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만들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주체, 즉 사람입니다. 사람이 있어야 수다도 떨고 함께 꿈을 꿀 수 있습니다. 마을을 변모시킬 다양한 의견은 사람이 모여서만이 가능한 일입니다. 즉 주체를 어떻게 형성해 가느냐에 따라 그 마을은 변할 수 있습니다. 행정은 마을사람과의 관계를 만들고 주체를 형성할 수 있는 사업을 지원정책으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 사업은 주민이 자유롭게 제안하는 사업이어야 하며 사람을 챙기고, 이웃을 생각하고, 모여서 많이 떠들고 상상하는 시간에 대한 장을 만드는 것이어야 합니다. 주민조직이나 마을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매우 더딥니다. 그 과정이 수평적이고 민주적으로 운영이 되어야하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의견을 내는 의사결정구조에 참여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합니다. 매우 더디기도 하지만 그러한 참여의 장들을 많이 만들어 나감으로써 ‘사람’을 발견하게 되고 마을의 공감대도 만들어질 것입니다. 주민들이 모여서 개인의 욕구로부터 출발한 자기 이야기를 할 때 마을의 공론장은 의미를 갖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자연스럽게 함께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것이고 때론 문제를 풀어보자는 상상력이 모이기도 합니다. 이 과정이 매우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분명히 주민주체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물론 촉진의 역할을 할 마을활동가가 필요하고 행정의 지원정책도 있어야 할 일입니다.
인천의 마을공동체 만들기 비전은 <사람을 품는 인천 마을공동체>입니다. 기본계획에 나타난 이 비전은 인천이란 도시에서 마을만들기가 왜 필요한지, 공동체 활동이 개개인의 삶의 질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도시공동화 현상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인천이라는 도시를 사람냄새가 나고 따뜻한 정이 묻어나는 곳으로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뿌리를 내리고 살 수 있는 삶의 자리가 될 수 있도록 민관의 협동과 협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입니다. 공동체의식은 정해진 시간 안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민관의 상호신뢰와 존중, 마을만들기 철학과 가치관 형성, 주민주체 형성과 마을활동가를 키우는 마을지원정책, 주민중심 중간지원기구의 역할 등 다방면에서의 통합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각박한 삶이라고, 행복지수 OECD 최하위라고 하지만 우리는 마을에 ‘사람’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나만 바라보지 않고 공동의 삶과 행복을 상상하고 실천하는 사람들, 우리 마을만 바라보지 않고 이웃마을과의 네트워크로 모이는 주민들이 있습니다. 지원센터는 주민자치인문대학, 활동가워크숍, 집담회, 저층주거지역 컨설팅, 공모사업, 네트워크 활동 등을 통해 마을로 향하는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주민과 마을활동가를 참 많이 발견하였습니다. 이제 서로 만난 주민들과 마을활동가들이 서로의 마을을 학습하고 고민하고 질문하는 장을 만들면서 사람의 힘으로, 네트워크의 힘으로 마을에서 살아갈 것 같습니다. 마을은 ‘사람’으로 변할 것입니다. 인천이라는 도시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