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많이 아픈가? 뭔일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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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많이 아픈가? 뭔일이 있나?
  • 김인자
  • 승인 2016.01.30 0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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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한동안 안보이니
"여행 갔었어?"
"아뇨 왜요? 할무니?"
"안 보이길래..."
"아...
저 보구 싶었어요? 할무니?"
"...보구싶었지 그 웃음을 못봐서 서운했지 ‥"
순재할무니가 차문으로 고개를 내미신다 그러자 영애할머니 순심할머니 모두 고개를 내밀고 손을 흔드신다.
"우리 모두 김선생님 짝사랑하잖아.
한동안 안보여서 여행갔나? 어디 많이 아픈가? 뭔일이 있나? 우리 다들 걱정 많이 했다"
영애할무니가 내 손을 끌어다 잡고 쓰다듬으신다.
요며칠 큰아이때문에 이러저러한 일로 심계옥엄니 마중을 작은 아이에게 맡겼더랬다.
그런데 할머니들이 마음을 쓰고 계셨구나 에고 나는 이렇게 또 우리 할무니들을 걱정시켜드렸구나.
갑자기 눈물이 핑 돈다.
이럴때는 이말저말 말을 많이 하는게 상책.
"우와~영애할무니, 오늘 왜 이렇게 이뻐요? 영애할무니 모자 새로 사셨구나~ 모자 너~무 이뻐요 영화배우 문희같애 문희~"
"박봉남할무니 어제 생신이셨지요? 맛있는거 많이 드셨어요? 엄청 축하드려요"
"우리 순심할무니는 빠마 하셨네~ 이뿌다 이제 부텀 딴 미용실 가지말고 이 빠마해준 미용실만 가세요 빠마가 곱슬곱슬하니 아주 이뿌게 잘 나왔네"
"내 생일인거 어떻게 알았어?"
부끄럼쟁이 박봉남할머니가 조심스레 물으신다.
"전 다 알아여~~"
"어떻게에?"
"헤~안갈쳐줘요~"
"가르쳐줘..."
"음~~그건 내가 박봉남할머니를 엄청 사랑하니까 알죠오~~사랑하면 다 알게 되요~~"
"사랑하면?"
"네~ 사랑하면~"
"그럼 내 생일은 언젠지 알아?"
갑자기 순심할머니가 물으셨다.
"그럼요 알지요~"(사실 나는 할머니들 생일 모르는데 ‥)
"언젠데?"
"음~~그게여 하루에 한번 씩만 알게 되요~"
"에~ 그런게 어딨어~"
"ㅎ 여기있지요오~"

심계옥할머니 사랑터가는 날.
어제 아침 9시 정각에 사랑터차가 왔다.
어 그런데 사랑터차 첫번 째 손님인 박봉남할머니가 안 보이신다.
"박봉남할머니는요?"
"오늘 생신 ~~그래서 결석"
요양사선생님 말씀.
"우와~봉남할머니 좋은데 가시나보다~"
"자손들 하고 근사한 곳에 점심드시러 가신대요"
"김선상님?
뭐해?
내말 듣고 있어?"
"네? 영애할머니 뭐라고 하셨어요?"
"아프지말라고~
우린 매일 매일 김선상님 웃는 얼굴 보는 재미로 산다.
김선상님이 우리 늙은이들 보믄서 보름달처럼 환하게 .웃어주믄  아프지도 않아 기운이 막나. 그니까 아프지마라.
알겠지~"
"아‥네 ‥할머니... 그럴께요 "
죄송해요 젊은 것이 맨날 아프다고 골골대서여.
사랑은 관심이다.
관심 가져주고,
걱정해주고,
요리조리 자세히 살펴봐드리고,
말씀하시는거
눈맞춰가며 들어드리고.
좋아한다고 말해주고.
그러는게 ‥ 사랑이다.
고맙습니다 할머니.
사랑합니다 할머니.
지금처럼만 건강하셔서
오래오래 뵈어요 할머니.



우리 할머니는 비싸요김인자 글 문보경 그림/씨즐북스

우리 할머니는 비싸요
"나는 돼지고기는 목에 기름이 껴서 못 먹는다"
우리 할머니는 비싸요
우리 할머니는 쇠고기만 드시고
특히 소갈비 소불고기만 좋아하세요
우리할머니는 비싸요
"나는 고등어를 먹으면 생목이 올라와서 못 먹는다"
우리 할머니는 비싸요
우리 할머니는 갈치와 병어같은 고급 생선만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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