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孝(효)는 모든 덕목의 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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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孝(효)는 모든 덕목의 근본"
  • 김주희
  • 승인 2011.05.10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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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에 만난 공자] '이우재의 논어 읽기' - '효'에 대해

취재: 김주희 기자


"효(孝)란 결코 물질적인 것이 아닌,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고 부모가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4일 오후 7시 남동구 간석동 <인천in> 회의실에서 진행된 '이우재의 논어읽기' 첫 번째 강의에서 이우재 '온고재'(溫故齋) 대표는 "공자의 효는 모든 덕목의 근본"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우재의 논어읽기'는 <인천in>과 '고전을 공부하는 공간 <온고재(溫故齋)>', <남인천방송(NIB)>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인문학 강의다.

공자의 '논어'를 중심으로 오는 25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효(孝), 인(仁), 예(禮), 학(學) 등 4가지 주제로 강의가 진행된다.

이날 강의는 그 첫 번째 순서로 '공자가 살던 시대는? 모든 덕목의 근본 - 孝'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 대표는 공자의 '효'를 논하기에 앞서 그가 살던, 주(周)나라의 왕권이 힘을 잃고 철기시대를 맞아 농업생산력이 극대화하며 도래한 '춘추전국시대' 중국의 사회와 문화, 정치제도에 대한 이해를 당부했다.

이 대표는 우선 한자 '微'(미)와 '孝'(효) 두 글자의 자원(字源)을 설명하면서 "효는 시대의 산물이며, 따라서 그 의미도 시대에 따라 다르다"라고 전제했다.

그는 "갑골문의 '微'는 노인 옆에 사람이 긴 막대기를 들고 서 있는 모습을 상형화한 것으로, 당시 노인을 때려 죽인 풍습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글자다"라면서 "당시에 노인은 식량을 축내는 사람으로 여겼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주나라때 문자인 금문(金文)에 나타난 '孝'의 자원은 어린아이가 노인을 돕는 모습을 하고 있다"면서 "식량을 축내는 존재였던 노인이 어느 시점에서부터 부양해야 하는 존재로 개념이 바뀌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논어를 읽을 때) 당시 시대적 맥락을 읽고, 그 근본정신을 지금 시대에 적용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자의 효는 부모의 사랑에 대한 마땅한 도리다"라고 정의했다.

이 대표는 "공자에게 '효'는 어떤 의문을 제기할 수 없는 명백한 진리로, 그의 윤리체계에 근간이 되는 자명한 '명제'였다"라고 강조했다.

공자의 사상은 모두 '효'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仁'을 예로 들며 "공자는 누군가의 자식을, 누군가의 부모를 해하는 행위는 효에서 어긋난 것으로 보았기에 어질게(仁) 사람을 대하라고 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자의 효를 설명하기 위해서 논어의 학이편과 위정편 등에 나온 글을 예로 들었다.

먼저, 학이편 <子曰(자왈), "弟子入則孝(제자입즉효) 出則弟(출즉제) 謹而信(근이신) 汎愛衆(범애중) 而親仁(이친인). 行有餘力(행유여력) 則以學文(즉이학문)">에 대해 "공부는 사람이 먼저 되고 하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공자는 사람이 되는 으뜸으로 효를 꼽았다"라고 했다.

이어 위정편의 문장을 설명하며 공자가 효를 어떻게 보았는지 설명햇다.

<孟武伯問孝(맹무백문효). 子曰(자왈), "父母唯其疾之憂(부모유기질지우)">이라 한 것은 "부모는 오직 자식이 병이 있을까, 그것만 걱정한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내가 부모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임을 헤아려 행동하는 게 바로 '효'다"라고 강조했다.

<子夏問孝(자하문효). 子曰(자왈), "色難(색난). 有事(유사) 弟子服其勞(제자복기로) 有酒食(유주식) 先生饌(선생찬) 曾是以爲孝乎(증시이위효호)">에서는 "부모가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게 효다"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공자의 얘기는 지극히 평범한 얘기다"면서 "지금 우리는 '물질'로 효를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공자는 효를 부모가 나를 어떻게 키웠을까, 그 마음을 헤아리고 편하게 하는 것으로 보았다"라고 말했다.

하나 그는 '효'의 이면을 볼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효'가 갖는 정치적 함축이 통치 질서를 유지하는 근본이념이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라는 것이다.

주나라는 동일혈족을 근간으로 해 '왕실-제후-대부'로 이어지는 지배체제인 '종법제'(宗法制)로 유지됐는데, '효'가 바로 제후나 대부의 이탈과 반란을 막고 지배질서를 유지하는 정치적 의미로서 큰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종법제와 연관시켜 보면 효는 주나라의 통치질서를 지탱하고, 현재를 고정시켜주는 가장 중요한 무기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논어 학이편, <有子曰(유자왈), "其爲人也孝弟(기위인야효제) 而好犯上者鮮矣(이호범상자선의). 不好犯上(불호범상) 而好作亂者(이호작란자) 未之有也(미지유야). 君子務本(군자무본) 本立而道生(본립이도생). 孝弟也者(효제야자) 其爲仁之本與(기위인지본여)">를 예로 들었다.

이 구문이 사람됨의 근간을 '효제'(孝悌)에 두고, 이를 잘 지키는 사람은 윗사람을 거스르지 않으며, 난동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걸 강조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는 지배질서에 순종하라는 의미다"라고 했다.

이어 "윗사람이 잘못하면 그 잘못을 말해야 하는 게 도리다"면서 순종을 강요하는 건 시대착오적인 행위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런 효의 정치적 함축이 '효경'(孝敬)이란 책으로 이어진다"면서 효경이 전하는 '충효'(忠孝)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공자는 임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라를 떠나라고 했다"면서 "공자에게 忠보다 孝가 먼저였다"라고 말했다.

부모와 자식 간 孝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지만, 국가와 개인 간 忠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들어 "忠孝라 해서 忠이 孝를 앞서는 건 국가질서를 유지하려는 보수이데올로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로편 <葉公語孔子曰(섭공어공자왈), "吾黨有直躬者(오당유직궁자) 其父攘羊(기부양양) 而子證之(이자증지)." 孔子曰(공자왈), "吾黨之直者異於是(오당지직자이어시). 父爲子隱(부위자은) 子爲父隱(자위부은) 直在其中矣(직재기중의)"를 예로 들었다.

여기서 공자는 섭공과 달리, 자식이 죄를 지은 아버지를 숨겨주는 것을 '정직함'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대표는 "공자는 忠보다 孝를 우선시했다"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우재의 논어읽기' 두 번째 강의는 오는 11일 오후 7시 <인천in>에서 '나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을 넓혀 나가면 온 천하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 - 仁'을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참가비는 없고, 인원은 선착순 30명이다.

'이우재의 논어읽기'에 참가하려면 <인천in> ☎032-439-4432 또는 010-3232-0986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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