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 후폭풍, 여권발 ‘무소속 바람’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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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공천 후폭풍, 여권발 ‘무소속 바람’ 부나?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6.03.17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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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안상수 무소속 출마 유력... 서구을도 반발기류 형성

당내 공천서 나란히 탈락한 안상수, 윤상현 의원(사진 좌로부터).
 
새누리당 공천 후폭풍이 인천서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윤상현 의원(남구을)과 안상수 의원(중동옹진강화)의 컷오프에도 불구하고, 이 두 의원들이 불출마 대신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사실상 굳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무소속 출마 결의로 당내 상황과 더불어 특이한 선거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여기에 황우여 의원의 선거구 이동으로 인한 내홍도 만만찮다.
 
17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지난 15일 컷오프로 결국 새누리당 소속으로는 총선 출마가 불가능해진 안 의원과 윤 의원은, 현재 무소속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안 의원의 측근 및 지인 등의 전언에 따르면, 이미 한 지상파 뉴스를 통해 출마 의사가 있음을 밝힌 안 의원은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어 무소속 출마를 할 계획이다.
 
윤 의원 역시 아직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무소속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윤 의원의 측근에게서는 지역구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 중에 있다는 답변이 있었지만, 지인과 지지자들의 전언에 의하면 현재 선거캠프에서 함께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는 것.
 
여기에 새누리당 스스로가 남구을의 유력한 후보인 윤 의원을 내친 상황에서 아직까지 공천 후보를 확정하지 않은 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지역 정가 일각에서는 현재의 새누리당이 이재오, 안상수 등 ‘비박’에 대해서는 ‘칼부림’하는 상황에서, ‘친박’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전국적인 여론을 의식해 공천서 배제된 윤 의원에게 다른 방법으로 길을 터주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럴 경우, 윤 의원이 지역에서 당선될 수 있어도 수도권 전체에 부정적인 여론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커 당 지도부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당내 한 의원 측은 “윤 의원이 남구을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적인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야당의 경우 지난 19대 총선에서 김용민 후보의 위안부 발언 파문이 전국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아무리 대통령과 친하다 해도 당 스스로가 윤 의원과는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남구을에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새누리당 인천시당 측은 “현재까지는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고 중앙당 차원에서 알아서 하는 일로, 과정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짧게 말했다.
 
한편 당내 일각에서는 ‘남구을에서는 공천을 받겠다는 인물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야당에서도 윤 의원의 출마를 전제하고 크게 힘을 쓰지 않았을 만큼 지역구에서의 윤 의원의 득표력이 높았기에, 당내 혹은 연계된 인사들 중에서도 윤 의원의 무소속 출마를 감안하면 공천을 받겠다는 사람이 없다는 것.
 
당의 한 측근 인사는 “윤 의원의 공천 배제 직후 내부에서 두세 명 정도 물망에 오른 분들이 있긴 했었는데, 다들 안 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하더라”면서 “정치인들 중에 자기 정치 커리어에서 낙선 경력을 달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나. 그분(윤 의원)이 굳이 새누리당 간판을 달지 않아도 남구을에 나오면 당선된다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섣불리 도전을 안 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윤 의원의 무소속 출마에 당에서 적잖이 부담을 느끼거나, 아니면 일부 의견대로 그를 다른 방법으로 회생시키기 위해 손을 쓰고 있거나 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는 상황.
 
역시 무소속 출마를 예정하고 있는 안상수 의원의 경우, 타 지역에서 공천이 배제되거나 탈락한 비박계와 연대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과거 여당 내에서 친이계로부터 '공천학살'을 당한 친박계가 당을 잠시 떠나 ‘친박연대’라는 정당을 만든 것처럼, 이번 공천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을 중심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특히 안 의원은 이번 당내 공천에서 탈락한 이재오, 진영 의원 등 이미 탈당을 선언한 의원들과 함께 비박계의 대표 인물 중 한 명으로, ‘비박연대’에 대한 공감대가 마련된다고 하면 이들과 함께 인천에서 이 연대의 핵심 인사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중동옹진강화 선거구에 출마한 한 예비후보 측은 “안 의원이 갑자기 이쪽 선거구로 왔다고는 하지만 인천시장 8년에 현직 국회의원 등 거대 프리미엄이 있는 인물로 절대 무시할 수 없다”며 “비박계 연대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안 의원이 이 선거구에 출마한다면, 아무리 우리가 여당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 해도 지지율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면서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황우여 의원(사진)이 본래 자신의 선거구인 연수갑에서 서구을 출마로 공천을 확정하면서, 당내에서 예비후보 활동을 하던 후보들 사이에서도 대부분 반발 기류가 만만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중에서는 현재 탈당 의사가 확인된 바는 없지만, 이들 중 혹시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다면 서구을 선거구의 향방은 안갯속에 접어들 수도 있다. 이 선거구가 여권 성향이 매우 강했던 강화지역이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전국적으로도 대표적인 경합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는데다, 아직 황 의원의 지역 지지기반이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여권 인사가 동시 도전한다면 야권이 분열됐다는 이유만으로 당선을 긍정적으로 볼 수는 없는 상황.
 
특히 이행숙, 홍순목 등 이곳의 기존 예비후보들에게서 반발 기류가 강하게 형성돼 있다.
이행숙 예비후보는 “황 의원이 지역구를 변경해서 출마하고자 하면, 이곳에서 황 의원보다 훨씬 더 일찍부터 오래 준비한 후보들이 있으니 다 같이 경쟁을 해서 그 경선결과에서 지면 승복하고 도와두는 게 순리임에도, 그런 기회조차 없이 당에서 기존 예비후보들을 무시하고 황 의원을 물리적으로 공천해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당 공천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다만 이 예비후보는 “거취에 대해서는 장고 중에 있지만, 현재 탈당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황 의원의 고등학교 후배(제물포고)이기도 한 홍순목 예비후보는 자신의 블로그에 장문의 글을 남겨 “황 의원은 연수 선거구에서 최후를 맞이했어야 했음에도, 본인 스스로가 공천 탈락을 면하고자 지역구 변경을 요청해 서구에 피난을 왔다”고 주장하면서 “제물포고의 교훈인 ‘학식은 사회의 등불, 양심은 민족의 소금’이라는 점을 들어 양심이 있다면 본인 명함에 제물포고 졸업 내용을 넣지 말라”는 등의 글로 황 의원을 강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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