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논란 '개항 각국거리' 명칭 등 재검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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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논란 '개항 각국거리' 명칭 등 재검토하겠다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4.08.06 22: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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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청, 시민모임과 간담회 통해 협의추진 의사 밝혀

8월 5일 중구청과 '인천 중구 짝퉁거리 대응모임'이 간담회를 가졌다

중구가 시민사회와 문화계의 의견수렴 없이 추진했다 '짝퉁 논란'에 휩싸인 '개항 각국거리' 사업에 대해 문화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명칭 등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8월 5일 저녁 중구청 별관 관광진흥실에서 박용운 중구청 관광진흥실장, 윤수용 중구발전기획단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칭)'인천 중구 짝퉁거리 대응모임'(이하 '중구 대응모임')의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박현주 계양도서관 문헌정보과장, 이성진 인천골목문화지킴이 대표, 이종복 터진개 문화마당 황금가지 대표, 장한섬 플레이캠퍼스 대표 등이 참석해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중구청이 우현로 39번길을 '개항 각국거리'로 조성하는 사업에 들어가자 이를 비판하며 문화계 인사들이 중구청 앞에서 연일 일인시위를 전개하자 중구청의 요청으로 마련됐다.  

간담회 자리에서 중구청 박용운 실장은 "역사적 사실과 정체성 확보 측면에서 '각국거리'라는 명칭 사용과 서양식 건물 디자인을 거리에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명칭의 변경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박 실장은 "골목길 바닥 공사와 가로등 설치까지만 진행하고, 건물 입면(외벽 또는 파사드)을 유럽풍의 이미지로 바꾸고자 했던 계획은 취소하는 대신 현재의 건물 외관의 특성을 살려 이곳만의 정서 및 정취를 드러내는 방향으로 진행하겠다"며 '중구 대응모임'의 문제제기를 전격 수용했다.

박 실장은 더 나아가 "입구 조형물과 골목길 안쪽의 아치 형태의 상징 조형물 설치도 보류하겠다"며 앞으로 '중구 대응모임'과 대화의 채널을 확보해 지속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좋은 의견을 수렴해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중구청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중구 대응모임'에서는 "앞으로 신뢰 관계 형성 및 구축의 일환으로 중구 차원의 중.장기 발전계획이나 현재 진행중인 관광 정책과 사업 등에 대한 자료를 공유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8월 11일 개최 예정인 인천건축재단 주최의 '개항 각국거리' 주제 토론회와 8월 하순으로 예정된 '중구 대응모임'의 중구 관광개발 관련 시민토론회의 공동 개최와 김홍섭 중구청장의 참석도 요청했다.

그러나 박 실장은 자료의 공유에 대해서는 약속했지만 나머지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난감한 입장을 표명했다고 중구 대응모임 관계자는 밝혔다. '중구 대응모임'은 요구 사항에 대한 중구청의 답변을 기다리면서 향후 협의과정의 진정성을 확인하고 거기에 맞춰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개진하고 간담회를 마쳤다.

중구청이 '짝퉁 논란'에 휩싸인 '개항 각국거리'에 대해 명칭 변경을 포함해 문화계의 입장을 수용하기로 한 데에는 전문가나 시민들의 여론 수렴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앙언론에까지 '짝퉁 논란'이 확산되는 상황이 부담스럽운 데다가 최근 일본을 방문하고 돌아온 김홍섭 청장이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우현로 35번길에 인천시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러시아 특화거리 조성사업'은, 이미 국비를 확보해 놓은 상황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으며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하기 위한 예산을 중구청에서 추경에 반영할 계획이다. 국비를 확보할 때 '러시아 특화거리 조성사업'으로 신청해 예산을 확보했기 때문에, 이 사업을 그대로 추진할 경우 또 한번 역사적 근거가 없는 거리에 러시아 거리를 조선한다는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중구 대응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민운기 스페이스빔 대표는 "8월 하순 계획하고 있는 시민토론회를 각국거리 사업만이 아닌 근본적인 차원의 도시재생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제로 내실 있고 발전적인 내용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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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천사 2014-08-07 09:56:03
일단은 다행입니다. 중구 거리가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기에 '가보고 싶은 거리 걸어보고 싶은 거리 이야기가 있는 동네'로 잘 가꾸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민운기선생님, 박현주선생님, 이성진선생님, 이종복선생님, 장한섬선생님 모두 수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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