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갈등 배다리 관통도로 개설 '민·관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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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갈등 배다리 관통도로 개설 '민·관 합의'
  • 송정로 기자
  • 승인 2019.08.2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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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7차 민관협의회에서 유동삼거리~송림로 간 지하차도 개설 등에 합의


중동구 관통도로 3구간 배다리 마을이 있는 유동삼거리(경인전철)에서 송림로 구간 ⓒ강영희


배다리 일대 주민들과 인천시 간 12년간 갈등을 빚어온 배다리 관통도로 개설 문제가 민·관 합의로 해결점을 찾았다.
 
‘중·동구 관통도로 문제해결을 위한 민·관협의회’는 21일 오전 7차 회의를 열고 배다리 마을을 지나는 중·동구 관통도로 3구간(유동삼거리~송림로)을 양방향 4차선 지하차도로 건설하고 화물트럭의 통행을 제한하는 등 8개항의 합의안에 서명했다.

민관협의회 합의 후 박남춘 인천시장과 금창동 쇠뿔마을, 배다리 주민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 문안을 밝혔다. 박시장은 이날 오후 4시 배다리 마을을 찾아 도로부지 현과 마을 둘러보고 주민과 대화를 가졌다.
 


 

민·관합의서에 따르면, 민관협의회에 참여해온 ‘중·동구 관통도로 전면 폐기 주민대책위는 기존의 전면폐기(중구 신흥동 삼익아파트~ 동구 송현동 동국제강까지 전구간) 또는 ‘전 구간 지하화’ 요구를 철회한다. 또 3구간은 지하화하되 인접 주택 및 주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대책을 마련하며, 불가피한 피해가 발생하면 보상한다.
 
3구간 지하차도의 운행속도는 50㎞/h로 설계하며 ▲5톤 초과차량 24시간 통행금지 ▲3톤~5톤 차량 20:00~08:00 통행금지 ▲감시 CCTV 진출입로와 중간지점 설치 등 주민 요구사항을 반영키로 했다.
 
또 제반 공사 및 시설이 제대로 실행 및 가동되고 있는 지 실시간 확인할 주민감시단도 운영키로 했다.
 
2구간(송현터널~송림로)에 대해서는 주민대책위를 포함한 인근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개통방법과 시기를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지상부지에 대해서는 주민들 주도로 다양한 의견 수렴 및 전문가들의 조언과 협력 속에 공감대를 형성한 후 구체적인 조성과 운영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편 중·동구 관통도로는 삼익아파트~ 동국제강을 잇는 2.92㎞, 폭 50~70m로 1999년 실시계획인가 고시가 났다. 총사업비 2243억원의 72%인 1616억원을 들여 4개 구간 중 3개 구간은 지난 2011년 대부분 준공했다. 배다리를 지나는 3구간(송림로~유동3거리)에서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8년째 개통이 지연되어왔다.

주민들은 배다리를 지상 관통하는 중·동구 관통 산업도로 계획에 대해 전면 폐기를 요구하며 배다리, 솔빛주공 주민들을 중심으로 2007년 2월 '중동구 관통 산업도로 무효화를 위한 주민대책위'를 발족했다. 이후 천막농성 등 반대 운동을 본격화하며 12년간 투쟁을 벌어왔다. 
 
그간 인천시는 연수구(송도)~중구~동구~서구(청라)를 연결하는 구도심 교통난 해소 및 운도심 활성화를 위한 남북연결 핵심도로인데다 이미 16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기 때문에 개통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주민들은 지역단절 및 주민 피해, 동구 및 배다리 마을의 역사, 문화, 정체성을 훼손시키는 도로라며 줄기차게 반발해왔다.
 
이후 박남춘 시장이 당선되고 지난 2018년 10월23일 주민대책위와 인천시, 동구,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회를 구성했으며 이해 12월까지 4차회의를 가졌다. 그러나 올들어 최근까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다 지난 7월 협의를 재개하여 21일 7차 회의 끝에 합의문에 서명했다.

한편 이날 오후 배다리 주민 등으로 구성된 '배다리위원회'는 "내부 격렬한 이견이 있음에도 문제의 잠정적 해결과 배다리 지역주민들간 갈등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1차 중간 합의에 서명했다."며 "기존 관료행정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살펴보고, 원도심을 살리면서 지속가능한 도로로 만들려는 민선7기 행정부의 근본적 성찰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근본적 대안을 살피지 못한 롤러코스트 도로는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관통도로의 개통 이후 나타날 진동과 소음, 배기가스와 차량 정체 등의 문제에 대한 인천시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3구간 끝 송림로와 2구간 송현터널 앞 ⓒ강영희


박남춘 인천시장이 21일 오후 배다리 관통도로 부지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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