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현재로 나가는 징검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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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현재로 나가는 징검다리
  • I-View 김정미 기자
  • 승인 2015.08.14 11:5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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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어제와 오늘 사진 수집가 이야기


<I-view - 인천in 협약기사>

나고 자란 고향은 언제나 그리운 존재다. 동무들과 뛰놀며 오르내렸던 골목과 동산, 그 동산 위에서 하염없이 바라보던 항구와 그 바다 위로 멀어져가는 배들. 변화하고 잊혀져가는 고향의 역사와 모습을 사진을 통해 만나고 알리는 이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꽃피고 새 울던 송림1동 209번지 내 고향
인천시 남구 용현동 용현시장 입구에는 김식만 치과의원이 자리한다. 이 병원의 김식만 원장(66세)은 평생 의사란 직업으로 살았지만, 그보다 사람들이 그를 더 먼저 기억하는 것은 ‘사진’쪽이다.
그는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며 수많은 세월을 사진 수집과 연구에 몰두했기 때문이다. 그는 그가 나고 자란 인천의 역사를 주제로 관련 사진들을 수집한다. 현재까지 그가 소장한 사진은 약 5만 여점. 그래서일까. 인천의 역사성을 가진 사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그를 알고 지목한다.

 

 

김 원장은 “아무래도 보유한 사진이 많다보니, 사진 협조 의뢰가 많아요. 사진은 개항전후 1800년대부터 근대 개발과 현재까지죠. 사진들은 인천의 과거로부터 출발하지만 그 종착점은 현재예요. 과거를 보호하고 반성해 후대에 기억하기 위해서죠”라고 말했다.
그는 인천 동구 송림1동 209번지에서 태어났다. 한국전쟁 전후. 그 어느 도시와 다를 바 없이 혼란했던 인천에서 그는 인천중학교와 제물포고등학교를 다니며 자랐다. 그의 고향은 공교롭게도 일제강점기 개항장이자 전쟁을 온 몸으로 담아내야 했던 역사의 상징이었다. 그 기억과 역사를 가장 사실적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하는 것이 지금의 사진이었다.  

 

 

 

1950년과 2010년 응봉산 방공호 모습


인천의 어제와 오늘
그가 고향의 향수와 애향심을 블로그 ‘인천의 어제와 오늘’에 담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의 일이다. 그는 주안과 인천항을 연결하던 주인선이 지금의 공원길로 바뀌며 노선이 없어지면서 안타까웠다.
김 원장은 “어릴 적 사진을 보면 누구나 반갑듯이 변화 속 시간 뒤에 숨은 도시모습들은 재미있잖아요. 그래서 사진 모으기를 시작했어요. 또 모아놓은 사진들을 블로그에 올렸죠. 또 사진에 대한 글을 달았어요. 글 안내를 하자니 자연히 공부도 해야 했어요”라고 말했다.

 

 

 

 

 

위부터 1950년대 애관극장, 경인국도, 숭의로터리 일대


그는 인천의 역사성이 담긴 사진을 찾아 박물관과 도서관 등을 마다하지 않았다. 또 귀한 사진들은 돈을 내고 사용권을 허락받기까지 했다. 또 저작권법이 생기면서 자료에 대한 까다로움도 수집과 소장을 위해 거쳐야 할 숙제였다. 

 

 

 

 

1950년대와 2013년 용현5동자리


발품을 조금만 더 판다면 상상 외로 얻어지는 기쁨이
사진 수집과 소장, 그리고 공개로 이어지는 그의 블로그에는 갖가지 사진들로 인천의 역사와 현재가 탐구되어 있다. 그의 수 십 년 사진세월은 고 사진에 대한 판독능력까지도 업그레이드 시켜낸 과정이었다.
“지금도 학예사나 전시기획자들이 인천사진을 갖고 찾아올 때가 많아요. 옛날 인천 사진을 판독할 줄 아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죠. 적어도 살고 자랐던 내 고향이니 누구보다도 제가 더 잘 알죠.”

 

 

 

 

지금은 국제도시들이 둘러싸고 경제자유구역으로 변화된 인천의 섬들이지만 그의 눈에는 아직도 변화 이전의 모습들로 훤하다.
“1번 율도, 2번 청라도, 3번 운겸도, 4번 소운겸도, 5번 매도, 6번 소염도, 7번 세어도, 8번 작약도, 9번 일도 모습예요. 지금은 없어진 섬도 있고 자취가 남은 섬도 보이죠.”

 

 

 

1955년과 2010년 송도갯벌


그는 마지막으로 인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개중에는 인천은 볼 것이 없는 도시라고 낙심하는 얘기들을 해요. 심지어 인천에서 20년을 살았다는 사람도 그런 소리를 하죠. 도대체 인천 어디를 다닌 것인지 궁금해요. 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볼 것이 많은 도시가 인천이라고 봅니다.”

Tip 인천사진수집가 김식만 치과의사가 추천하는 인천 볼 곳 여기~!
☞자연 탐방 : 인천의 약점은 큰 명산이 없다. 그러나 오히려 강점은 타 대도시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섬들이 많다는 것. 더군다나 다른 어떤 대도시에도 없는 갯벌이 인천에는 지천으로 펼쳐 있다.
☞역사 유적 : 강화도는 노천 박물관으로 석기시대부터 고려 항몽의 역사, 조선 척외의 역사까지를 담고 있다.
☞근대 역사 : 인천 중구청 근방을 걸어 다녀 보자. 만만치 않은 한국의 근대 역사를 맛보게 된다.
☞고대에서 근대까지: 우리 민족의 역사와 자취가 인천에 시퍼렇게 살아 있다.
☞미래의 도시: 송도, 청라

김정미 I-View기자 wudud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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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숙 2015-08-19 16:50:33
내 고향 인천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수집하신다니 반갑고 고맙습니다.
전시회 꼭 여세요. 인천의 옛 모습 보고 싶습니다.

위경복 2015-08-17 09:56:17
훌륭하십니다. 오랜기간동안 인천에 대한 보여주는 역사를 수집하신 원장님, 존경합니다~. 사진 전시회 하신다면 꼭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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