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산수유마을 축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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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산수유마을 축제 아름답다.
  • 이창희 시민기자
  • 승인 2015.04.07 05:3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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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시민기자의 라이딩 코리아] 산수유마을 앞 반룡송도 아름답다.



경기도 이천시의 4대 축제 중 하나인 ‘이천산수유꽃축제’가 4월 3일~5일까지 3일 동안 개최했다. 

이천산수유꽃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이선상)는 그동안 이천시 관내에서 구제역 및 AI(조류인풀루엔자)가 발생하여 축제개최여부를 확정하지 못해왔으나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진정국면에 돌입함에 따라 계획대로 4월 3일 개막식을 갖고 ‘2015 이천산수유꽃축제’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었다.

올해로 16회째를 맞는 이천산수유꽃축제는 봄 꽃 중 개화시기가 가장 빨라 '봄의 전령사'로 일컬어지는 산수유꽃을 매개로 하는 꽃의 향연으로 매년 전국에서 30만 명에 가까운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수도권에서 그 집단군락을 찾아보기 어려운 꽃 중 하나인 산수유꽃은 이천시 백사면 도립1리, 송말1.2리, 경사1.2리 일대에 수령이 100~500년이 넘는 1만 8,000여 그루의 수도권 일원 최대 산수유나무 집단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게다가 개화시기에는 산수유꽃의 노란 물결이 온 산과 마을을 뒤덮는 수채화 같은 장관을 연출해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상춘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지 이미 오래이다.

축제장에는 다양한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즐길거리는 물론 산수유차와 산수유막걸리, 파전, 국밥 등 소박한 시골인심을 담은 푸짐한 먹거리, 산수유꽃을 감상하며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덤으로 챙기며 눈을 즐겁게 하는 다양한 볼거리까지 3박자를 두루 갖춰 살랑이는 봄바람과 함께 상춘객들의 오감을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한 축제장 인근에는 반룡송, 백송, 육괴정 등의 지역문화유산과 신둔면 도예촌, 이천의 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설봉공원, 온천, 이천쌀밥집 등이 형성돼있어 연인 및 가족단위 나들이에는 제격이어서 평생 간직할 소중한 추억을 한아름 담아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천 산수유마을 옆 도립리 반룡송은 1996년 12월 30일 천연기념물 제381호로 지정되었다. 하늘에 오르기 전에 땅에 서리고 있는 용이라 하여 반룡송(蟠龍松)이라 불리는 나무로, 도립리 어산마을에 있다.

수령 500년 정도이며, 나무의 높이는 4.25m·가슴높이의 줄기둘레는 1.83m이다. 지상 2m 정도에서 가지가 사방으로 넓게 갈라지는데 그 모양이 아주 특이하다. 나무의 키에 비해서 그 수형이 매우 넓을 뿐 아니라 가지가 마치 용틀임하는 용의 모습처럼 기묘하게 비틀려 엉겨 있다.

신라 말기의 승려 도선(道詵)이 이곳에서 장차 난세를 구할 큰 인물이 태어날 것을 예언하며 심은 소나무 중 하나라고도 하며, 혹자는 일만 년 이상 살아갈 용송(龍松)이라는 의미에서 만년송(萬年松)이라고도 한다. 민간에서는 이 나무를 훼손하면 반드시 화(禍)를 입는다는 이야기와 함께 이 나무의 껍질을 벗긴 사람이 병을 얻어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기묘한 모습으로 자라고 있어 생물학적 자료로서도 가치가 높은 나무이다.

사람의 소원을 적어도 한 가지씩은 꼭 들어주는 나무가 있다. 새해를 맞아 찾아가 봄 직한 나무다. 1000년 전인 통일 신라 때 풍수지리를 정립한 도선 스님이 손수 심은 천연기념물 제381호 이천 도립리 반룡송이다.

달력 하나 바꾸었을 뿐이지만 새해가 되면 누구나 자못 비장한 마음으로 갖가지 희망의 다짐을 하게 마련이다. 더불어 스스로 이루기 어려운 일이라면 하늘을 향해서든 바람을 향해서든 소원 하나씩을 바라곤 한다. 내용이야 다르겠지만, 누구에게나 그 희망과 소원이 한 해 동안의 삶을 애면글면 이어가게 하는 힘의 근원인 것만은 틀림없다.
 
 

“물론이지. 소원 하나씩은 꼭 들어 주고 말고. 우리 마을 사람들은 아무 때나 그 나무를 찾아가서 맑은 물 한 대접 올리고 소원을 빌곤 했어. 당연히 사람들은 소원을 다 이뤘지. 요즘 좀 뜸해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해.”

51년째 이 마을에서 살아온 경안댁(73) 아주머니의 이야기다. 도대체 무슨 소원을 빌었고, 그 소원이 어떻게 이뤄졌기에 그리 확신을 갖고 이야기할까. 사람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나무의 영험함은 지금도 여전할까. 그러나 터무니없는 욕망으로 가득한 이 시대에 사람들이 품은 소원이라면 제 아무리 영험한 나무라 해도 애시 당초 글러먹은 소원일지 모른다.

반룡송이란 이름의 이 소나무는 봄이면 산수유 꽃잔치로 유명한 경기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 마을 벌판에서 지난 1000년 동안 마을의 평화와 안녕을 지켜온 수호목이다. 나무는 너른 들판 한가운데에 기이한 모습으로 웅크리고 앉아 있다. 키가 작은 데다 나뭇가지가 비틀리고 꼬인 채로 자란 까닭에 서 있다기보다 웅크리고 있다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가까이 다가서는 사람에게 서서히 드러내는 기기묘묘한 나뭇가지의 꿈틀거림은 참으로 신묘하다. 뱀처럼 길다란 몸을 가진 짐승이 몸을 웅크리고 있다는 뜻의 생소한 한자 반(蟠)을 넣어 이름을 붙인 것도 그래서다. 쓰기도, 발음하기도 어려운 탓에 그냥 용송이라고도 부르고 1만년을 살아갈 나무라는 뜻에서 만년송이라고도 부르지만, 이 나무에 가장 알맞춤한 이름은 반룡송이다.

나무에 전설 속의 짐승인 용을 빗대어 이름 붙이는 게 그리 특별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도립리 반룡송 만큼 용틀임 직전의 꿈틀거림이 생동감 있게 느껴지는 신비로운 나무는 흔치 않다. 반룡송이라는 이름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반룡송이 들판에서 마을 바깥을 지켜주는 나무라면, 6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 안쪽을 지켜주는 건 육괴정이라는 아담한 정자 주변의 여섯 느티나무다. 육괴정은 조선 중종 때 기묘사화를 피해 낙향한 선비 엄용순을 비롯한 여섯 선비가 제가끔 한 그루의 느티나무를 심고, 마을의 중심으로 삼은 곳이다.

예의 경안댁 아주머니의 집은 바로 육괴정에 잇닿아 있는 뒷집이다. 마침 이 댁에 마실 온 옆집 아주머니는 반룡송을 이야기하면서 옛 모습이 사라졌다는 게 아쉽다는 이야기부터 꺼낸다.

“20년 전만 해도 반룡송은 지금과 달랐어요. 반룡송 앞으로 작은 소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고 그 바깥으로는 도토리나무가 울창했지요. 게다가 반룡송 주변에는 어디에서 온 건지, 산 위에서나 볼 수 있을 만한 커다란 바윗돌이 놓여 있어서, 걸터앉아 쉬기에 십상이었어요. 한마디로 아주 좋은 마을 숲이었죠.”

반룡송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1996년이다. 지금 반룡송은 들판 한가운데에서 쓸쓸히 겨울 바람을 맞고 있지만, 그 전에는 나무 주위에 서너 채의 살림집이 있었다고 한다. 그 앞의 밭에서는 고추 농사를 크게 지었고, 가을에는 마을 사람들이 고추 갈무리 울력에 나서곤 했다. 일을 하다가 땀을 식히던 곳은 어김없이 반룡송 앞의 너럭바위들이었다. 도시락을 펼쳐 놓고 둘러앉아 새참을 먹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그늘을 깊게 드리우는 우거진 숲도 마을 사람들을 반룡송 앞으로 끌어들이는 요인이었다고.“나무 줄기가 축축 늘어져서 땅에 닿아 있었지. 괴이쩍은 짐승처럼 울퉁불퉁해서 어떻게 보면 무섭기까지 했다니까. 지금은 늘어진 나뭇가지들을 보호하느라 그랬는지, 지지대를 세워 놓아서 옛날 그 모습은 없어.”

옆집 아주머니 이야기에 경안댁도 오래 전 울창했던 마을 숲을 헤치고 들어가 반룡송 앞에 막걸리를 바치고, 소원을 빌던 때를 떠올렸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던 때부터, 살아있는 수호신이라는 마을 사람들만의 살가운 의미보다, 볼거리로서의 의미로 바뀐다는 게 아쉽다는 이야기다.

반룡송은 도선국사가 함흥, 서울 등 전국의 풍수 좋은 다섯 곳을 표시하기 위해 심은 나무 중에 살아남은 한 그루다. 당시 도선 국사는 나무를 심으며 장차 이곳에서 큰 인물이 태어날 것을 예언했다고 한다. 그러면 도립리에서 훌륭한 인물이 얼마나 나왔는지 궁금했다.

“훌륭하다는 기준이 뭔데? 돈 많이 벌고, 정치하는 사람 돼서 텔레비전에 나오는 거? 우린 그거 하나 부럽지 않거든. 자식 잘 키우고, 정직하게 사는 게 제일 훌륭한 거야. 소원도 그래. 우리네는 대단한 욕심 없어. 남 속이지 않고 화평하게 잘 사는 게 제일 큰 소원이야. 우리 반룡송이 그걸 다 이뤄준 거야. 그래서 우리 마을엔 허리 굽은 노인도 없이 다 건강하고 내남 없이 잘 지내지. 그게 최고지 뭐.”

얼마나 훌륭한 사람이 많이 나왔느냐는 질문에 끼어든 속물근성을 부끄럽게 하는 칠순 노인의 지혜로운 대답이다. 훌륭한 나무의 덕을 입은 마을에서 살아가는 삶의 지혜가 바로 이것이지 싶다.

순백의 눈이 소복이 덮인 반룡송 마을 뒷산으로 저무는 붉은 노을이 한없이 평화롭게만 느껴지는 겨울 저녁이다.

가는 길은 경기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 201-11이다. 중부고속국도 서이천나들목으로 나가서 좌회전한다. 3㎞쯤 가면 나오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300m 남짓 가면 신둔교차로가 나온다. 우회전하여 5㎞ 가면 나오는 증포교차로에서 다시 이포 백사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5.5㎞ 가면 자동차 정비공장들을 지나면서 사거리에 이른다. 좌회전하여 1㎞쯤 가면 오른편으로 반룡송 주차장이 나온다. 나무는 주차장 반대편 들판으로 200m쯤 걸어가면 볼 수 있다.

 

시민기자 이창희 lee9024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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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운 2015-04-08 08:25:39
MBC인기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 촬영장소라고 하네요^^

나운 2015-04-08 08:24:41
MBC인기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 촬영장소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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