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구, 3·1운동 전야음악회에 친일파 작곡가 연주할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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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구, 3·1운동 전야음악회에 친일파 작곡가 연주할 뻔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9.02.2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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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관계자 “뒤늦게 파악하고 사전에 교체해 다행”



미추홀구의 3·1운동 전야음악회 프로그램. 연주 프로그램 마지막곡(빨간색 네모 표시)에 현제명 작곡가의 ‘희망의 나라로’가 표시돼 있었다가, 최근 이를 교체했다고 한다.

 

인천 미추홀구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여는 전야 역사콘서트에 친일파 작곡가 작품 곡의 연주 계획을 넣었다가 뒤늦게 이를 알고 취소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26일 미추홀구에 따르면 구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전야제 형식으로 ‘역사공감 콘서트 : 미추홀이여 3·1운동을 기억하라’라는 제목의 행사를 오는 28일 오후 4시부터 미추홀구청 대회의실에서 개최한다.
 
이 공연의 내용은 지난 22일 구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됐고 신화예술단에서 준비한 ‘크로스오버 희망콘서트’를 1부에 배치하고, 2부에서는 ‘3·1운동 그 100년의 가치'를 주제로 심용환 역사N교육연구소 소장의 역사강의로 구성돼 있다.
 
문제는 1부 희망콘서트의 내용 중 연주할 다른 선곡들은 문제가 없으나 현제명의 ‘희망의 나라로’를 피날레로 장식할 계획이었다는 점이다.
 
현제명은 수양동우회 사건 이후 1937년 친일로 전향, 쿠로야마 사이메이(玄山濟明)로 창씨개명한 뒤로는 자신의 음악 실력을 일제 식민통치와 침략전쟁 미화에 활용하며 후세에 논란이 됐다.
 
특히 조선총독부의 지원으로 결성된 조선문예회 위원으로 참여해 벌인 친일활동, 경성고등음악학원 주최의 음악보국대연주회 등을 통해 일제 침략전쟁을 찬양하고 연주회 수익금은 국방헌금으로 헌납 결의를 한 것, 그리고 친일 찬양 성악곡 ‘후지산을 바라보며’의 작곡을 맡는 등은 그의 명백한 친일 활동 중 하나였다.
 
해방 이후로도 친일 인사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한국민주당에서 극우 보수파로 활동해 오면서 50년대 예술기관 요직을 차지하는 등의 활동으로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다.
 
물론 현제명의 ‘희망의 나라로’가 그가 친일전향을 하기 전인 1931년에 만들어졌다고는 하나, 극명한 친일행적을 보인 인물의 곡을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추홀구청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프로그램을 예술단에서 직접 준비했는데 현제명의 친일행적에 대해 예술단에서 감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였고, 물론 우리 구도 미처 지적하지 못했다”며 “다행히 공연 전 이를 지적당해 파악한 결과 문제가 있다고 봤고, 이에 프로그램 마지막 곡은 신중현의 ‘아름다운 강산’으로 교체해 연주키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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