화의 장’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서로 간의 많은 교류가 있는 공간이었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카페를 찾는 이용객들에게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인하대학교 후문 근처에 위치한 ‘스타벅스’에는 손님 중 대다수가 ‘혼자’였다. 제각기 커피 한 잔씩을 시켜놓고 자신들의 할 일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주로 하는 일들은 독서, 학습, 노트북사용, 여가 보내기다. 어떻게 보면 도서관을 방불케 한다. 최근 들어 ‘나 홀로 이용객’이 늘어나고 있는데 특히 대학가, 학원가, 도서관 근처의 매장엔 더욱 많다.
 
카페를 혼자 자주 이용하는 나해윤씨(24 인천대학교)는 “요즘 여러 소셜 네트워크나 메신저들로 인해서 혼자만의 생활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카페에 가서 생각 정리도 하고 책을 읽고, 공부도 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요. 그리고 혼자 자유롭게 남의 간섭 받지 않아서 좋아요,” 라고 말했다.
 
IT산업의 발전으로 대화의 감옥에 갇히고, 치열한 경쟁속 자기 발전을 하기 위해 공간이 필요한 대학생들에겐 카페는 대학생들의 혼자만의 ‘해소’ 공간으로서 역할을 한다.
 
- 카페, 커피가격에 대한 고찰
 
과거 커피가격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그래서 특정 브랜드커피를 마시는 여성들을 ‘된장녀’ 라 부르며 그들을 비하하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커피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요즘, 카페의 커피가격에 대한 인식 또한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한 대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대학생 편모씨는 “보통 커피가격이 4~5천원 하죠? 처음에는 비싸다고 생각되었는데, 커피가격에는 단순히 커피 값만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자리 값 까지 포함되어있다고 생각해요. 카페에 오면 3~4시간 있기 때문에 카페에 있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비싼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테이크아웃커피 가격으로 4~5천원은 비싸다고 생각해요.” 라는 의견을 보였으며 카페에 대다수의 학생들 역시 같은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는 카페를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대화를 할 수 있는 이야기 공간으로, 혼자서 작업을 하기 위한 작업 장소로서 바라보는 시각이 담겨있다. 커피를 마시는 것은 부차적인 이유가 된 것이다. 실제로 커피 값은 공간을 대여하는 비용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 자판기 커피를 즐기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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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판기 커피를 마시기 위해 서있는 인하대학교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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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판기에서 뽑은 300원짜리 커피 두 잔
 
최근에는 자판기에서 커피를 마시는 학생들도 덩달아 늘고 있다. 나날이 높아지는 커피값에 대한 부담감과 접근의 편의성이 가장 큰 이유다. 인하대 내의 자판기 3곳을 조사한 결과 남성들이 주로 이용하며 간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자판기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커피숍과 마찬가지로 커피는 하나의 부차적인 이유가 된 셈이다. 인하대 박모씨(기계공학과)는 ‘학교 안에 기본적으로 자판기가 구비되어 있고, 그 주변에 벤치가 있기 때문에 굳이 비싼 가격의 커피숍까지 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이야기 했다.
 
- 취재를 마치며
 
이번 취재를 통해 평범하기만 하던 일상의 커피 한잔에서 진하게 깃들여진 오늘날 우리의 자화상을 볼 수 있었다. 지나친 카페인의 섭취는 몸에 해롭다. 그걸 알면서도 다양한 목적과 삶의 시각으로 스스로를 위해 계속 커피를 찾는 우리의 모습은 여전히 모순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제 대학생들에게 커피는 단지 한잔의 음료가 아닌 저마다 개성 있고 각박한 현대 속에서 자신을 표출하고 대변하는 하나의 매개체이자, 사회와 함께 숨 쉬고 소통케 해주는 환풍구로써의 기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쓰디쓴 커피 한잔에 녹아들어간 한 덩어리 설탕처럼 그 속에 우리의 문화가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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