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평화 위해선 장기적 국가 전략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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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평화 위해선 장기적 국가 전략 필요하다"
  • 이병기
  • 승인 2010.11.10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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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얼아침대화, 김종대 군사전문지 '디앤디 포커스' 편집장 강연


취재: 이병기 기자

"우리나라 서북해역의 NLL 문제는 평화와 번영, 생명의 길로 갈 것인가, 아니면 전쟁 위협을 불사하고 긴장과 충돌로 북한을 강압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인가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서북해역에 대한민국의 국운이 달려 있습니다. 전세계의 황금이 몰리는 서해에서 평화와 번영, 공존을 위한 장기적이고 계획된 국가 전략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 김종대 'D&D Focus' 편집장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군사전문지 '디앤디 포커스' 편집장이 10일 파라다이스호텔 인천에서 열린 296회 '새얼아침대화'에 나섰다.

'우리나라 서북 해역에서 전쟁과 평화' 주제로 강연에 나선 김종대 편집장은 "이전까지는 서해에서 벌어지는 우발적 전시상황을 북이 도발한 만큼만 대응한다는 원칙 아래 전면전을 자제했다"면서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압도적인 무력으로 전승하는 것을 합참 대응수칙으로 전환했다"라고 말했다.

김 편집장은 "여기서 물을 수밖에 없는 것이 '압도적으로 무력을 행사하면 더 큰 확산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고, 아직도 논란중"이라며 "원칙이 바뀐 이후 작년 11월 발생한 '대청해전'을 보면 우리가 경고사격을 하자 북에서 응사한 10여발이 우리 함정을 맞췄고, 이에 우리 함정은 보유한 4960발의 포탄을 쏟아부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함정이 교전할 의지를 상실하고 이북으로 향했지만, 우리 군은 북한 함정을 추격하면서 끝까지 포탄을 발사한 결과 3분 만에 해전이 종결됐다고 설명했다. 포탄을 남겨두지 않으면 다른 경비정이 왔을 때 방어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잔여 포탄을 남겨둬야 했는데, 모두 사용해 버린 비정상적 교전이라는 것이다. 김 편집장은 "다른 때면 해군 함장은 구속됐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청해전'으로 우리 군 추정 북한군 8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심각해졌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어 "당시 우리나라 서북해역이 얼마나 위험한 곳으로 바뀌었는지 알았어야 했다"라며 안타까워 했다.

김종대 편집장은 "올 3월 백령도 서남단 해상에서 우리가 아직도 확실히 알지 못하는 무서운 일이 발생했다"면서 "천안함 외부폭발로 수 십 명의 장병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이때도 이명박 정권은 북한의 도발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우왕좌왕하면서 위기관리가 뿌리채 흔들렸다"라고 말했다.

당시 한국은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에 항공모함을 요청했고, 미국 역시 8월과 9월에 걸쳐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를 서해에 보내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김 편집장은 지난 10월19일경 김태영 국방장관과 미국 국방장관이 하루 세 번이나 통화하며 옥신각신했다고 밝혔다. 이유는 미국은 항공모함을 들이겠다고 했고, 한국은 G20을 앞두고 북한을 견제하는 천안함 정국을 고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불과 3개월 만에 천안함 사건으로 미국의 바지가랭이를 잡던 한국 정부가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천안함 사건 때문에 항공모함을 들이겠다던 한국정부 입장은 사라지고,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조지워싱턴호를 들이려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중국과 숙명적 협력관계에 있는 한국은 일방적으로 미국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다.

김 편집장은 "미-중 관계는 7월까지만 해도 전략적 협력관계였지만, 8월부터 외교안보 면에서 미국이 중국과 대립하는 강경모드로 바뀌었다"면서 "이 전환점에 조지워싱턴호가 병목점으로 됐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오바마 정부가 8월부터 공화당 강경주의자에 밀려 중국 대응을 변화했고, 한국정부는 예측하지 못한 곤혹스런 상황을 맞았다"면서 "오바마가 조지 부시를 닮아가고, 미묘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을 닮아가는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정세는 우리 역량으로 주도해야 하지만, 현 정부의 위기관리능력은 상당히 우려스럽다"면서 "외교안보를 경제의 하위개념처럼 인식하는 행태가 누적되다 보니 중국과 미국 모두의 눈치를 보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라고 꼬집었다.

김 편집장은 "오늘 이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여론을 모아 정부 방침을 바꿀 수 있도록 촉구하길 바란다"면서 "우리를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드는 바다, 인천에서 대한민국 번영의 꽃을 피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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