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심화되며 시민청원 다툼으로까지 번져... 서로에게 "극단적 이기주의"
중재해야 하는 인천시는 난감... "랜시티 정류장 '임시'라고 한 적 없어" 해명만
광역급행버스 정류장 위치를 놓고 송도국제도시 두 아파트단지 주민들 간의 힘겨루기가 시민청원으로 까지 이어지며 치열하게 전개돼 시민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송도5동(8공구) SK뷰 아파트(이하 SK) 입주민들과 랜드마크시티센트럴더샵 아파트(이하 랜시티) 입주민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수시로 갈등을 벌이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와 서울 강남역을 연결하는 광역급행버스 M6540번의 경유 정류장 위치를 두고서다.
갈등은 SK 입주민들이 현재 랜시티(오피스텔)203동 앞에 위치한 버스 정류장을 SK뷰 110동 인근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SK 입주민들은 △당초 M6450번의 경유 정류장은 SK 앞에 지어지도록 계획돼 있었고, 현 랜시티 정류장은 임시정류장 명목으로 지어졌다는 점 △M6450의 기점에서 랜시티 정류장까지의 거리가 비교적 가깝다는 점 등을 들어 정류장 이전을 촉구하는 민원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반면 랜시티 입주민들은 △수요 인원, 교통 흐름 등을 볼 때 현 랜시티 정류장의 경제성이 가장 높다는 점 △송도달빛축제공원 정류장 개통으로 SK 입주민들의 불편이 크지 않다는 점 등을 들며 반대 주장을 펼치고 있다.
두 아파트 단지는 거리 상으로 약 800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고, SK뷰 아파트와 랜시티 정류장까지의 거리는 500m 정도 떨어져 있다. 도보로 10분 이내에 오갈 수 있는 한 동네인 셈이다.
하지만 갈등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천시 시민청원 홈페이지에 서로를 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청원을 올려 청원전으로까지 번졌다.
자신이 SK 입주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M6450번의 기점인 e편한세상 정문서 랜시티 정류장까지의 거리는 단 500m”라며 “랜시티 정류장을 거친 뒤부터는 정류장간 간격이 1km, 2km로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M6450번 상행선의 랜시티 정류장은 우회전 도로 한복판에 있는 등 정류소 위치 선정에 타당성이 결여돼 있다”며 “기점과 3번째 정류장 달빛공원역의 중간지점인 SK뷰 아파트로 정류장을 옮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대로 자신이 랜시티 입주민이라고 밝힌 다른 청원인은 “현 랜시티 정류장은 정류소 변경을 주장하는 특정 단지 주민들도 충분히 도보로 다닐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고, 달빛축제공원역까지 개통했는데 왜 갈등을 조장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썼다.
그는 “달빛축제공원역(인천1호선) 개통으로 송도 내에서 유일한 역세권 아파트 주민이 된 SK 입주민들이 하나라도 더 가지려는 이기심 때문에 억지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미 3,400여 세대에 가까운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정류장을 변경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각 청원글에는 하루에도 수십여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두 아파트 단지 주민들간의 비판·비난 댓글전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5일 오전을 기준으로 SK 입주민의 청원은 388명의 공감을 받았고, 266명의 시민이 댓글을 달았다. 랜시티 입주민의 청원은 공감 507건에 127명의 댓글이 달렸다.
이에대해 인천시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시에서도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지만, 두 아파트단지 주민들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향후 계획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곤혹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현행 법령 상 버스노선 7.5km 거리 내에는 정류소를 8개소까지만 둘 수 있기 때문에 SK뷰 아파트 앞에 새로 정류장을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게다가 M버스의 정류장을 이전하는 것은 정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의 권한이라 시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M6450번 버스 노선은 연수구가 인천발전연구원의 의견을 수용해 마련한 최적 노선으로, 행정청은 노선 설계 시점부터 주민설명회까지 랜시티 정류장을 '임시' 정류장으로 표현, 설명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