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난민센터 아동들, 주민 반대로 30km 떨어진 대안학교 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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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난민센터 아동들, 주민 반대로 30km 떨어진 대안학교 입학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5.04.2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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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초교 일부 학부모들 반발로... 지역사회 “이기심 아쉽다” 반응
남동구 소재 다문화 대안학교인 '한누리학교'.

인천시교육청이 일부 학부모들의 반발로 일반 초등학교에 취학하지 못한 영종도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난민센터)의 난민 신청 외국인 아동들을 일단 남동구에 위치한 대안학교에 취학토록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인천시민들은 입학을 반대한 영종도 학부모들에 대해 “인정(人情)이 그것밖에 안 되냐”며 지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28일 “인천 영종도의 출입국 외국인지원센터에 입소 중인 난민 신청자 가운데 초등교육 대상 아동 8명이 있으며 이들을 다문화 대안학교 중 한 곳인 남동구 소재 ‘한누리학교’에 취학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난민들은 대부분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와 난민을 신청한 이들이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제정된 현행 난민법 제43조 교육의 보장 조항에는 ‘난민신청자 및 그 가족 중 미성년자인 외국인은 국민과 같은 수준의 초등교육 및 중등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규정이 적시돼 있다.
 
이 때문에 시교육청은 이들을 지원센터가 속한 학군의 영종초등학교 금산분교에 배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금산분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 40여 명에 불과해, 이들을 배정하면 외국인 학생의 비율이 너무 많아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이들을 본교인 영종초등학교에 보내기로 계획을 세웠다.
 
그러자 이곳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일부 학부모들이 영종초등학교에 난민 아동들이 입학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자 강하게 반발해 문제가 발생했다. 이곳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일부 학부모들이 교장과 면담까지 추진하면서 “난민신청 학생들이 입학할 경우 등교를 거부시키겠다”면서 사실상 ‘협박’에 가까운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 때문에 이들 난민 아동들은 3월 새학기가 시작된 지 2개월이 다 되도록 인근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가 생기자 시교육청은 그간 대안학교 입학을 모색해왔고 28일 최종적으로 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이 정한 학교는 지원센터에서 무려 30㎞ 정도로 멀리 떨어진 남동구 소재 공립 다문화 대안학교인 ‘한누리학교’.

법무부는 이들의 통학 거리가 너무 멀어 문제가 된다는 시교육청의 호소에 일단 이들의 통학 차량을 지원키로 했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법에 따라 우리 국민과 동일하게 합당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우리가 최대한 노력해야 하지 않겠냐”며 이같이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이번 주 중 대안학교 입학 절차가 마무리되면 다음 주 무렵부터는 정상 등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과정에 대해 시민들 대부분은 영종초등학교의 학부모들이 보인 이기심이 아쉽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조금만 아량을 베풀었어도 어린 난민 아동들이 30km씩 걸리는 '가혹한 거리'를 등교할 필요는 없었다는 것이 전반적인 의견이다.

시민 이모씨(37)는 “강남구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최근 임대아파트 거주민 자녀들의 입학을 거부해 사회에서 엄청난 지탄을 받은 것을 모르느냐”며 “인격이 의심되는 사람들”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교직에 몸담고 있다는 차모씨(35)는 “꼭 난민센터가 아니더라도 일반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또래 아이들의 부모에게서 상처를 받는 경우가 꽤 많다”고도 밝혔다.

반면 시민 박모씨(47)의 경우 “그렇게까지 차별을 당한다면 억지로 입학해 왕따를 당하느니 차라리 대안학교가 답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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