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재단, 적립금 절반도 못 채우고 지자체 예산 받아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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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재단, 적립금 절반도 못 채우고 지자체 예산 받아 운영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4.09.2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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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기금 목표액 평균 40% 불과, 정부와 지자체 하청, 위탁기관으로 전락

 

지역문화 발전과 독립, 시민의 문화예술 질 향상 등 지역 문화의 중추기관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설립된 전국 13개 광역시도 지역문화재단 대다수가 당초 적립하기로 한 적립기금을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적립금은 문화재단이 정치권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필수 재원인데 기금 적립이 저조하다보니 대다수 지역문화재단은 자차단체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정진후 의원(정의당)이 2014년도 국정감사를 위해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등 13개 광역지자체 문화재단을 대상으로 기금 적립 현황을 조사한 결과 목표 적립금 적립비율이 전체 평균 40.90%에 그치고 있으며, 2014년 사업예산 자체자금 비율도 20%대에 불과해 부족한 사업비를 정부와 자치단체의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보면 충남문화재단이 목표 적립금 200억 원 중 5억 원만을 적립해 적립비율 2.5%로 가장 낮았다. 충남문화재단은 2014년도 사업예산 62억5천만 원 중 자체 운영자금이 한 푼도 책정되지 않아 자치단체로부터 사업 및 운영비 21억4천여만 원, 정부로부터 국고 및 기금 41억여 원을 전액 지원받았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기금 적립율이 16.66%, 2014년도 예산 중 자체자금 비율은 7.72%에 그쳤다. 광주문화재단은 기금 적립율이 17.28%, 2014년도 예산 중 자체자금 비율은 2.21%에 머물렀다.

 

이밖에 기금 적립율과 2014년도 자체자금 비율을 보면 전남문화재단 기금 적립율 17.28% 자체자금 비율 13.71%, 대전문화재단 기금 적립율 22.38% 자체자금 비율6.49%, 대구문화재단 기금 적립율 43.40% 자체자금 비율 10.30%에 불과했다.

 

기금 적립율이 50%대인 문화재단은 충북 98.41%, 서울 77.16%, 부산 53.30%, 인천 51.54%, 제주 48,40% 등 5개소다. 하지만 재단 운영 독립에 척도가 되는 한해 자체자금 비율을 보면 서울(63.53%)과 충북(63.48%)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30%를 넘기지 못했다.

 

인천문화재단의 경우 기금 적립율이 51%를 넘겼으나 2004년 출범 당시 인천시는 매년 60억 원씩 일반회계에서 출연해 2010년까지 재단 기금 1천억 원을 조성하기로 하고 이를 조례로 규정했으나 인천시는 목표 년도 4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인천시의 재정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문화재단의 경우 2013년 자체자금 비율이 전체예산의 36.67%였던 것이 2014년에는 20.45%로 크게 악화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예산을 지방자치단체와 국고지원사업에 의존해야 하는 인천문화재단의 독립성과 지역적 토착성은 더욱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2013~2014 지역문화재단 예산 및 자체자금 현황>

(단위 : 백만 원, %)
재단명 2013년도 예산현황
지자체 보조 국고
(기금 등)
자체자금 자체자금 비율
서울문화재단 10,428 - 19,617 30,045 65.29
부산문화재단 11,606 9,684 2,639 23,929 11.02
대구문화재단 400 12,359 1,687 14,446 11.67
인천문화재단 6,782 4,766 6,688 18,236 36.67
광주문화재단 10,529 6,930 1,009 18,468 5.43
대전문화재단 7,945 3,669 1,009 12,623 7.99
경기문화재단 26,862 9,527 15,872 52,261 30.37
강원문화재단 7,938 7,415 6,545 21,898 29.88
충북문화재단 4,278 5,853 20,913 31,044 67.36
전남문화예술재단 4,460 7,295 1,528 13,284 11.50
경남문화예술진흥원 4,323 6,804 1,096 12,223 8.96
제주문화예술재단 1,983 2,906 2,691 7,580 35.50
전체평균     81,294 256,037 31.75
재단명 2014년도 예산현황
지자체 보조 국고
(기금 등)
자체자금 자체자금 비율
서울문화재단 10,558 - 18,392 28,950 63.53
부산문화재단 13,408 11,043 3,135 27,586 11.36
대구문화재단 400 12,871 1,525 14,796 10.30
인천문화재단 7,428 6,069 3,470 16,967 20.45
광주문화재단 10,340 6,208 374 16,922 2.21
대전문화재단 7,116 3,300 724 11,140 6.49
경기문화재단 23,815 13,018 14,866 51,699 28.75
강원문화재단 6,349 6,664 5,098 18,111 28.14
충북문화재단 6,498 6,884 23,270 36,652 63.48
충남문화재단 2,149 4,101 - 6,250 0
전남문화예술재단 5,483 9,171 2,330 16,984 13.71
경남문화예술진흥원 5,144 7,966 1,097 14,207 7.72
제주문화예술재단 2,947 3,071 2,280 8,298 27.47
전체평균     76,561 268,562 28.50

 

목표한 기금이 적립되지 않다보니 지역문화재단 대다수가 사업비와 운영비를 지원하는 정부 및 자치단체, 시의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으며, 정부 및 지자체의 위탁사업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

 

대전문화재단은 올해 문체부 위탁사업 11개, 대전시 위탁사업 18개 등 정부와 자치단체 위탁 사업을 무려 29개 100억여 원이나 떠맡았다. 광주문화재단도 올해 문체부 위탁사업 17개, 광주시 위탁사업 13개 등 위탁사업만 30개 133억4천여만 원이나 떠맡았다.

 

13개 지역문화재단이 올해 문체부로부터 받은 위탁사업은 평균 10.54개 평균 사업비 1,431억여 원이다. 올해 자치단체로부터 떠안은 위탁사업도 평균 8.62개 평균 사업비 519억2천여만 원이다. 대전문화재단과 광주문화재단의 올해 전체 사업예산은 대전이 111억4천만 원, 광주가 169억2천여만 원이다.

 

문화재단들이 떠맡은 위탁사업 중에는 시설물 관리 운영 등 문화재단의 설립 목표와 성격과 동떨어진 사업들도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진후 의원은 “지역문화 발전의 중추 역할을 해야 할 문화재단들이 기금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운영돼 정부와 자치단체의 하청기관으로 전락한 채 지역문화예술 증진이라는 문화재단 고유 역할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1월 28일 공포된 후 8월 29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르면, 각 지방자치단체는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지역문화재단 및 지역문화예술위원회를 설립하며 지역문화진흥기금을 조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정부에 지방정부에 재정독립성을 부여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광역 지역문화재단들의 운영실태가 이처럼 자립구조를 갖지 못한 악순환을 반복하는 있는 현실은, 앞으로 기초자치단체에서 설립될 문화재단의 운영이 난맥상을 연출할 것으로 예고한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문화조직인 문화원, 문화의집 등과 함께 신설될 기초자치단체 문화재단마저 자치단체 예산에 의존한다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 뻔히 내다보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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