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취임 하루만에 인사이동 단행한 인천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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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 취임 하루만에 인사이동 단행한 인천문화재단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9.02.2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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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당혹감... 문화계 “하루 만에 이렇게 무리수 둘 수 있느냐”



26일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임명장을 수여받고 있는 최병국 신임 대표이사. ⓒ인천시

 

지난 26일 취임한 최병국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취임 하루 만에 본부장을 전격 교체했다. 시 문화예술 주무부서에게도 언급 없이 이루어져 27일 오전 소식을 전해들은 시 관계자들도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27일 인천문화재단에 따르면 이날 문화재단은 본부장급 인사이동을 단행해 기존 문화사업본부장 A씨를 기획경영본부장으로 이동시키면서, 기존 문화교육팀장 B씨를 문화사업본부장으로 승진해 배치했다.
 
기존 기획경영본부장 C씨는 근대문학관으로 발령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직책이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좌천 인사’다.
 
이같은 인사는 최 대표이사 출범 시 함께 구성된 문화재단 혁신위원회 12인에게도 제대로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고, 시 주무부서 관계자들에게도 전달되지 않은 채 취임 하루 만에 단행됐다.
 
조인권 문화체육관광국장 매상진 인천시 문화특보 등이 이같은 사실을 파악한 것도 당일인 것으로 확됐다. 
 
인천문화재단 내 인사 권한은 대표에게 있으나, 현재 인천문화재단이 시장 직속의 혁신위를 가동하면서 이들과 함께 인사 문제 등을 개혁할 혁신안을 함께 만들어 가야 하는 입장인 데다, 일정 기간은 조직을 떠나 있었던 신임 대표이사가 업무파악을 하기도 전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논란이 일고있다.
 
이에 대해 신임 문화사업본부장 B씨는 “신임 대표이사 체제에서 일을 추진하는 데에 있어서 기존 기획경영본부장의 뜻과 달라 조직이 제대로 굴러갈 수가 없었던 상태라, 이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본부장 자리를 비워둘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움직인 인사이동”이라며 “인사 문제는 시나 혁신위가 관여하는 부분이 아닌 만큼 대표이사 권한으로 단행한 것이며, 일각에서 의혹을 보내는 보은 인사 같은 것도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유세움 시의원(혁신위 위원)은 “아무리 업무속도를 빠르게 가져간다고 해도 이는 상식적이지 않다”며 “혁신위 인사들에게도 전달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인사 문제도 혁신의 내용이 될 텐데, 사실상 최 대표이사가 혁신위를 외면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견이다.
 
문화인천네트워크도 “혁신위가 구성되고 본격적으로 활동해 혁신안을 마련하기 전까지는 지금의 체제를 유지하고 그 이후에 혁신안을 토대로 움직이자는 입장을 밝혔었다”며 “하루 만에 이를 외면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에는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에대해 인천문화재단 노조 관계자는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기는 한데, 신임 대표이사 취임 후 그렇게 빠른 시간에 인사이동이 단행된 것 자체는 그다지 상식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고 밝혔다.
 
노조 측 관계자는 “이른바 ‘옆동네’인 경기문화재단의 경우 신임 대표이사 취임 후 직원들 면접도 하는 등 과정을 거치면서 인사이동과 조직 개편을 한 것으로 아는데, 그에 비교하면 상식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일부 문화예술인들이 의혹을 보내는 ‘보은 인사’의 성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선을 그었다. 승진된 B씨만 보면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같은 본부장 직급으로 이동한 A씨는 그대로 본부장이기 때문에 ‘보은’의 성격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사이동의 당사자들 모두 문화재단 직원들과 격의 없이 지내왔던 사람들인데, 이렇게 논란에 휘말리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최 대표가 취임사를 통해 인사에 대해 이사회를 통한 논의 및 노조와 직원 의견의 폭넓은 수렴을 약속했음에도 이사회 개최 및 노조와의 접촉 없이 인사를 단행한 것은 본인이 약속한 것을 스스로 어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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