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봄이 되레 괴로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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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봄이 되레 괴로운 사람들…
  • 이혜정
  • 승인 2011.04.15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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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와 알레르기성 질환 치료 이렇게 했다"


취재 : 이혜정 기자

최근 포근한 날씨와 함께 시내 곳곳에 꽃들이 피면서 풋풋한 향기를 내뿜는다. 그렇게 꽃들은 시민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회사원 문모씨(43)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쉴 새 없이 흐르는 콧물, 코와 귀 가려움증, 연달아 나오는 재채기에 회사에서 다른 사람 눈치도 보이고 일에 능률도 떨어져 괴롭기만 하다.

최근 꽃가루가 날리면서 알레르기성 눈과 호흡기 관련 질병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봄 날씨에 꽃구경에 나서는 나들이객들이 늘면서 시내 이비인후과와 안과에는 꽃가루 알레르기성 호흡기질환과 안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넘쳐나고 있다.

16일 시내 이비인후과 등 병의원에 따르면 꽃가루 알레르기성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평소보다 부쩍 늘어 제주시내 모 이비인후과의 경우 꽃가루 알레르기성 비염과 결막염 환자가 평소보다 50% 증가했다.

비염으로 이비인후과를 찾았다는 김모씨(32)는 "가족들과 함께 봄 소풍을 다년온 뒤로 콧물이 심해졌다"면서 "더구나 코가 가려워 자꾸 만지게 되면서 일에 집중할 수가 없어 불편하다"라고 말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은 "봄에는 꽃가루에다 환절기까지 겹쳐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 환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예방을 위해서는 미세먼지와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부득이 외출할 경우에는 마스크를 사용하는 등 접촉을 최소화하고 귀가 후에는 입안이나 손발의 청결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한다.

기상청에선 봄철 유해 꽃가루로부터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꽃가루농도 위험지수'를 기상청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봄은 왔지만 … 반갑지 않은 이들도 많다
 
이처럼 봄철을 순순히 반가워할 수 없는 이들이 많다. 아토피 환자들은 봄과 함께 찾아오는 건조한 날씨와 황사, 꽃가루 등 때문으로 괴롭다.

봄은 기후로만 따지면 가을과 함께 가장 편안한 시기이다. 그러나 가을과 달리 황사와 꽃가루 때문에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가 많아 일기예보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또 봄은 시시때때로 변덕을 부리는 날씨 탓에 피부가 더욱 민감해지기 때문에 아토피 환자들은 피부에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

아토피 피부염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면역체계 교란 등에 의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근 오레곤대학 연구팀이 미 피부과학학회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우리 몸을 보호하는 피부구성 물질 중  필라그린(filaggrin)이라는 물질 등을 포함하는 표피 장벽으로 알려진 피부장벽 손상으로 인해 피부염증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피부 자극물질이나 세균, 항원이 피부를 쉽게 통과해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아토피 피부염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긴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건조하고 민감한 피부를 가지며 또한 손 부위 습진증상을 갖는다.

황사로 인해 아토피 증상 더 악화

황사는 중국과 몽골의 사막에서 모래와 먼지가 편서풍에 실려 날아오는 현상. 심할 때는 공기 자체가 누렇게 보일 정도다. 한국의 경우 4만6000톤~8만6000톤의 먼자기 날아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현상은 3~4월에 가장 심하며, 2001년 이후 감소한 듯 보였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

황사는 아토피 환자들에게 치명적이다. 황사 먼지가 모공을 막고, 황사 속 유해 물질이 피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키고, 아토피 증상을 더 악화시킨다.

최근 황사는 규소, 철, 알루미늄, 납, 카드뮴 등 중금속 성분 때문에 더 주의해야 한다. 그나마 기상청에서 황사주의보를 내리고 있어 일기예보를 확인하거나 스마트폰으로 기상정보를 이용하는 등 날씨에 관심을 갖는 게 좋다.

또 봄철 꽃가루 날림은 황사와 달리 별다른 예보가 없어 아토피 환자들로 하여금 봄철 내내 조심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특히 아이들은 밖에서 뛰어놀다가 흘린 땀으로 꽃가루가 쉽게 달라붙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황사가 심해지면 아토피와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진다. 피부자극에 민간한 아토피 환자의 경우 1차적으로 피부가 건조하고 가려움증이 가장 두드러진다. 알레르기 환자들은 눈 주위나 얼굴, 손, 팔의 피부가 벌겋게 되는 홍점이 생기고, 심한 가려움증으로 긁으면 피부에 진물이 흘러 2차 세균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연령별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아토피 증상

아토피는 환자 연령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영유아기 때는 주로 4~6개월까지는 급성 습진 형태를 보인다. 진물이나 딱지가 지며, 얼굴과 머리부분, 미간, 귀뒤 등으로 번지기 일쑤다. 나이가 들면서는 몸, 손목, 복부 등 온몸으로 진행된다. 14개월 이후 어른과 같은 식사를 하게 되면 아토피가 생기는 부위는 피부건조증 형태로 바뀌며, 팔, 다리, 목 등 접히는 부분에 잘 생긴다.

사춘기 이후 생기는 성인 아토피는 소아 아토피와 다르다. 가려운 피부 부위가 두꺼워지는 태선화(lichenification)를 보이며, 얼굴에 습진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10대 이후에는 잘 낫지 않는 유두 부위 습진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 외에도 얼굴에 홍반과 홍조, 습진을 보이기도 하며, 만성 습진 위에 진물과 딱지가 앉는 급성 습진이 주기적으로 생기기도 한다.

성인의 경우 이마, 목, 뒤 눈 주위 등의 피부가 색소침착으로 까매지고 피부가 두터워지는 태선화(lichenification)가 나타난다. 또 얼굴에 습진 형태로 드러나기도 한다. 

심해진 피부질환 관리는 이렇게!

우선 아토피 환자들은 황사가 심할 때는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을 하더라도 몸을 옷으로 감싸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외출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되 맨살에 직접 바르면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보습화장품을 충분히 바르고 난 뒤 그 위에 덧바르는 게 좋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옷을 털고 몸을 씻도록 해야 한다 꽃가루나 황사가 심한 날에는 이불이나 옷 등을 밖에 널어선 안 된다. 아토피 환자들은 자외선도 조심해야 한다.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모나 합성작물, 거칠거나 꽉 끼는 옷, 잘 안 맞는 옷, 미네랄 오일, 유기용제, 먼지 땀 등을 피해야 한다. 목욕은 너무 자주하거나 오래 할 경우 피부에 자극적이므로 대개 1주일에 2~3회, 한 번 할 때 15분~20분이 적당하다.

목욕 후에는 흡수력이 좋은 부드러운 면 타올로 눌러 찍어내듯이 물기를 완전히 닦은 후 3분 이내에 오일이나 크림 등 보습제를 전신에 발라준다. 이때 피부가 정상이 아니어서 소염제가 포함된 약제를 피부에 바를 때는 언제나 약을 먼저 바르고 보습제를 나중에 바른다. 로션 타입의 보습제는 수분 함유량이 많아 건조해지기 쉬우므로 되도록 피한다.

평소에 물을 많이 마시고 비타민 C와 E가 다량 함유된 야채나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며, 적당한 수면과 운동으로 피부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도움을 준다

아토피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30~80% 식품알레르기와 관련이 있다. 나이가 어리고, 피부염이 심할수록 식품과의 연관성이 높다. 특히 계란, 우유, 땅콩, 밀, 대두 등 알레르기 발생이 높은 식품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아토피와 관련해 가족력이 있는 아기들의 경우는 엄마가 섭취하는 음식으로 인해 피부염이 악화될 수 있다. 이때 정확한 진단 후 관련 음식을 제한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같은 심리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아토피 환자들은 스트레스 때문에 증상이 나빠지는 경험을 한다. 아토피 환자가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신경 계통의 정상적인 작용이 방해를 받고, 이는 면역력 약화를 가져와 증상을 악화시킨다.

김정희 인하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봄철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데에는 황사나 꽃가루 등 외부 요인이 많다"면서 "개인마다 아토피 피부염 증상과 발생 요인에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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